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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계, 갈수록 '빈익빈 부익부' 현상 심각

한국 최대 교단 예장통합 보고서 발표

대부분 교회 교인 수 100명 미만
교회들의 교인 불균형 현상 심화
소수의 대형교회들, 교인 층은 다수
작은 교회에서 큰 교회로 '수평 이동'
미국 교계는 "이건 위험한 트렌드"
양적 성장 지양하고 욕심 버려야


교회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각하다.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총회(이하 예장통합)가 최근 '교인수별 교회 분포현황' 내부 보고서 발표했다. 예장통합은 미주 한인교계의 최대 교단인 KPCA의 전신이다. 예장 통합은 한국 최대 교단으로 보고서의 현실은 곧 기독교계의 오늘을 반영한다. 이번 통계는 그동안 발표해왔던 교세 통계와는 달리 처음으로 교인수에 따른 교회 분포 현황 조사여서 교회 크기에 따른 교인의 쏠림 현상을 짚어볼 수 있다. 이번 보고서를 통해 교계의 현재와 미래를 들여다봤다.

■ 대부분 교회 100명 미만

보통 교계 구조를 묘사할 때 '소수의 대형교회'와 '다수의 소형교회'라는 명제가 적용된다.



이 명제는 과연 맞을까.

우선 예장통합은 총 교인수만 278만9102명(2015년 12월31일 기준)이다. 명실상부한 한국 최대 교단이다. 이 교단의 통계를 살펴보면 기독교계 현실을 어느 정도 엿볼 수 있다.

예장통합이 발표한 교인수별 교회 수 분포를 보면 교회 숫자는 8000개가 넘는다.

보고서에 따르면 예장 통합 소속의 전체 교회(8843개) 중 세례교인 수가 100명 미만인 교회는 무려 6253개다. 즉, 10개 교회 중 무려 7개(70.7%) 교회의 교인수가 100명 미만인 셈이다.

이어 교인수 ▶100~199명(1142개) ▶200~299명(435개) ▶300~499명(358개) ▶500~999명(342개) ▶1000~4999명(284개) ▶5000~1만 명(23개) 등에 따라 교회 분포가 나뉜다. 교인수가 1만 명 이상의 교회는 6개 뿐이다.

이를 도형 형태로 따져본다면 교인수에 따른 교회 분포는 피라미드 구조를 이루고 있다. 이처럼 일부 대형교회를 제외하면 대다수의 교회는 미자립 또는 소규모 교회임을 알 수 있다.

■ 대형교회가 '다수'라는 역설

교회 수로만 보면 교인수 100명 미만의 교회는 6000여 개가 넘는다. 하지만, 이 그룹에 속한 교회들의 총 재적교인 수는 겨우 20만9339명이다.

예장통합 소속 전체 교인수(278만명)로 따지면 고작 7%에 해당하는 수치다.

반면, 교인이 500명 이상이 교회는 655개 뿐이다. 하지만, 여기에 속하는 교인은 207만7134명으로 전체 교인 중 74.4%에 해당한다.

1만 명 이상의 교인이 출석하는 교회는 고작 6개(전체 교회중 0.1%) 뿐이다. 하지만, 6개 교회의 교인 수 총합은 64만3831명으로 전체 23%의 교인이 이 그룹에 속해 있다.

즉, 중대형교회는 교회 숫자로만 보면 소수지만, 교인 숫자를 합하면 오히려 대형교회가 다수가 되는 역설을 낳는다. 이는 대형교회의 덩치는 더욱 커지고, 작은 교회는 더 어려워지는 환경을 만들고 있다.

이번 조사를 실시한 예장통합도 이번 결과를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예장통합 총회장 이성희 목사는 "50명 이하의 교회가 이토록 많은데 출석 교인수가 이렇게 적다는 사실이 놀랍다"며 "이러한 불균형을 완화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드는 게 교단의 과제"라고 전했다.

■ 주류 교계의 현실은

미국 교계 역시 교회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대형교회는 더 커지고, 소형교회는 교인이 계속 줄고 있다.

미국 교계에서는 이러한 현상을 "매우 위험한 트렌드"로 분석하고 있다.

최근 리더십네트워크와 하트포드종교연구소가 발표한 '미국 대형교회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09~2014년 사이 교인수가 늘어난 미국 내 대형교회는 71%였다. 대형교회 10곳 중 7곳의 몸집이 더 커진 셈이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대형교회의 몸집이 커진 것은 새로운 교인이 유입된 것이 아니라, 타교회로부터 옮겨오는 '수평 이동'에 의한 성장이라는 점이다.

한인 2세 데이브 노 목사는 "시대적 흐름상 전반적으로 기독교가 어려움을 겪다 보니 대형교회 역시 교세 유지를 위해 한 지역에만 거점을 두기보다 여러 지역에 캠퍼스 교회를 세워 확장을 시도하는 추세"라며 "이는 교인의 수평이동을 부추기는데 쉽게 말하면 대기업이 골목상권을 잠식하는 것으로 교인들도 편안함을 위해 '브랜드 네임'을 선호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교계 관계자들은 "하루라도 빨리 대형교회와 소형교회가 모두 공존할 수 있는 토양을 만드는 게 중요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LA지역 한 목회자는 "암묵적으로 규모가 큰 교회가 마치 '좋은 교회' '성공한 교회'처럼 여겨지는 인식도 있고, 소형 교회는 생존 자체가 어려운 곳이 많아 규모가 작으면 작은 대로 현실적 어려움이 있다"며 "목회자들은 양적 성장을 위한 개인의 야망이나 욕심을 버려야 하고, 교인은 바른 신앙을 통해 교회의 본질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러한 환경이 만들어진 건 우리 기독교인 모두의 잘못에서 비롯된 것임을 직시하고 지금의 토양을 바꾸기 위한 각자의 위치에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장열 기자 jang.yeol@koreadaily.com jang.yeol@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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