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 제품 맞나…그럼 구입 않겠다"
한·중 '사드 갈등' LA지역에도 확산
일부 제품 60%까지 감소
미용제품 특히 타격 심해
SNS 이용해 정보 교류도
"일부 한국 제품은 아예 매장에서 빼고 대만이나 일본 제품을 대신 진열하고 있을 정도입니다."
중국과 한국이 사드(THAAD) 배치를 두고 벌이는 외교전의 '유탄'이 한인업소까지 날아들고 있다. LA지역에서도 중국계의 한국 제품 불매 움직임이 확산 조심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LA지역의 대표적인 중국 타운인 몬트레이파크와 알함브라, 샌게이브리얼 인근 뷰티스토어에서 한국산 마스크팩, 보습제, 에센스 등이 중국인들로부터 외면받고 있으며 일부 고객은 직간접적으로 감정 표시까지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제품들을 납품하고 있는 L업체 대표는 "판매량이 지난 가을에 비해 많게는 60%가 급감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미국에서까지 영향이 있을까'하고 큰 신경을 안썼지만 중국인들이 정보 공유를 통해 단합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것은 무서울 정도"라고 실상을 전했다.
일부 업체들은 한국 제품의 디스플레이를 줄이고 대만과 일본 등 다른 아시아 국가 제품으로 진열장을 채우는 한편 한류의 대명사가 된 한국 화장품 모델들의 사진을 빼거나 뒤에 배치하고 있을 정도.
샌게이브리얼의 A브랜드 체인점의 L모 매니저는 "중국에서 20년 전에 이민와 13년째 매장에서 일해왔지만 요즘처럼 어려운 경우는 없었다"며 "특히 40~50대 이상의 중국인 고객들 일부는 쇼핑을 하다가 '이것이 한국 제품이 맞냐'고 확인하고는 이내 가게를 떠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알함브라에서 종합화장품을 판매하는 한 스토어 매니저는 "규모가 대형인데다 중국인 고객만 있는 것은 아니어서 큰 걱정은 안하고 있지만 한국 제품과 관련된 불편한 분위기가 있다는 점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다만 정치적인 문제가 해소되면 곧 해결될 것으로 본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하지만 현재 상황에 '대책'은 없는 상태다. 줄어든 발길을 되돌릴 수 있으려면 근본적으로 사드 갈등이 정치외교적으로 해소되길 기다리는 수 밖엔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중국 커뮤니티의 이런 집단적인 움직임의 배경에는 사회관계통신망(SNS)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중국인들은 주로 '위챗(wechat)' 등 메신저 서비스를 통해 사드의 진척 상황, 한국 여행, 롯데 면세점 관련 소식을 주고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롱비치에 거주하는 중국인 소냐 챙(43)씨는 "비록 미국에 살지만 본토에서 겪고 있는 어려움이나 정치외교적 부당함에 대해 뉴스 보도와 채팅사이트, 페이스북 등을 통해 알고 있다"며 "사드가 중국 본토를 위협할 수 있다는 점은 중국인들에게도 큰 자존심의 상처가 됐으며, 본토 가족들에 대한 의리 감정을 자극한 것이 아닌가 싶다"고 전했다.
화장품 뿐만 아니라 중국 마켓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제과류의 판매도 일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나 업계내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편 중국인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LA한인타운 주요 한식당은 지난 연말에 비해 매출상의 차이는 아직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사드 배치로 인한 중국계 미국인들의 한국 제품 및 한류 공연에 대한 불매 움직임이 가속화될 경우 관련 대책이 시급히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최인성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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