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풍성한 겨울비에 동산은 야생화 천국

봄꽃 쫒아 벌ㆍ나비 분주하고
개구리 합창…새들은 집단장
너그럽고 흐뭇한 한나절 산책

일년 내내 실개천 신세를 면치 못하던 뒷산 개울이 제법 풍성해졌다. 돌을 징검다리 삼아 건너는데, 아래 작은 소(沼)에선 개구리들이 합창을 한다. 겨우내 풍성하게 내린 비가 누렇던 산등성이는 초록으로, 실개천은 제법 튼실하게 불려 놓았으니, 그야말로 산천을 바꿔 놓았다.

지난 주말 하이킹이라기엔 민망한, 동네 뒷산으로 산보를 나섰는데, 예상 밖이다. 반갑고도 귀한 야생화가 산비탈을 이곳저곳을 근사하게 수놓고 있다.

연중 행차로 먼 길을 나서야 만날 수 있었던 꽃들이었다. 얼마 전부터 각종 미디어에서 야생화 타령을 하고 있었지만 이렇게 가까운 곳에서 만날 줄이야.

이곳은 LA 샌퍼낸도 밸리 주민들의 단골 산보 코스인 라임킬른 캐년(Limekiln Canyon). 밸리의 뒷산 알리소 캐년에서 흘러내린 계곡이 118번 프리웨이를 지나면서부터 슬그머니 자취를 감추는 그리 길지 않은 계곡이다. 그래서 외지인들은 그 존재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지만 이곳 한인들에겐 아침 산보코스로, 주말 소풍코스로 인기가 높다. 길이도 왕복 4.2마일이어서 편안하다.

줄곧 오솔길 왼쪽으로 맑은 계곡물이 흐른다. 봄기운을 가득 머금은 버드나무에는 버들강아지가 토실토실하다. 따서 씹으니 싱그러운 풀냄새와 함께 어릴적 껌처럼 즐겨 씹었던 추억이 입안 가득 감돈다. 비탈길 옆으론 몇 년새 보지 못했던 푸른 보랏빛 꽃송이가 쫑긋쫑긋 솟아 봄바람에 살랑인다. 옛날 원주민들의 주요 전분 공급원이었던 '블루 딕스(Blue Dicks)'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몇 년을 땅 속에서 인내한 끝에 드디어 찬란한 봄을 맞았다. 부추와 흡사한 이 꽃은 수선화과다.

고갯마루에 올라서니, 솔바람에 노란 송화가루가 흩날린다. 소나무 둥치 아래론 샛노란 '버뮤다 버터컵(Bermuda Buttercup)'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때 만난 벌과 나비들이 꿀을 모으느라 정신이 없다. 벌새는 붕붕대고, 물가 포플라 나무 가지에선 붉은 꼬리매가 집단장을 하느라 분주하다. 봄햇살 속에서 너그럽고 흐뭇했던 한나절이 훌쩍 지나갔다.

▶주소:19585 Rinaldi St. Northridge.


글·사진=백종춘 기자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