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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롱맨 조련사 메르켈, 트럼프 어떻게 다룰까

독일·미국 17일 정상회담
이민·난민·무역정책 달라도
NYT "러 위협이 타협점 줘"
메르켈 BMW CEO와 동행
트럼프 연설 읽으며 준비

17일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미국을 방문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는다. 백악관에서 열릴 두 사람의 회담엔 전 세계의 관심이 쏠려 있다. 국제 정세를 좌우하는 '수퍼 파워'인 동시에 다양한 정책과 견해에서 대척점에 서 있는 두 사람의 만남이기 때문이다.

지난 11일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정상회담에 대해 "강력한 파괴자가 진보적 세계 질서의 마지막 수호자와 대면한다"며 "지금까지의 여느 정상회담과 다른 상징성을 갖는다"고 했다.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운 포퓰리즘으로 세계를 흔든 트럼프와 이에 맞설 '최후의 보루' 메르켈의 만남이 향후 세계 질서의 가늠자 역할을 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트럼프와 메르켈은 이민.난민.무역정책 등에서 상반된 입장을 견지하며 신경전을 벌여왔다. 특히 트럼프는 메르켈의 독일을 노골적으로 비난해 왔다. 독일의 난민 정책을 '재앙적 실수'라고 폄훼했고 유럽연합(EU)에 대해선 '독일을 위한 도구'라고 비판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독일에 통상.환율 압박도 가하고 있다. 피터 나바로 백악관 국가무역위원회(NTC) 위원장은 최근 독일이 유로화 약세를 조장해 대미 무역에서 대규모 흑자를 내는 등 주변국을 착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양국 정상이 이번 정상회담에서 본격적인 힘겨루기를 하지 않을 것으로 보는 전망이 우세하다. 13일 로이터통신은 버락 오바마 정부에서 유럽 정책을 자문했던 찰스 쿱찬 조지타운대 교수를 인용 "두 사람이 친구는 될 수 없지만 정치적.전략적으로 공조하는 데 큰 관심을 갖고 있다"고 보도했다. NYT도 "첫 회담을 경쟁의 장으로 만들지 않기로 했다"는 트럼프 정부 방침을 전했다.

양국이 국면 전환에 나선 배경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있다. NYT에 따르면 트럼프는 메르켈에게 '푸틴 다루는 법'을 자문할 예정이다. 11년간 총리로 재직한 메르켈은 서방 정상 중 푸틴을 가장 많이 만난 인물이다. 러시아와의 내통 의혹에 시달리고 있는 트럼프에겐 메르켈의 조언이 절실하다. 또한 푸틴의 러시아와 정면으로 대립해온 메르켈과의 공조는 러시아 이슈에서 결백을 부각시키는 측면이 있다.

게다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회원국의 방위비 분담금을 증액하기 위해선 독일의 협조가 필수적이기도 하다.

독일 입장에서도 동유럽으로의 확대를 노리는 러시아 견제를 위해선 미국의 손을 놓을 수 없다. NYT는 "러시아의 위협이 두 정상에게 타협점을 마련해줬다"고 분석했다.

9월 총선을 앞둔 독일 국내 사정도 회담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메르켈은 4선 도전을 선언했지만 유럽에 포퓰리즘과 반(反) EU 정서가 팽배한 형편이어서 성공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메르켈로선 고차 방정식을 풀어야 한다. 트럼프와 지나친 친밀감을 드러내면 정적에게 빌미를 제공하게 되고 적대감을 표현할 경우 독일의 국익에 부합하지 않게 된다. 앞서 트럼프와 회담했던 정상들이 구설에 휘말린 것은 메르켈에게 좋은 참고사항이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트럼프와의 19초 악수로 화제가 됐고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는 트럼프의 손을 잡았다가 언론 비판을 받았다.

독일 정부는 전례없이 꼼꼼한 준비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메르켈은 트럼프의 모든 연설을 숙지하고 1990년 이후 '플레이보이'포함한 미디어 인터뷰까지 챙겼다. 특히 트럼프의 돌발 행동 대처에 신경을 많이 쓴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메르켈은 통상 압박 대응을 위해 미국 방문길에 BMW.지멘스 등 대표적 독일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을 대동한다. 이들은 독일 기업들이 미국의 고용 및 경제발전에 이바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적극 피력할 계획이다.


홍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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