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북정책 리셋…김정은 정권교체도 검토 대상
미사일 도발, 김정남 암살 뒤
NSC 논의, 조만간 최종 결정
핵보유국 인정 옵션도 거론
매케인 "북 ICBM 타격 고려"
WSJ는 이 과정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 "2주 전께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2인자인 캐슬린 맥팔랜드 부보좌관이 각 행정부처의 안보 담당 관리들을 소집해 북한 관련 국가안보회의를 열었으며 '본류에서 벗어난(outside the mainstream)' 아이디어까지 포함해 다양한 대북방안을 제안할 것을 지시했다"며 "여기에는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는 옵션부터 평양(북한)에 대한 군사행동을 하는 옵션까지 넓은 범위에 걸친 모든 옵션이 포함됐다"고 전했다. WSJ는 또 "이는 트럼프 정부가 미국의 대북정책을 포괄적으로 재검토한다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당시 회의에 참석했던 행정부(국무부.국방부 등)의 안보 담당자들은 지난달 28일 맥팔랜드 부보좌관에게 대북정책 제안과 아이디어들을 담은 보고서를 제출했다. NSC는 트럼프에게 보고하기 위한 보고서 정리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NSC가 대북정책 전면 재검토 착수 회의를 연 시점은 대략 지난달 15일께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지난달 12일), 김정남 암살사건(13일)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WSJ에 따르면 지난달 10~12일 트럼프와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의 미.일 정상회담 당시 미 고위 관리들은 수차례에 걸쳐 "(미국이) 새로 짜고 있는 대북전략에 군사적 영역 포함 가능성 등 모든 옵션을 검토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WSJ는 당시 회담에 참여했던 소식통을 인용, "이에 일본 측은 만약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테스트할 태세를 갖춘 것으로 여겨지면 미군이 북한에 대해 타격에 나서는 옵션이 포함된다는 뜻으로 받아들였고, 이런 시나리오에 우려를 나타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또 "동맹국(한국.일본)들은 북한의 도발에 대한 외교.경제적 압박을 강화하려고 최근 수년간 미국과 공조해 왔지만 새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정책 재검토로 인한 급격한 변화를 우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존 매케인 연방상원 군사위원장은 1일 밤 CNN에서 "북한이 ICBM을 발사할 능력을 달성했거나 달성했다는 결정적 증거가 있다면 북한의 현 정권과 통치자를 볼 때 (미국은) 예방타격(preventive strike)을 진지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건 즉각적 위험이며 재앙적 상황이 되는 걸 막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예방타격이란 전쟁 발발 가능성이 없거나 작은 상태에서 위협요소를 미리 타격해 무력화하는 것으로, 전쟁 발발 가능성이 임박했거나 큰 상황에서 무력을 사용하는 선제타격(preemptive strike)보다 더 적극적인 개념이다.
◆F-35B 전투기, 한반도서 첫 타격 훈련=함께 출연한 상원 외교위 소속 중진인 린지 그레이엄 의원은 "그(김정은)는 이복형을 죽이고 자기 삼촌(장성택)을 고사포로 쏴 죽인 미치광이(nuts)"라며 "난 이런 미치광이가 우리나라(미국)에 보낼 수 있는 미사일을 만들 수 있도록 하는 건 미친 일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충돌을 피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너무 늦기 전에 개입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레이엄의 발언 역시 예방타격의 필요성을 시사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정권 출범을 전후해 미 의회에서 대북 선제타격 혹은 예방타격 필요성이 제기된 적은 있지만 상원 군사.외교위원회의 대표격 중진 의원들이 이처럼 강도 높은 발언을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편 지난 1일 시작한 한.미 연합훈련인 독수리훈련에 F-35B 스텔스 전투기가 한반도에서 첫 공대지 정밀타격 훈련을 실시한다고 한국 정부 소식통이 2일 전했다. 이 전투기는 미 해병대 소속으로 미국이 북한 도발에 맞서 태평양 전력을 증강하는 차원에서 일본에 배치됐다. 유사시 스텔스 능력을 활용해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를 정밀 타격할 수 있는 미국의 전략 자산으로 평가된다.
워싱턴=김현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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