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 '언론과의 전쟁'
백악관 브리핑 출입 제한
탄압 비난.취재 보이콧 확산
트럼프, 기자단 만찬도 불참
션 스파이스 백악관 대변인은 지난 24일 비공식 브리핑을 진행하면서 CNN을 비롯해 뉴욕타임즈, LA타임즈, 폴리티코, 버즈피드 등의 기자들의 입장을 허용하지 않았다. CNN의 백악관 담당 새라 머레이 기자는 "브리핑 전 백악관 측이 '참석이 허용된 기자 명단'이 있다며 줄을 서라고 해 이상하게 생각했다"면서 "대변인 사무실로 들어서려는데 입구에서 저지당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명단'에서 제외된 언론들은 모두 트럼프 행정부를 비판해온 매체다.
이에 주요 신문과 방송 매체들은 언론 탄압이라며 취재 보이콧에 동참하고 나서 트럼프 행정부와 언론간의 '전쟁'이 확산될 조짐이다. 주요 언론들은 일제히 비난 성명을 발표했다. CNN은 "전대미문의 용납할 수 없는 행위"라고 반발했다. 뉴욕타임스는 TV 광고를 통해 반격에 나섰다. 26일 아카데미상 시상식 도중 전파를 탄 뉴욕타임스의 광고는 '진실은 알기 힘든 것, 발견하기 힘든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진실을 아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한 시기'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26일 뉴욕타임즈 본사 앞에선 시민들의 트럼프 행정부 비난 시위가 이어졌다.
100여 명의 시위대는 '수정 헌법 제1조(언론?종교?집회의 자유를 정한 조항)를 근거로 그들에 대응해야 한다!' '언론 자유!' 등의 문구가 쓰여 있는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시위에 참여한 한 여성은 "언론의 자유가 없었다면 우리는 트럼프 행정부, 공화당, 스티브 배넌(백악관 수석 전략가)이 무슨 일을 하는 지 알 수 없었을 것"이라며 언론의 자유는 보장돼야 한다고 말했다.
캐롤린 맬로니 뉴욕주 하원의원(민주)도 이날 시위에 나와 "트럼프 행정부는 언론 관련 규정을 모든 언론에 공정하게 적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25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올해 백악관 출입기자단 연례 만찬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유는 공개하지 않은 채 "모두의 건강을 빌며 즐거운 저녁이 되길!"이라고 남겼다.
1921년 시작된 연례 만찬은 언론인.정치인과 각계 명사가 모여 장학금을 모금하는 행사다. 관례적으로 대통령.부통령이 참석했으며, 대통령은 농담을 곁들인 연설을 통해 언론과의 소통을 강화해왔다. 세계대전 등 격변으로 행사가 취소된 적은 있지만 캐빈 쿨리지부터 버락 오바마까지 전직 대통령 15명이 줄곧 참석했다.
최수진.정구현 기자
choi.soojin1@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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