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방 자살'…죽음 택한 불체 가장
죽음의 두려움보다 추방의 막막함이 더 컸을까.40대 멕시코 남성이 추방된 지 30여 분 만에 자살했다.
LA타임스는 서류미비자인 과달루페 올리바스 발렌시아(44)가 추방된 지 30여 분 만인 21일 오전 8시쯤 샌디에이고와 멕시코 티후아나 국경을 잇는 검문소 인근에 있는 다리 위에서 투신자살했다고 22일 보도했다.
21일은 트럼프 행정부가 반이민 행정명령의 강력한 세부 지침을 발표한 날이다.
올리바스는 이민단속국(ICE)이 소지품을 담을 수 있도록 지급한 비닐봉지와 함께 발견됐으며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숨졌다. 신문은 올리바스가 다리에서 뛰어내리기 전에 '멕시코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소리를 질렀다고 한 멕시칸 신문의 보도를 인용해 전했다.
서류미비자인 올리바스는 수 년 간 캘리포니아에서 정원사로 일해왔지만 번번이 이민국 단속에 걸려 추방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이 3번째 추방이다. 그는 마약범죄와 폭력 그리고 빈곤이 매우 심각한 멕시코 북서부 시날로아주 출신이다.
올라바스의 조카 유리바 발레스 데 에스피노사에 따르면 올리바스는 2014년 아내가 사망한 후 멕시코에 있는 세 아들을 양육하기 위해 캘리포니아에서 일을 한 평범한 가장이다. 에스피노사와 그의 친척은 "그는 그저 아이들을 돌보기 위해서 일을 했다. 아이들은 그의 삶의 전부였다"며 트럼프의 반이민 정책을 비난했다.
한편 올리바스 외에도 이달 초 14년간 미국에서 불법체류한 두 아이의 엄마, 과달루페 가르시아 데라요스가 애리조나에서 즉각 구금돼 멕시코로 추방됐으며 추방유예 (DACA)프로그램 수혜자인 대니얼 라미레스 메디나(23)가 범죄사실이 없는데도 구금돼 추방위기에 처해 있다. 현재 미국 내 서류미비자 수는 1100만 명으로 추산되고 있는 가운데 ICE의 대대적인 단속이 예고된다.
오수연 기자 oh.sooyeon@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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