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병우 전 민정수석 구속영장 기각
법원 "직권남용 혐의 소명 부족"
향후 특검 수사에 난항 예상
<관계기사 한국판〉< b>
서울중앙지법 오민석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우 전 수석에게 적용된 여러 범죄혐의 중에서도 특히 직권남용 혐의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이번 영장실질심사의 핵심 쟁점은 우 전 수석이 민정비서관.민정수석의 지위를 이용해 월권을 행사한 직권남용 혐의가 인정되는지 여부였다.
이규철 특검보 또한 지난 20일 브리핑을 통해 "우 전 수석의 영장피의사실 4가지 중 직권남용이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검팀이 그간 우 전 수석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며 정부 인사 불법 개입과 특별감찰관실 내사 방해 의혹 혐의를 입증하는데 주력한 이유다.
법원은 "영장청구 범죄사실에 대한 소명의 정도와 그 법률적 평가에 관한 다툼의 여지 등에 비추어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구속영장 청구를 기각했다.
특검팀은 우 전 수석이 문화체육관광부.공정거래위원회 등 정부 부처와 기관 인사에 불법 개입하고, 미르재단 출연금 모금 과정 등에 대한 이석수(54) 특별감찰관실의 내사를 방해했다고 봤다. 특히 2014년 'CJ E&M의 불공정 행위를 조사해 검찰 고발조치하라'는 청와대 지시를 이행하지 않고 '시정명령' 조치를 내린 김재중 전 공정위 시장감시국장이 윗선으로부터 퇴직을 강요당하는 데 우 전 수석이 개입한 정황을 확보했다. 특검팀에 따르면 당시 사무처장이었던 신영선 공정위 부위원장은 특검 소환조사에서 "우병우 당시 민정비서관이 CJ E&M에 대해 불이익 처분하라고 지시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특검팀은 특히 '최순실씨를 모른다'는 우 전 수석의 주장과 달리 수사 과정에서 최순실-김기춘-우병우로 지시가 내려간 정황도 확보했다. 이 전 특별감찰관은 특검팀과 비공개로 만나 "지난해 4월 미르재단 출연금 모금 과정 등에 대한 내사 당시 우 전 수석이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최순실씨의 의중이라는 점을 언급하며 내사 중단을 압박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한다.
하지만 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특검팀이 그간의 수사를 통해 확보한 관계자들의 진술과 증거자료로는 우 전 수석의 혐의가 명확히 드러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법원 관계자는 "인사개입이나 특별감찰관실 조사 등의 사건이 일어난 것과는 별개로 우 전 수석의 해당 사건에 개입했다는 점을 명확하게 드러낼 수 있는 증거가 부족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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