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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칼럼] 한국 청년실업률, 미국 추월

본 국제칼럼은 지난 12월 8일~22일 3회에 걸쳐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와 만신창이가 된 한국 경제’라는 주제로 위기의 한국 경제를 검토해 보았다.

이번에는 두 차례에 걸쳐 한국 경제에서 ‘헬조선’과 높은 청년 실업률, 노인 빈곤과 자살률, 취약한 사회자본과 낮은 정부 신뢰도 등 시급히 개선해야 할 중차대한 문제점을 짚어본다. 또 올 봄에 있을 가능성이 큰 대선에서 ‘한국 경제의 대청소’라는 경제 공약이 왜 최대의 핵심 과제가 돼야 하는지를 살펴보겠다.

첫째로 날이 갈수록 더 심각해지는 청년 실업률을 살펴 보자. 그러기 위해 우선 처참한 삶을 살아가는 한국의 2030세대를 극적으로 묘사하는 ‘헬조선’과 ‘7포세대’라는 인터넷 신조어를 검색해보자.

‘헬조선’이란 단어는 2010년에 생긴 조어로 “지옥에 가깝고 전혀 희망이 없는 사회”라는 의미이다. 3포세대는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한다는 뜻이다. 5포세대는 거기에 집 마련과 인간관계를 포기하고, 7포세대는 거기에 꿈과 희망까지 포기한다는 말이다.

왜 한국의 청년은 7포세대가 되었는가? 그 이유 하나를 대라고 하면, 선진국 중에서 가장 높은 청년실업률 때문이라는 답이 나온다.

한국 청년실업률이 과연 사회의 무서운 ‘독소’인가? 분명 그렇다. 첫째, 한국 청년실업률이 최근 들어 갑자기 더 악화하는 안타까운 현상 때문이다. 지난 2월 12일에 발표한 경제협력기구(OECD) 보고서에 의하면,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10년 무려 18.4%였던 미국 청년실업률은 2016년 10.4%로 하락한 반면, 한국 청년실업률은 지난해에 오히려 10.7%로 상승하여 16년 만에 처음으로 미국을 추월했다는 부끄러운 소식이다.

미국과 한국 청년 실업률

2005 2010 2013 2015 2016
미국 11.3 18.4 15.5 16.6 10.4
한국 10.2 9.8 9.3 10.5 10.7

둘째, 핵심인구실업률(30~54세) 대비 한국 청년실업률(15~29세)이 OECD 선진국 중 가장 급속도로 악화하는 현상이다. 2015년 이 비율이 한국의 경우 3.51배이다. 즉 장년실업자 1명에 비해 청년실업자가 3.5명으로, 청년층 실업률이 국가 평균 실업률보다 훨씬 높다는 뜻이다. 이에 반하여 독일의 경우 이 비율이 1.58이고 일본의 경우 이 비율이 2.35에 불과하다. 참으로 사회적으로 무섭고 걱정스러운 현상이다. 왜냐하면 새싹이 나기도 전에 꺾이는 슬픈 현상이기 때문이다.

셋째, 또 하나 심각한 문제는 이 비교표에 사용한 수치가 한국 정부가 발표한 ‘공식’ 청년실업률이란 사실이다. 왜냐하면 민간 경제연구원에서 발표한 ‘체감’ 청년실업률은 이보다 훨씬 높게 올라간다. 최근 예를 들어보자. 2016년 6월 현대경제연구소의 고용 실태 보고서에 의하면 2015년 ‘체감’ 청년실업자 수는 무려 179만명으로 정부의 ‘공식’ 청년실업자수 34만5000명의 5배 이상이었다. 따라서 체감 실업률은 34.2%이고 공식 실업률은 10.7%였다.

왜 이 같은 극단적인 차이가 발생하는가? 그 이유는 간단하다. 정부의 ‘공식’ 청년실업자는 ‘적극적으로 일자리를 구하는 사람’이다. 반대로 현대경제연구원의 ‘체감’ 청년실업자는 정부의 공식 실업자에 아르바이트생+취업준비생+비자발적 비정규직(45만 8000명)+그냥 쉬고 있는 청년(19만7000명)을 추가한 수치이다.
경제 전문가들은 최근 이명박과 박근혜 정부의 고용정책이 실패했다고 평가한다.

실패의 근본 원인은 크게 보면 다음 두 가지다.

하나는 급속히 확대되고 있는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정책의 실패이다. “한번 해병대는 영원한 해병대”라는 구호는 자긍심의 발로이지만, “한 번 비정규직은 영원한 비정규직”이란 구호는 취업 전선에 선 청년들에게는 ‘일자리 상승 사다리’의 걷어차기를 의미한다.

또 하나는 국가 전체적인 차원에서 본 기업의 노동 수요와 대학의 공급 불일치(Mismatch)이다. 갈수록 치열해지는 국제 경제의 경쟁력에 대응할 수 있는 노동력을 요구하는 기업과 이 같은 노동력을 창출하는 데 실패한 대학 교육 간의 불협화음이 나은 처참한 결과가 바로 높은 청년실업률로 나타난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래서 정부는 과감한 구조적 변화를 통한 청년고용정책을 긴급히 마련해야 한다. 예를 들어 ‘기본소득’ 정책 도입도 이런 정책 패러다임 변화의 산물로서만 가능하다.

박영철/전 세계은행 경제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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