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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호텔 전 세계에 짓겠다는 두 아들…이해충돌 우려에도 "사익 추구 아니다"

"아버지의 유산" 이어받아
'가족 사업' 계속 확대 논란

"아버지의 DNA가 왕국을 짓고 우리를 만들었다. 우리는 여러 측면에서 그의 연장선에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부동산 사업을 물려받은 두 아들이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향후 사업 구상을 밝혔다. 지난주 이틀에 걸쳐 이뤄진 인터뷰에서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39)와 차남 에릭 트럼프(33)는 '트럼프' 브랜드를 전 세계로 확장한다는 공격적인 청사진을 공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약속과 달리 자산을 매각하지 않아 이해충돌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가족 사업을 계속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만큼, 불투명한 선긋기에 대한 논란은 지속될 전망이다.

트럼프 주니어와 에릭은 오는 18일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두바이 트럼프월드 골프장 준공식을 개최한다. 사업을 물려받은 뒤 갖는 첫 독자 행사다. 골프장은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가 설계를 맡아 유명세를 치렀다. 다음주에는 캐나다 밴쿠버에 세운 트럼프 인터내셔널 호텔 개장식도 찾는다. 전 세계에 5성급 호텔 12개를 짓는다는 프로젝트 중 하나다.

형제는 전 세계 30개 도시에서 젊은 투숙객을 겨냥한 새로운 브랜드인 사이언(Scion) 호텔도 문을 열 계획이다. 트럼프호텔의 하룻밤 숙박료가 최소 700달러인 데 비해 사이언호텔은 200~300달러 정도로 낮다.

이들은 부동산사업이 '아버지의 유산'이라고 인정했다. 그러나 공직자로 선출된 재벌이 사익을 추구한다는 이해상충 논란에 대해선 고개를 저었다. 트럼프 주니어는 "(사업을 하는데) 더 이상 아버지의 의견은 들을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떤 국내외 사업 파트너도 미국 정부에 도움을 요청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힐리리 클린턴이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국무장관으로 재직하던 시절 남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클린턴재단을 계속 관리한 사실을 예로 들며 이해상충을 피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형제는 "만약 우리 가족기업인 '트럼프 오거니제이션(Trump organization)'이 자산을 매각할 경우 외국인 투자자가 달려드는 등 더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전 모든 법적 권리를 맏아들과 트럼프 오거니제이션의 최고경영자(CEO)인 앨런 와이셀버그에게 넘겼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언제든지 아들의 재단 운영권을 회복할 수 있다"는 것이 탐사보도 매체 프로퍼블리카의 평가다.

NYT는 '대통령직이 사업에 도움을 줄 것'이란 지적에 대해 두 사람이 다소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트럼프 주니어는 여동생 이방카 트럼프가 만든 패션 브랜드가 최근 미국 백화점 노드스트롬에서 퇴출된 것과 관련해 "역겹다(disgusting)"는 표현까지 썼다. 오히려 대통령 가족이어서 부당한 대접을 받았다는 뜻이다. 지난 8일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트위터에 "너무나 부당한 일"이라고 적어 논란이 일어난 것에 대해서도 아버지 편을 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초대 장소로 개인 별장인 플로리다주 팜비치 마라라고 리조트를 사용한 것에 대해서도 형제는 방어했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 해외 정상들을 그의 텍사스주 크로포드 목장에 초대했던 것과 다를 게 없다는 입장이다. 에릭은 "전 세계 동맹국 (정상들이) 방문해 친선을 다지는 곳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나 비영리 공직윤리 감시기구인 '퍼블릭 시티즌'의 로버트 와이즈먼 대표는 "외국 정부 관계자들이 마라라고 리조트를 이용하고 비용을 지불하면 이 역시 이해상충 문제에 걸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상진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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