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만불 연봉 줬더니 '사직'…구글의 고민
자율주행차 인력 줄줄이 이직
여유 생기자 새로운 기회 모색
직접 창업 나서는 경우도 있어
구글에서 자율주행차 프로젝트를 이끌던 핵심 인력들이 잇따라 회사를 떠나면서 구글 자율주행차 프로젝트에 제동이 걸렸다. 물론 구글에서는 다른 곳에서 인력을 보충하면서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지만 핵심 인력들이 떠남으로써 개발 일정에도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그렇다면 핵심 인력들이 구글을 떠난 이유는 무엇일까.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역설적으로 구글이 이들에게 너무 좋은 대우를 해줘서 회사를 떠나는 기반을 제공했다는 게 블룸버그의 분석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구글은 자율주행차를 개발하면서 이 프로젝트에 엄청난 금액을 투자해왔다. 지난해 구글이 이 프로젝트에 사용한 금액만 66억 달러. 전년에 비해 14%나 증가했다. 이 금액 대부분은 R&D(연구개발)에 사용됐으며, R&D 자금의 상당수가 급여로 지출됐다.
실제로 구글의 모회사인 ABC는 자율주행차 개발 핵심 인력들에게 평균 수백만 달러의 연봉을 지급했으며 이와는 별도로 상당액의 스톡옵션도 제공했다는 게 블룸버그의 설명이다.
수년 간 수백만 달러의 급여를 받고 거액의 스톡옵션도 챙긴 핵심 인력들은 더 이상 돈에 구애받지 않고 사는 게 가능해진 셈이다. 결국 이들은 보다 만족할 수 있는 기회를 엿보게 된 것이다.
물론 돈만이 회사를 떠난 이유가 된 것은 아니다. 개발기간이 너무 길어지면서 일부는 지치기도 하고, 경영진과의 마찰이 빚어지기도 했다. 직접 스타트업을 차리겠다는 욕심도 생겼다.
구글 자율주행차 프로젝트를 이끌다 지난해 8월 사임한 크리스 엄슨은 현대자동차 미국법인 사장을 지낸 존 크래프칙을 영입한 것과 자율주행차 상용화가 더딘 것에 불만을 가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결국 지난해 12월 자율주행차 개발사를 차리겠다고 밝혔다.
역시 핵심 인력 중 한명이었던 브라이언 살레스키는 차량공유업체 우버의 엔지니어 출신인 피터 랜더와 공동으로 '아르고 AI'라는 스타트업을 시작했다.
역시 자율주행차 개발업체로 포드가 이 업체에 5년간 1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이밖에 일부 개발자들은 구글을 떠나 자율주행트럭 개발업체인 '오토(Otto)'를 창립했다. 이 회사에는 우버가 투자하고 있다.
김현우 기자 kim.hyunwoo@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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