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70만 일자리' 선물 준비, 트럼프와 밀월 예고
트럼프, 아시아 정상 중 처음 초대
환율·무역 불균형 시정 요구할 듯
펜스 부통령-아소 다로 부총리 채널
TPP 대신할 미·일 무역규정도 추진
중국 주도의 무역질서 견제 목적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 간 정상회담이 10일 워싱턴DC에서 열린다. 트럼프가 아시아 지역 정상을 만나는 것은 처음이다. 아베 총리는 9일 출국에 앞서 하네다공항에서 기자들에게 "정상회담이 미.일 동맹이 흔들림 없다는 메세지가 되도록 하고 싶다"며 "미.일 경제발전은 지금까지도 앞으로도 윈윈 관계로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회담의 최대 초점은 통상 문제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엔화 약세 대일 무역적자 확대에 불만을 표시해왔다. 아베 총리는 이 문제를 협의할 미.일 경제협의회 신설을 제안해 합의를 끌어낼 방침이라고 일본 언론들은 9일 전했다. 경제협의회 수석대표는 마크 펜스 부통령과 아소 다로 부총리 겸 재무상이 맡는다. 미.일 양국은 무역 마찰이 있을 때마다 포괄경제협의체(1993년) 규제완화협의체(1997년) 등을 운영해온 만큼 새 협의체가 출범할 가능성이 크다.
아베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내 고용 창출과 시장 확대를 중시하는 점을 고려해 포괄적 대미 경제협력 패키지를 제시할 방침이다. 일본 언론은 아베 총리가 향후 10년간 미국의 철도 등 인프라 투자를 통해 4500억 달러 규모의 시장을 만들어 70만 명의 고용을 추가로 창출하겠다는 방안을 내놓을 것이라고 전했다.
아베 총리는 또 자유도가 높은 미.일 공동의 무역과 투자 규정 제정도 제안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들어있는 지적재산권 보호 원산지 규정 국유기업규제와 전자상거래 분야가 검토되고 있다. 일본은 앞으로 미.일 간 무역과 통상의 새 규정을 아태 지역 전체의 공동 규정으로 삼아 중국 주도의 무역질서를 견제할 생각이라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대해 자동차 무역과 환율 문제 등 개별 의제별로 협의하자고 제안할 가능성이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전했다.
안보 분야에선 미.일 동맹 강화 동.남중국해 진출에 박차를 가하는 중국에 대한 대응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공조가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에 대한 대응과 관련해선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이 지난 3일 중.일 간 영유권 분쟁 지역인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가 미.일 안보조약의 적용 대상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아베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로부터 직접 이에 대한 확언을 들을 방침이라고 한다. 동시에 매티스 국방장관이 일본의 주일미군 주둔 경비에 대해 "일본의 분담이 모델"이라고 한 점도 확인할 생각이다.
양국은 정상회담 후 경제관계와 안보에 관한 공동문서 발표를 검토 중이다. 아베 총리는 이번 회담을 통해 개인적 신뢰 관계도 돈독히 할 생각이다. 두 정상은 10일 오전 회담 후 오찬을 함께 한 뒤 대통령 전용기(에어포스원)로 플로리다주 팜비치에 있는 트럼프 대통령의 별장으로 이동해 만찬도 함께 한다. 일본 총리의 에어포스원 동승은 2006년 조지 W 부시 행정부 당시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 이래 처음이다. 이틀을 거의 같이 지내는 일정으로 양국은 모두 5번의 식사 회동을 조율 중이다.
일본 정부는 이런 일정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을 중시하고 있다는 방증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일본 정치권에선 트럼프의 반이민 정책 등이 국제사회의 비난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두 정상의 밀월 관계가 외교적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도쿄=오영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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