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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탁에선 스마트폰 금지, 의견 충돌 때 버럭 화내지 말라

자녀에게 영향 주는 부모 습관

아이는 부모의 거울이다. 먹는 음식에서부터 여가를 보내는 방법, 감정을 표현하는 방식까지 그대로 따라 한다. 부모의 잘못된 습관은 아이의 건강 습관을 좌우한다. 따라서 부모는 아이가 습관을 형성할 때 '게이트 키퍼(문지기)' 역할을 해줘야 한다. 부모 먼저 행동으로 모범을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 '스마트폰 그만 봐라' '일찍 자라'고 말로만 해봤자 소용없다. 20, 30대 부모 자신도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습관을 점검해 질병의 연결고리를 끊어야 할 때다. 자녀와 함께 건강 습관을 재정비 해보는 건 어떨까.

아이들은 모방하면서 배운다.

분당서울대병원 유희정(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자녀는 부모가 말로 해준 내용보다 본 것을 더 잘 습득한다"고 말했다. 좋아하는 사람을 따라 하려는 욕구가 커서다.

유 교수는 "7세까지는 경험을 자양분 삼아 뇌신경이 가장 활발하게 성장한다. 건강 습관을 길들이는 데 가장 중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스마트폰 쓸 땐 목적 밝히기

부모 먼저 스마트폰을 올바르게 사용하는 습관을 들이자.

부모가 책을 멀리하고 온종일 스마트폰을 들고 있는 걸 보고 자란 아이는 스마트폰에 빠져들 수밖에 없다.

유 교수는 "진료실에 아이가 동영상.게임에 몰입한 채 들어오고 부모도 끊임없이 메신저를 확인하는 일이 익숙한 풍경"이라고 말했다.

부모와 자녀 모두 팝콘처럼 튀어오르는 강한 자극에만 반응해 감각이 무뎌지는 '팝콘브레인', 전화번호 하나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는 '디지털 치매'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스스로 스마트폰을 조절해 쓰도록 습관을 형성하려면 최소한의 규칙을 정하는 것이 좋다. 아이 앞에서 스마트폰을 쓸 땐 목적을 분명히 밝히는 것이 필요하다. 식탁이나 화장실처럼 스마트폰 사용 금지 구역을 정하는 것도 좋다. 아이가 울 때 스마트폰을 쥐여주고 달래는 행동은 삼간다.

스마트폰은 콘텐트를 매개로 해 부모와 교감하는 수단이 되는 게 바람직하다. 동영상을 보며 부모와 아이가 영상 내용을 토론하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다. 아이의 정서가 충분히 발달하려면 영유아기 땐 스마트폰을 손에 쥐여줘선 안 된다. 미국 소아과학회는 2세 이하 아이에게 스마트폰을 노출하지 않기를 권한다.

염도계 사용해 짠맛 교정

부모의 입맛과 질병도 자녀에게 대물림된다.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부모 중 한 명이 비만이면 자녀가 비만일 위험은 두 배 높고, 과체중.비만 자녀의 부모는 그렇지 않은 집보다 패스트푸드를 더 자주 먹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행히 입맛은 노력으로 길들일 수 있다. 자극적인 맛에 집착하는 건 경험을 바탕으로 굳어진 탓이다. 아이 식습관은 이유식을 시작하는 만 2세 전후부터 형성된다.

분당서울대병원 양혜란(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아이는 어른에 비해 미각세포의 감각이 두 배 이상 민감해 음식 자체의 다양한 맛을 받아들일 수 있다"고 말했다

조리 단계에서 식재료 고유의 풍미를 느끼도록 간을 바꿔 보자. 국.찌개는 들어가는 채소의 양을 두 배로 늘린다. 샐러드 소스는 딸기.키위 같은 과일을 갈아서 쓴다. 간을 볼 땐 입맛에 의존하지 말고 가정용 염도계로 짜게 먹는 습관을 교정한다.

탄산음료.과자를 쌓아두고 스트레스를 받을 때마다 꺼내 먹거나 자녀에게 칭찬의 의미로 주는 건 아이가 단맛에 길들여지는 원인이다. 탄산음료를 끊기 어려우면 탄산수로 바꾸는 것부터 단계적으로 실천한다.

의견 충돌 땐 숨 고르고 감정 설명

감정을 표현하는 방식도 아이의 정신건강에 중요한 요소다. 버럭 하는 부모가 공격적인 아이를 만든다. 부모가 아이 앞에서 자주 싸우고 아이를 대할 때 화내며 다그치면 자녀 역시 따라 한다.

유희정 교수는 "아이들은 공포의 대상을 보면 그와 비슷해짐으로써 유사한 힘을 가진 존재가 되려는 심리가 있다"고 말했다. 자기보다 약한 아이를 괴롭혀 문제를 일으킨다. 갈등을 해결할 때 분노 외에 다른 방법을 배울 기회도 부족해진다.

유 교수는 "부모의 분노를 자주 접해 불안한 아이는 감정 조절과 정서적 기억을 담당하는 뇌 부위 발달에 이상이 생겨 성인이 돼서도 감정 조절을 힘들어한다"고 말했다.

격한 감정은 부모 건강에도 좋지 않다. 긴장.초조.분노 같은 감정이 신체에 악영향을 미친다.

유 교수는 "자율신경계가 자극을 받아 가슴이 두근거리고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졸이 분비된다"며 "이런 자극이 잦으면 사소한 일에도 안절부절못한다"고 말했다.

감정 표현은 훈련하고 교육받기 나름이다. 의견 충돌이 생겼을 때 우선 심호흡을 하며 셋까지 센다. 그리고 상대방의 이야기를 끝까지 듣는다. "그래서 네가 서운했구나" 같은 상대방이 겪는 감정 단어를 반복한 뒤 "서운했다면 미안해"라는 상대방의 감정을 인정하는 말을 한다.

자신의 입장을 설명한 다음 대안을 찾아 합의한다. 유 교수는 "올해는 부부간, 그리고 부모와 자녀 간 건강하게 논쟁하는 방법을 익히길 권한다"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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