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산 선생 업적 통해 정체성 조명
도산 안창호 선생 외손자
한인 단체인 ‘북가주 공감’이 도산 선생의 외손자인 필립 커디씨를 초청해 개최한 강연회를 통해서다. 이날 강연회는 지역 한인 100여 명이 참석했으며, 아이들의 손을 잡고 찾은 가족 참가자들이 많았다.
필립 커디씨는 이날 강연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도산 안창호 선생을 독립운동가로 기억하지만 정진사상과 교육개조를 주장한 사회사상가라는 사실은 잘 모르고 있다”이라며 “특히 안창호 선생은 교육을 다른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했으며, 교육을 통해 사람들이 무실, 역행, 충의, 용감 등 안창호 선생의 4대 정신을 배양하도록 했다. 흥사단을 설립한 것도 이런 이유”라고 설명했다.
커디씨는 “미국에서도 도산 선생의 뜻을 기려 LA에 우체국과 인터체인지에 안창호 선생의 이름을 명명했다”며 “절반의 한국인의 피가 흐르는 나는 할아버지의 뜻을 잘 계승해야 한다는 의무감을 가지고 앞으로 그의 사상이 잘 보존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커디씨는 그동안 보관해온 안창호 선생과 관련된 사진들을 하나 하나 보여주며 미주 한인들의 역사를 설명했고, 특히 샌프란시스코 오크 스트리트에서 설립된 대한인국민회와, 상항한국인연합감리교회를 중심으로 한 활동 등 북가주에서 펼쳐졌던 독립운동들도 자세히 소개했다. 또 안창호 선생의 큰 아들이자 할리우드 배우로 수많은 작품에 출연했던 필립 안은 물론 자신의 어머니인 안수산 여사에 대해서도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필립 커디씨는 또, 한국정부가 안창호 선생과 관련돼 역사적 사실을 외면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커디씨는 “이승만 정권이 남한에 들어서며 외국에서 활동한 독립운동가들에 대한 활동을 축소 왜곡했다”며 “수많은 자료들을 통해 미주에서 펼쳐졌던 독립운동 역사를 바로 잡으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최근 공개된 국정교과서에서도 관련 내용이 잘못 기재되는 등 한국정부는 이에 소극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필립 커디씨는 마지막으로 “‘할아버지께서 한국으로 떠나며 가족들에게 좋은 미국 시민이 되라, 하지만 한국인이라는 뿌리는 잊지 말라’고 당부하셨다”며 “이 말은 우리 가족뿐만이 아닌 미국에 사는 모든 한국인들에게 남긴 말이라고 생각한다. 나 또한 한국인으로서 자부심을 가지고 도산의 사상을 연구하며 살 것”이라고 밝혔다.
안창호 선생의 장녀인 안수산 여사와 아일랜드계 이민자인 프랭클린 커디씨 사이에서 태어난 필립 커디씨는 LA 미주한인 역사박물관 사무총장, 미주도산기념사업회 부회장을 역임했으며 한국의 독립기념관에서 도산 선생 연구를 맡기도 했다. 현재는 한국학교 등에서 한국 역사를 가르치고 있으며 도산의 업적을 기리는 디지털 도서관 구축 활동도 펼치고 있다.
최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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