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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통계청 개신교 인구 조사 분석] 한국 개신교 정말 1위? "허수 많다"

교계 내부에서 통계 결과 지적
주요 교단 교세 통계와 상반
개신교 인구 약 1000만 명
교회 신뢰 잃는 것 고민해야

표면적 결과에 흥분하기 보단
젊은층 감소하는 미래를 봐야


한국 전라북도에 거주하는 70대 여성 K씨의 종교는 개신교다. 요즘 출석하는 교회를 보니 20대 이하 젊은 세대는 잘 보이지 않는다. 10년 전에 비하면 교회의 평균 연령이 자꾸만 높아지는 듯싶다. 이제 50대 이상의 교인들이 더 눈에 띈다. K씨는 과거와 달리 교회 활동도 많이 줄었다. 예전에는 교회 활동을 통해 각종 봉사활동에 참여하는 경우도 많았는데, 요즘은 교회마다 운영이 힘들어서 그런지 교회들의 구제 사역 활동도 줄어든 것 같다. 최근 한국 통계청이 ‘인구주택 총조사 종교인구 집계’를 발표했다. K씨는 그 중 종교 부문 조사 결과를 추려 응답자들의 평균치로 만든 가상 인물이다. 한국 개신교는 정말 위기일까. 이번 조사는 그동안 각종 여론조사를 통해 형성됐던 ‘개신교 감소세’라는 명제를 뒤집는 결과였다. 조사 결과를 두고 한국의 종교 상황을 분석해봤다.

장열 기자
jang.yeol@koreadaily.com

한국 ‘제1의 종교’는 정말 개신교일까.



통계청은 최근 한국 내 개신교 인구를 총 967만6000명(19.7%)으로 발표했다. 개신교 다음으로는 불교가 761만9000명(15.5%)으로 두 번째로 많았다. 이어 천주교(389만 명ㆍ7.9%), 원불교(8만4000명), 유교(7만6000명), 천도교(6만6000명), 대종교(3000명) 순이다.

교세 증가에 대한 결과도 의외다. 지난 2005년 통계와 비교했을 때 불교(29% 감소), 가톨릭(24% 감소)은 줄었지만, 개신교만 오히려 12%(123만 명 증가)가 늘었다.

불교의 경우 한국 ‘제 1의 종교’ 타이틀을 개신교에 내주고, 가톨릭의 ‘교황 효과’도 무의미했음을 알 수 있다.

즉, 통계에 따르면 개신교인은 한국 종교인구 중 1위이며, 한국인 5명 중 1명이 교회에 출석중인 셈이다.

이는 그동안 각 여론조사 기관 및 종교단체 등의 조사를 통해 개신교가 급격한 감소세로 위기라는 주장과 상반되는 통계여서 의외의 결과로 해석된다.

현재 이번 결과를 두고 곳곳에서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는 오히려 기독교계 내부에서 들리고 있다. 통계 조사 방법의 오류, 개신교의 불분명한 구분(이단 단체 포함 추정) 등으로 개신교 인구가 잘못 집계됐다는 주장들이다.

청년사역연구소 이상갑 목사(산본교회)는 “기독교인 증가보다는 이단의 증가로 보인다. 또 명목상 교인이 늘어났다고 볼 수 있는데 종교란에는 기독교인으로 체크해도 교회는 나가지 않는 이들이 많을 것”이라며 “마냥 좋아할 일이 아니다. 똑바로 따져봐야 하며 개신교인 숫자에는 허수가 많아 보인다”고 전했다.

목회 현장에서 체감하는 분위기 역시 이번 통계 결과와 상당히 동떨어져 있다. 최근 주요 교단이 속속 발표한 최신 통계가 이를 방증한다.

한국 최대교단인 대한예수교장로회합동총회(이하 합동)의 경우 현재 교인수는 270만977명이었다. 이는 2013년(285만7065명), 2014년(272만1427명) 연속 감소세다. 2년여 만에 무려 15만 명이 줄어든 셈이다.

합동 교단과 함께 쌍벽을 이루는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총회(이하 통합)의 전체 교인 수는 278만9102명으로 조사됐다. 전년(281만574명)과 비교해 약 3만여 명이 줄었다.

기독교대한감리회(감리교단)는 교인수가 129만7281명으로 나타났다. 전년 대비(137만5316명) 5.7% 줄었다. 최근 20년 이래 최대 감소폭을 보였다. 한국기독교장로회(28만4160명→26만4743명ㆍ6.9% 감소)도 마찬가지였다.

합동 교단 출신 한 목회자는 “교회마다 젊은 세대가 줄고 있고 실제 목회 현장에서는 교인수 감소로 어려움을 토로하는 목회자가 많다”며 “이번 통계청 발표는 목회자들에게는 매우 의외의 결과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교계에서는 개신교 인구 외에도 다른 결과에 대해서도 냉철하고 객관적으로 이번 조사 결과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광서 목사(큰사랑교회)는 “개신교 인구 통계보다 중요한 것은 60%가 무종교인이고, 10~20대 무종교 비율이 너무나도 높다는 사실”이라며 “이는 기성세대의 사라짐과 함께 서서히 교회가 비어져 가는 현상이 나타날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실제 이번 조사에서는 종교가 없는 사람(2749만9000명)이 종교가 있는 사람(2155만4000명)보다 더 많았다. 종교 유무를 분석해보면 한국의 비종교인 비율은 2005년(2182만6000명)에 비해 늘어나는 추세다.

이번 결과에 대해 데이브 노 목사(어바인)는 “이번 결과를 긍정적으로 해석한다 해도 개신교인이 1000만 명에 이르는데 교회는 왜 여전히 사회에 지탄을 받고 신뢰를 잃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분명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며 “개신교 인구에 비해 영향력이 적다는 것은 그만큼 교회가 사회적 책임에 대한 의식을 강화하고 개인 신앙과 공적 신앙의 균형을 이루는 데 좀 더 노력해야 한다는 뜻”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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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과 불교도 대중에 다가가야

가톨릭과 불교도 이번 통계와 관련, 다양한 해석을 내놓았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자성의 목소리가 크다.

우선 가톨릭은 이번 통계청 통계에서 389만 명으로 조사됐다. 이는 한국 천주교회통계(2015년ㆍ565만명)와 상반되는 결과다.

가톨릭 복음화 비율 역시 주교회통계(10.7%)와 통계청 조사(7.9%)가 다르게 나타났다.
이에 대해 가톨릭 내부에서는 “가톨릭 신자로 세례를 받았지만 실제로 자신이 가톨릭 신자로 인식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좀 더 적극적인 포교 활동을 강조하고 있다.

불교계 역시 충격이 크다. 한국의 대중 종교라는 이미지가 무너지고 젊은층 포교에 실패했다는 것을 두고 불교의 대중화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한국종교문화연구소 윤승용 이사는 “제도권의 표준화된 불교로는 대중들의 다양한 요구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관심을 끌지 못할 것”이라며 “불교는 시대 흐름에 맞춰 조금 더 개방적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전했다.

미주 지역 한 불교계 관계자는 “기복적 불교에 머물러 중장년층만을 포교대상으로 하다 보니 젊은 세대가 사찰을 기피하고 교회를 더 자연스러워 한다”며 “불교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불교의 기본적이고 전통적인 부분은 고수하면서 다양한 콘텐츠 개발을 통해 좀 더 자연스럽게 대중에게 접근해야 불교 인구의 감소세를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장열 기자 jang.yeol@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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