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광장] 한국 국회의원의 품위
이재학/6·25참전유공자회 육군부회장
정치권의 집요한 공격을 받으며 엄숙한 마음으로 의회 회의장에 입장할 때 여야 의원 전원은 기립박수를 치면서 대통령의 의회방문을 환영하고 격려했다. 모름지기 입법부의 국가원수 대통령에 대한 예의와 의원의 품위를 단정하게 지키는 멋진 장면이었다.
일전에 한국에선 예술과 민주주의란 이름으로 대통령의 인격을 모독하는 행위가 국회 의원회관 내에서 행해져 논란이 되고 있다. 야당 소속 모 의원이 주최한 그림 전시회는 누드화에 박근혜 대통령의 얼굴을 합성한 그림을 걸었다. 논란이 커지자 여야를 막론하고 성토가 이어졌다.
최순실 국정농단 때문에 특별검찰에서 조사 중이고 헌법재판소가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심판을 남겨두고 있는 가운데 정치권에선 조기대선을 겨냥해 여러 대선 후보들의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저질에 가까운 한 정치인의 누드화 전시회는 한국의 정국에 흙탕물을 끼얹는 듯한 느낌을 준다.
대통령의 국정을 비판하는 사람이 국가원수를 폄하하고 비아냥대며 모독하는 것쯤은 괜찮다고 생각한다면 정치하기 전에 인간공부를 먼저 했어야 할 것이란 생각이다.
세상에 그토록 천한 웃음거리로 만든 풍자 그림이 누군가에 의해 주최자의 부인이나 딸의 나체 그림이라면 그는 어찌했을까 하는 역설적 비판도 적지 않다.
어느 동료의원에 의하면 지난 10개월 동안 세번째 여성 폄하 또는 여성혐오 등으로 표현되는 것을 국민이 용납하지 않자 그때마다 그는 사과를 반복했다는 것이다.
작년 4월 언론 인터뷰에서 "포르노 합법화에 단도직입적으로 찬성한다"라고 말했다는 게 논란이 돼 사과한 것과 또 작년 7월 한 경찰관이 여고생과 성관계를 맺은 사건에 대해 "여학교에 잘생긴 남자 경찰관을 배치하면서 예견된 일"이라고 발언한 뒤 역시 사과했으며 이토록 당사자인 그 의원은 이번 누드 풍자화 전시에 대해서 또다시 잘못을 세번째 공개사과함으로써 동료 의원들의 질타를 받았다.
지금은 헌정 위기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어떤 경우에도 국민을 자극하는 언행은 삼가해야 한다. 이러한 때에 영웅이라도 된듯 예술을 빙자해 저질 행태를 보이는 의원을 그냥 묵과해선 안된다는 여론이 크다. 여야는 사사건건 자기 식구만 감싸주기가 아니라 국민에게 신뢰를 주는 진정성을 보여줘야 할 때다.
정치권은 물의를 빚은 함량미달인 의원의 영입에 대해서도 당의 자리보전만을 위할 게 아니라 마땅히 정제된 검증이 있어야 한다. 보수단체들은 그 저질행위를 행한 의원을 검찰에 고발했고 한국여성단체협의회도 기자회견을 열어 그의 제명과 의원직 사퇴를 요구했다.
더구나 그의 성 관련 사과 발언이 반복적으로 나오고 계속 물의를 일으키는 것은 실수가 아니라 고의적이고 의도적인 언행이며 이는 상습범 수준이다.
평소 민주국가에서 여권신장을 부르짖는 국회의원 신분으로 아직도 여성비하 발언이 국회의원 입에서 나온다는 것은 소속당에도 막대한 손해다.
국민의 선량인 국회의원들이시여, 제발 국민에게 존경받는 대한민국 국회의원의 품위를 지키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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