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영 양국 동맹은 세계 질서 이끄는 원동력"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첫 기자회견
"NATO 지지"…기존과 달라진 입장 주목
미 대선 개입 의혹 러시아 제재엔 이견
미국과 영국이 양국 간의 긴밀한 협력 관계 강화를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는 27일 백악관에서 열린 정상회담 후 개최한 공동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혔다. 지난 20일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가진 첫 외국 정상과의 회담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양국 간 특별한 동맹 관계는 전 세계 정의와 평화를 이끄는 원동력이 돼 왔다"고 말했다. 그는 또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에 대해서는 "자유롭고 독립적인 영국은 세상의 축복이다. 영국의 주권을 존경한다"며 "브렉시트로 인해 영국은 다른 국가의 간섭과 감시를 받지 않고 자유로운 무역을 할 수 있게 됐다. 환상적인 일"이라고 추켜세웠다. 이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는 정반대의 입장이다.
브렉시트를 준비 중인 영국은 유럽 국가들 가운데 유일하게 보호무역을 표방하고 있다. 자국 우선주의를 주창하는 트럼프 대통령과 비슷한 노선을 추구하고 있는 것. 이에 따라 양국 간의 무역협정 체결 등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 메이 총리는 국제 안보 질서를 개편하는 문제에 중점을 두고 대화했다. 메이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전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이후 "테러에 신경쓰지 않는 NATO는 구시대 유물"이라며 "NATO 회원국들이 미국의 보호에 대해 치러야 할 정당한 대가를 치르지 않고 있는 만큼 미국에 매우 부당하다"고 유렵 방위 체계를 개편해야 한다고 꾸준히 밝혀온 만큼 이번에 달라진 입장이 주목을 끌고 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 메이 총리는 하지만 지난해 미 대선 개입 등의 의혹을 받고 있는 러시아 제재 문제에 대해서는 '입장 유보'와 '제재 유지'로 미묘한 입장 차이를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 제재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기에는 너무 이르다"며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사실상 러시아를 두둔했다. 그는 앞서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도 "미.러 동맹군은 이슬람국가(IS)를 퇴치할 수 있을 것"이라며 "러시아와의 협력 강화는 러시아뿐만 아니라 미국에도 좋은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메이 총리의 미국 방문에 대한 답방 차원에서 연내에 영국을 방문하기로 했다.
서승재 기자 seo.seungjae@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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