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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행정명령…불법이민 '막고 솎아낸다'

'멕시코 장벽' 쌓고, '불법이민자 보호도시' 지원 중단

트럼프 정부의 강경 반이민정책이 본격화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5일 멕시코 국경에 장벽을 건설하도록 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또한 불법이민을 수용하는데 관용적인 이른바 '불법체류자 보호도시(또는 피난처·Sanctuary city)'에 대한 연방재원 지원을 중단한다는 행정명령도 시행에 들어갔다.

이를 위해 ‘시큐어커뮤니티 프로그램’도 부활될 예정이다. 시큐어커뮤니티는 각 지방 자치정부가 범죄 혐의로 입건된 용의자의 신분이 불법체류자로 확인될 경우 연방정부에 보고하고, 궁극적으로 신병을 인도해 추방 절차를 밟도록 하는 제도다.

현재 LA를 비롯해 뉴욕과 샌프란시스코 등 이민자 인구가 많은 대도시들은 연방정부의 불체자 단속 정책에 협력하지 않고 있다.

멕시코 국경에 불법이민 유입 등을 막기 위한 장벽을 세우는 등 이민규제 강화는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공약 가운데 하나다.

트럼프 대통령은 난민의 입국 금지와 무슬림이 많은 중동과 북아프리카 7개국 국민에 대한 입국비자 발급 중단 등에 관한 행정명령도 곧 발령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앞으로 불법 체류자의 추방도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멕시코 국경 장벽 건설과 관련해 공사를 몇 개월 안에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벽 공사비는 우선 미국 국민이 내는 세금으로 충당하지만 결국에는 멕시코가 여러 가지 방식으로 상환하게 될 것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주 백악관에서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멕시코 국경 장벽 건설에는 최소 약 100억 달러에서 최대 약 400억 달러의 자금이 들어갈 전망이다. 장벽은 캘리포니아, 텍사스, 뉴멕시코, 애리조나 등 2000마일에 조금 못 미치는 국경을 따라 설치된다. 이 가운데 이미 약 700마일에는 장벽이 설치되어 있다. 연방 하원을 장악하고 있는 공화당은 늦어도 4월 쯤에는 관련 예산 법안을 통과시키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반이민공약들이 하나씩 구체화되면서 한인 불법체류자나 범죄 전과가 있는 영주권자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현재 미국에 있는 불법 이민자 수는 최대 1100만 명으로 추산되며 이 가운데 한인 불체자는 23만 명(2011년 기준) 정도다.

여기에는 오바마 전 행정부의 '불법체류 청소년 추방유예(DACA)' 조치에 따라 보호를 받는 한인 청소년과 청년 3만여 명도 포함돼 있다.

실제 한인타운에서 활동하는 대부분의 한인이민법전문 변호사 사무실에는 추방 가능성을 묻는 전화가 연일 쇄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경희 변호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이 확정된 이후 추방 관련 문의가 이전보다 50% 정도 늘었다"면서 "특히 불체청소년 추방유예(DACA)에 해당하는 자녀를 둔 부모와 합법 신분이 아닌 분들이 트럼프 행정부에서의 이민정책 방향과 대처 방안에 대해 궁금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민권 신청을 서두르는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영주권을 취득한 지 20년이 된 지미 최(58)씨는 "음주운전으로 걸려도 추방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많아 이번 기회에 그냥 시민권을 딸 생각"이라면서 "영주권으로도 아무 걱정없이 살던 시대는 당분간 돌아오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병일 기자 kim.byongil@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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