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전에 고금리 채무는 먼저 갚아야
빚 있는 상황에서 투자하고 저축하려면
먼저 자신의 빚을 유형별로 정리해 봐서
'좋은 채무' 상환 대신 저위험 자산에 투자
빚의 유형 = 일반적으로 빚이 있으면 투자를 해도 실제 돈을 벌기는 쉽지 않다.
빚을 남겨두고 투자를 하는 것은 사실 바닥에 구멍이 난 배 위에서 물 컵으로 물을 퍼내는 것과 마찬가지로 부질없는 상황일 수 있다.
예를 들어 이자가 연 7%인 크레딧 라인을 그대로 두고 투자한다면 최소한 투자하는 자금이 7% 수익은 내줘야 한다고 볼 수 있다.
그렇지 않다면 차라리 이 빚을 갚아 나가는 것이 오히려 돈을 버는 것이기 때문이다. 7%는 결코 낮은 수익률이 아니다. 물론 이 정도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투자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만한 투자처를 찾는 데는 그만큼 공이 들고 찾았다고 해도 꾸준하게 그만큼 수익률을 유지해줄 수 있는지 여부도 관건이다.
그래서 빚 청산이 모두 이뤄지지 못한 상황에서도 효과적으로 투자하고 저축하기 위해선 먼저 갖고 있는 빚의 유형들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
먼저 고금리 채무를 들 수 있다. 만약 연이자가 10%가 넘는다면 이것은 다 여기에 해당된다. 주로 크레딧카드가 해당한다.
고금리라는 것은 상대적일 수 있지만 10% 이상은 그것이 왜 생긴 채무인가에 관계없이 이자가 높은 채무다.
이런 종류의 크레딧카드에 잔금을 계속 유지하고 있다면 이 빚을 갚는 게 우선 순서다. 투자를 통해 꾸준히 10% 이상 수익률을 내는 것은 극히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다음은 저금리 빚이라고 뭉쳐 생각할 수 있다. 자동차 융자나 크레딧 라인 은행에서 받은 개인 융자 등이 상대적으로 이자가 낮은 채무로 볼 수 있다. 이들은 대부분 프라임 플러스 얼마 식의 이자로 결정된다.
여전히 이들 채무를 남겨두고 투자하는 것 역시 어려울 수 있다. 이들 채무의 이자 이상 수익을 내줘야 한다는 조건이 맞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더라도 언급한 고금리 크레딧카드 채무보다는 수월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세금공제형 채무'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채무는 일단 재정적 부담이지만 '좋은 채무'라는 것이 있다면 이들에 대해 그렇게 표현할 수도 있을 것이다.
모기지 학자금 비즈니스 융자 등 이자 부분에 대해 세금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빚이 여기에 해당된다.
이자를 내지만 낸 이자만큼 세금공제로 내게 돌려주는 것이기 때문에 결국 이자만큼 자동수익이 발생했다고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일부러 이런 빚을 만들라는 의미로 오해해선 안 된다. 꼭 필요한 채무였고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채무이기 때문에 그나마 공제혜택이 있다는 것은 그만큼 이를 관리할 때 운신의 폭이 있다는 것으로 이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투자나 저축을 생각할 수 있는 채무는 저금리 채무와 세금공제형 채무에 국한된다. 만약 고금리 채무가 있다면 무조건 해당 빚을 먼저 갚고 생각해야 한다.
왜 투자하나 = 오랫동안 되갚아야 하는 채무는 나의 시간과 돈을 먹는다.
투자에서 투자금 자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시간이다. 장기간에 걸쳐 보게 되는 복리효과는 시간을 만날 때 그 효과가 극대화된다.
빚을 갚느라 복리효과를 활용하지 못하면 그만큼 손해가 될 수 있다. 어느 정도 빚이 있어도 작게나마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계획을 잘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투자 포트폴리오를 짜면 리스크가 높은 것과 낮은 것을 혼합하게 된다.
이 혼합 비율은 나이나 투자목적 리스크 성향 등을 반영하게 된다. 나의 리스크 성향과 결과적인 이상적 포트폴리오 구성비가 있다면 저금리 채무 상환을 저위험 자산에 투자하는 것으로 대체해 생각해볼 수 있다.
이들 채무를 줄여가는 것이 사실상 해당 채무의 저금리만큼 4~8% 안팎의 수익을 내는 것으로 간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부분이 많으면 당연히 그만큼 많은 여유 자금을 빚 갚는데 사용할 것이다.
그렇더라도 어느 정도는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높으면서 더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도록 배치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의무적으로 내야하는 저금리 채무의 규모가 커서 추가 여유자금이 적더라도 이렇게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저금리 채무가 줄어들수록 그만큼 고위험 고수익 자산의 구성비를 올려갈 수 있다.
내 리스크 성향이 안전 위주라면 저금리 채무를 갚는 것에 더 큰 비중을 둬도 무방하지만 장기간 투자를 통한 상대적 고수익을 희생하지 않는 적정선에서 이를 운용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결론 = 중요한 것은 빚이 있어도 투자할 수 있는지 여부보다는 투자나 저축을 원하는가를 스스로 확인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가능한 일찍 투자와 저축을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투자를 한다고 꼭 높은 수익률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투자의 결과는 얼마나 준비된 투자를 꾸준히 하는가에 달려 있다. 빚을 갚아 나가는 것은 그 자체로 지루하고 힘든 과정일 수 있다. 달라지는 것이 없어 보일 때가 많기 때문이다.
고금리 채무라면 달리 방법이 없이 이를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하지만 저금리 채무나 '좋은 채무'가 있다면 얼마 정도라도 좀 더 움직임이 많은 투자에 배치하는 것이 필요할 수 있다.
켄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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