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효과(?)' 가족이 정치 얘기 나눈다
엄마들 대화 주제 달라져
K팝만 알던 2세들도 관심
남성의 전유물처럼 여겨지던 한국 정치에 대한 얘기가 이제는 한인 가족 내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패서디나에 사는 엄모씨는 요즘 아내와 정치를 주제로 대화를 자주 나눈다. 그는 “평소 아내와는 정치 문제에 대해 얘기한 적이 거의 없는데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이 터진 이후 아내의 정치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지면서 자주 대화를 나눈다”며 “이제는 아내가 나보다 한국정치 소식을 더 빠르고 더 많이 아는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발표된 조사에 따르면 남성들이 아내에게 갖는 불만 중에 ‘정치 얘기를 할 수 없다’는 것을 꼽을 만큼 여성의 정치에 대한 관심은 보편적으로 낮았던 게 현실이다.
정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여성들의 수다 주제도 달라졌다.
라미라다에 사는 주부 방은정씨는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고 엄마들끼리 모이면 육아나 남편에 대한 문제가 대부분 수다의 주제였는데 최순실 문제 이후 정치 문제가 많이 도마에 오른다. 엄마들끼리 거의 격분하며 얘기를 하곤 한다”고 전하고 “한국 정치판 돌아가는 꼴이 막장 드라마보다 더 극적이지 않냐”고 반문했다.
2세들 역시 한국에 대한 관심이 조금 더 폭넓어졌다는 게 1세 부모들의 전언이다.
고등학생 자녀를 둔 한 학부모는 “얼마 전 아이의 친구와 한국 정치에 대해 논쟁을 벌인 적이 있다. 2세 아이들과 한국 정치에 대해서 논쟁을 벌일 수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도 해보지 못했다”며 “최순실 사태 이후 페이스북 등에 한국 뉴스가 많이 올라오면서 K팝이나 한인 연예인에게만 관심을 갖던 아이들이 이제는 한국 정치나 경제 등에도 관심을 갖는 것 같다”고 말했다.
브레아의 셰넌 박씨 역시 “종종 아이가 아빠와 정치에 대해 얘기하는 것을 듣는다”며 “아직은 가볍게 아는 정도지만 확실히 관심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오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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