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늑한 겨울 담은 '한 그릇의 행복'

뜨끈하고 매콤한 단단면과 돼지목살 오븐구이
제철 무와 굴볶음, 소박한 브로콜리샐러드

어떠한 일이든 마음의 안식을 느끼면서 즐겁게 하면 행복이 아닐까. 오은주 요리강사는 클래스가 열리는 아침이면 먼길을 찾아오는 사람들을 위해 식전 빵을 굽거나 떡도 노릇하게 굽는다. 올 겨울 잔뜩 흐리고 비가 자주 내리는 날엔 호호 불면서 먹을 수 있는 치킨 팝파이와 커피를 끓인다. 감사의 맘으로 정성을 차려낸다.

"이번엔 간단한 식재료의 어울림으로 소박하게 만날 수 있는 일식 스타일의 요리들을 준비해 봤어요. 제철 식재료인 무와 굴을 살짝 볶아 풍미를 살리고, 으슬으슬한 날 따뜻하게 즐길 수 있는 깔끔한 국물맛의 국수 요리도 올려봅니다. 영양을 보충하기 위해 돼지목살로 만들 수 있는 고급 일품 요리로 식단의 균형도 맞췄습니다. 정겨운 주말 요리로도 좋고, 술 한 잔을 곁들이면 지인과의 조촐한 파티 상차림으로도 좋죠." 오 강사는 부산스럽지 않게 조물조물 요리를 만들어낸다. 그리고 찬찬히 접시 위에, 오목한 그릇 안에 그림을 그리듯 플레이팅을 한다. 한바탕 수다의 꽃을 올린 식탁을 치운 뒤엔 언제나 하루의 여운을 띄운다.

"뒷정리를 하고 좋아하는 그릇을 닦으며 내일이 있어서 참 좋다는 생각을 한다. 여러 가지 생각이 많은 날들이지만 정답은 어디에도 없더라… 다만, '내려갈 때 보았네, 올라갈 때 보지 못한 그 꽃'이라는 고은의 시를 되뇌이며 내 주변의 가득한 꽃들을 찾으려 노력해 본다."

단단면

자작하게 매콤한 국물이 있는 단단면. 쌀쌀한 날씨에 뜨끈한 면과 국물이 안성맞춤이다. 팬에 참기름을 살짝 두르고 다진 마늘과 생강 각 1작은술을 넣어 볶는다. 어느 정도 향이 나면 두반장 1작은술을 넣어 볶다가 간장 2큰술과 설탕 약간을 넣어 녹인 뒤 육수 4컵을 부어 한소끔 끓인다. 다시 팬에 기름을 두르고 다진 마늘 1큰술, 다진 생강 1작은술, 다진 샬롯 1큰술을 넣어 볶다가 향이 올라오면 고기를 넣어 볶는다. 여기에 두반장 1작은술, 간장 1큰술, 설탕 약간, 후춧가루를 넣어 보슬보슬 볶아준다.

면은 알맞게 삶아서 그릇에 담고 뜨거운 국물을 올린 뒤 볶은 고기를 올리고 송송 썬 파나 청경채, 숙주 등을 곁들여 먹는다.

무, 굴볶음

무는 한 토막 정도 준비해 0.5cm 두께로 은행잎 썰기를 하고, 굴 한 봉지는 살짝 씻어서 물기를 제거한 다음 밀가루 옷을 가볍게 입힌다. 팬에 기름과 버터를 약간 두르고 무를 노릇하게 지져낸다. 다시 팬에 기름과 버터를 보충하고 굴을 넣어 노릇하게 지져낸다. 여기에 익힌 무를 다시 넣고, 굴소스 2큰술, 간장 1작은술, 정종 1큰술, 미림 1큰술, 후춧가루, 소금을 넣어 볶아내면 완성.

돼지목살 오븐구이

돼지목살 1.5파운드를 준비해 2~3등분을 한다. 큰 지퍼백에 간 양파 1개 분, 사케 120ml, 소금 1큰술, 설탕 1.5작은 술, 후춧가루를 넣어 잘 섞은 다음 목살을 넣어 골고루 양념한다. 밀봉해서 냉장고에 하룻밤을 둔다. 다음날 꺼내어 양념을 제거하고 팬에 약간의 기름을 두르고 겉면을 노릇하게 한 다음 340도로 예열한 오븐에 넣어 25분 정도 구워낸다. 파프리카, 버섯, 마 등은 따로 구워서 곁들이고, 무 간 것 1컵, 다시물 4큰술, 식초 4큰술, 일본 간장 1.3 큰술, 맛술 2작은술, 설탕 1작은술로 양념장을 만들어 찍어먹도록 한다.

브로콜리샐러드

가쓰오부시 30g을 내열용기에 펼쳐 놓고 3분 정도 전자레인지에 넣고 돌린 다음 간장 1큰술, 맛술 0,7 큰술을 넣고 1분 더 돌려 식혀 후리가케를 만든다. 브로콜리 200g은 삶아서 찬물에 헹구어 물기를 제거하고 볼에 담는다. 다진 양파 0.5개 분, 쯔유 140ml, 현미식초 4큰술로 드레싱을 만들어 브로콜리를 버무린다. 그릇에 담고 후리가케와 깨를 올려낸다.

사진 제공 : 오은주 요리강사 [phone]


이은선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