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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맥 세상] 양(陽)의 과잉시대

음양(陰陽)에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건강생활에 매우 요긴한 지혜를 얻을 수 있다. 별로 어렵지 않다. 사람들은 체질 얘기를 많이 한다. 사상체질, 8체질 하다보면 복잡하다. 전문가 영역 같아서 한두마디 들은 것으로 피상적인 상식을 갖는 데 그친다. 그런데 체질을 음체질·양체질로 딱 나누면 쉽다. 양은 밝음·따뜻함·활동적·건조함 등의 성질을 갖는다. 음은 반대로 어두움·차가움·비활동적·습함 등의 성질이다. 이런 음양의 특성을 고려해 체질을 양체질, 음체질로 구분할 수 있다.

양체질인 사람은 대체로 목소리가 생생하고 빠르다. 몸에 군살이 별로 없고 체온도 높다. 성격도 외향적이고 화도 잘 내며 몸놀림이 민첩하다.

반면 음체질인 사람은 목소리가 낮고 느리다. 군살이 많고 손발이 차다는 느낌이 자주 든다. 내성적이고 무던한 성격이며 몸놀림은 둔한 편이다. 이렇게 두 가지로 나눠놓고 보면 대충 내가 어느쪽 체질인가 하는 감이 잡힐 것이다.

음양은 치우치지 않고 조화를 이룰 때 가장 이상적이다. 양체질 또는 음체질로 굳어지는 것은 건강상 그리 바람직하지 않다. 양체질이 강한 사람은 음의 성질을 많이 갖고 있는 음식을 섭취하고, 음체질은 양의 성질을 갖고 있는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몸의 밸런스를 유지하는 데 좋다. 그래서 한쪽으로 치우친 체질이 가운데로 모아질 때 이를 '간성(間性) 체질'이라 하여 이상적으로 본다.



식이요법 전문가인 이시하라 유미 박사가 제시하는 구분법에 따르면 음성식품은 따뜻한 지방에서 나며 수분이 많고 신맛에 주로 흰색·청색·녹색을 띤다. 바나나·파인애플·레몬·토마토·오이·식초·카레·커피·우유·흰빵·백설탕·맥주·위스키 등이 찬 성질의 음식에 속한다. 반면 양성식품은 주로 추운 지역에서 나며 딱딱하고 짜고 붉은색·주황색·검은색을 주로 띤다. 고기·계란·치즈·생선·당근·생강·홍차·사케·레드와인 등이 따뜻한 성질의 음식들이다. 음체질은 양성식품을, 양체질은 음성식품을 섭취하면 건강한 간성체질로 만드는 데 효과적이다. 체질에 관계없이 먹을 수 있는 간성식품으로는 현미·검은빵·감자류·조·피·콩·호박·사과·포도·체리·자두 등을 권한다.

몸이야 개인이 식생활을 조절하면 건강한 간성체질로 유도하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몸 밖의 세상으로 시선을 돌려보면 양(陽)이 차고 넘치고 있다. 양의 과잉은 사회를 병들게 하고, 살 만한 세상으로 나아가지 못하게 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걱정도 든다. 사람들도 양을 좇는 세태에 매몰되면서 평화의 기운을 느끼기 보다는 무엇인가 병든 시스템에 끼여 있는 불안감이 상존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과시·출세·외양·경쟁이 두드러진다면 그 사회와 삶은 양의 가치가 지배한다. 반대로 겸손·만족·내면·실속·공존은 음의 가치다.

함께 더불어 평화로운 사회를 지향하는 마음보다는 오로지 나의 이익을 좇고 그 승자만을 축하하는 사회라면 양이 과잉하여 건강을 잃은 상태다. 그런 사회는 사람을 지치게 하고 그에 함몰된 인성 또한 병들 수밖에 없다.

한방의 음양 치료법은 간단하다. 음양이 한쪽으로 치우치면 병이 난다. 양(뜨거움)이 많으면 음(차가움)의 약을 써서 식혀주면 치료가 된다. 식혀주지 않으면 뜨거움이 위로 치솟아 죽을 병에 걸릴 수도 있다. 양이 차고 넘치는 사회를 고치기 위해 개인이 할 수 있는 것은 없다. 다만 삶이 지치고 공허감이 든다면 한번쯤 양을 향한 달음질을 멈추고 생각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어떤 계획으로 어디로 달려가고 있는지. 외양과 내면을 함께 추구하는 음양의 조화로운 삶을 살고자 하는지. 삶의 충만감을 느끼고 싶다면.


이원영 /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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