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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의 '진객'…철새 마중 가볼까

북미의 주요 철새 월동지
두루미, 눈기러기 등 몰려
일출때 황홀한 군무 매력

지난 주말, 동네 공원 산책길에서였다. 오솔길 모퉁이에서 못보던 '캐나다 기러기'떼를 만났다. 인기척에도 아랑곳 않고 호숫가를 오가며 먹이를 찾고 있었다. 동화 속에서 보듯 의젓하고 나름 기품도 갖추었다. 그러고 보니, 여름내 호수 위를 맴돌며 물고기를 향해 내리 꽂던 물수리들은 지난 가을부터 어디론가 가고 없다. 늘 제터를 지키는 허밍버드만 낯익을 뿐이다.

바삐 사느라 사람들만 모를 뿐 새들은 모두 때 맞춰 가고 온다. 시베리아부터 남미에 이르기까지 철새들의 주요 이동경로에서 북미대륙은 새들의 교통 요충지이다. 가까이는 동네 공원에서부터 생태보호구역에 이르기까지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이들을 만나볼 곳이 적지 않다. 겨울의 '진객', 철새들을 만나볼 수 있는 주요 생태보호구역을 알아본다.

보스케 델 아파치 동물보호구역

북미 최대의 철새 도래지로 꼽히는 뉴멕시코주의 이곳은 로키산맥에서 발원한 리오그란데 강이 만들어 낸 자연습지와 비옥한 농토 덕택에 철새들 뿐만 아니라 야생동물의 서식지로도 그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그래서 계절마다 독특한 볼거리를 제공하지만 특히 11월 중순부터 2월 하순까지가 절정기이다.



멀리 시베리아에서 날아 온 2만~3만 마리의 샌드힐 크레인(캐나다 두루미), 북극에서 온 2만6000여 마리의 눈기러기떼, 3만여 마리의 오리떼, 대머리 독수리, 캐나다 기러기, 쇠물닭, 올빼미까지 수십만 마리의 새들이 이곳에서 겨울을 난다.

이외에도 연중 이곳에 서식하는 사슴, 코요테, 고슴도치, 칠면조, 꿩 등 수많은 야생동물들이 심심치 않게 눈에 띈다.

1930년대 이곳을 찾던 샌드힐 크레인의 숫자가 농토의 개간 등 땅의 용도 변화와 다른 요소로 인해 41년에는 20여 마리로 줄게 되자, 자원봉사자와 이웃 농장주들의 도움으로 리오그란데강을 따라 둘레가 12마일에 이 보호구역이 재탄생하게 된다. 그리하여 오늘날에는 미전역의 야생동물 보호구역 중에서 가장 멋진 곳으로 꼽힌다. 보스크 델 아파치(Bosque del Apache)란 말은 '아파치의 숲'이란 스패니시로 스페인군이 리오그란데 강가의 숲에서 이 일대의 아파치부족이 정기적으로 야영을 하는 것을 목격한 데서 유래했다.

픽슬리 야생동물 보호구역

캘리포니아 곡창지대의 한복판에 자리한 픽슬리 야생동물 보호구역(Pixley National Wildlife Refuge). '세계 샌드힐 크레인의 수도'로 불리는 네브래스카의 플래트강, 뉴멕시코의 리오그란데강과 더불어 샌드힐 크레인의 대표적인 월동지로 알려져 있다.

이들은 매년 9월 하순께 추운 시베리아에서 날아와 이듬해 3월까지 이곳에서 겨울을 난다. 서식환경의 변화로 해마다 그 수가 줄고 있지만 매년 수천 마리가 찾아 온다.

동녘에 일출의 기운이 번질 즈음이면 이들의 황홀한 군무가 시작된다. 호수에서 밤을 지낸 뒤 열 댓에서 수십 마리까지 편대를 이룬 채 창공을 가른다. 칙칙했던 몸빛은 아침 햇살에 강인한 잿빛으로 빛난다. 정수리의 선홍색이 유난히도 곱다. 장관이 따로 없다. 멀리 안개 속에 잠긴 마을 위로 유유히 날아가는 모습은 한폭의 수묵화다.

가깝게는 인근의 밀밭으로 멀리는 세코이아 산자락까지 날아간다. 낮에는 그곳에서 먹이활동을 하다가 해질녘에는 다시 이 보호구역의 호수로 날아온다. 코요테, 너구리 등 포식자를 피해 호수 한가운데서 밤을 보내는 것이다.

그래서 낮에는 주로 도로변의 인근 밭에서 이들을 구경할 수 있다.

이맘때면 사진작가나 주말 가족 나들이객들이 이곳을 찾는다. LA에서 북쪽으로 3시간 거리의 어얼리마트(Earlimart)에서 서쪽으로 6마일 쯤에 자리하고 있다.


글·사진=백종춘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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