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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불 아래서] 사소한 보물찾기

한성윤 목사 / 나성남포교회

쌀쌀한 아침 바람이 귓불을 움찔 돌아나가고 어느새 내린 이슬이 신발에 붙어 발자국이 됩니다. 빌딩 위에 바짝 붙은 검은 구름을 보니 한차례 비도 쏟아낼 모양입니다. 출근 시간을 피해서 비가 와줬으면 하는 마음은 그저 욕심으로 끝날 듯 싶습니다.

그러고 보니 주위에 욕심이 널려있습니다. 읽겠다고 선뜻 사버린 책들이 서재에서 주인을 쳐다보고 운동을 시작하겠다고 만든 멤버십카드는 깨끗하기만 합니다. 급기야 올해는 꼭 해야지 하며 적어놓은 수첩도 어디에 놓였는지 벌써 보이지를 않습니다.

그렇게 잊을 일이라면 별로 중요한 일이 아니고 요즘은 중요한 일도 아닌 데 관심을 가지는 것은 어리석다고 합니다. 물론 우리에게 시간은 제한되어 있고 중요한 일을 위해 세월을 아끼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그러나 중요한 일이 모두 성취와 성장 이익과 명예에 집중되어 버린 오늘날 과연 우리는 세월을 아끼고 있는 것일까요.

그래서인지 소소하고 평범한 일상과 작은 기쁨들은 점점 자리를 찾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별 볼 일 없어 보이는 시간도 소중한 인생을 이루는 법입니다. 하나님께서는 태양과 지구를 만드셨지만 잘 눈에 띄지도 않는 땅속의 지렁이도 잊지 않으셨습니다. 태양도 빛을 주는 선한 일을 하지만 지렁이도 땅을 살리는 선한 일을 합니다. 주님께서는 하찮다는 들풀을 키우셔서 솔로몬의 영화를 무색하게 하셨습니다.

하찮은 일처럼 보여도 선한 일이라면 꼭 시작해보라는 격려입니다. 중요한 일은 커다란 일이 아니라 선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마음에 안 들어서 콕 쏘아주고 싶을 때 바늘 끝을 구부리며 웃어주는 일. 내 커피를 타면서 다른 사람도 생각해 주는 일. 모두가 떠난 예배당 식당에서 휴지를 줍는 일. 전화받으면서 "웬일이야?" 하지 않고 반갑게 "잘 지냈어?"라고 말해주는 일. 다 끝내지 못할지라도 성경읽기 표에 꾸준히 줄을 긋는 일. 그리운 친구에게 손 편지를 쓰는 일. 집에 일찍 들어가 아내나 남편을 깜짝 즐겁게 해 주는 일.

무엇보다도 사소하고 소소한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재미도 있었으면 합니다. 하나님은 필요와 쓸모만 아니라 매력을 넣어 만물을 만드셨으니까요. 지난 할 수도 있는 길을 시작합니다. 주위를 한 번 더 둘러보면 온통 묵상하며 즐기고 탄성을 터뜨릴 일이 적지 않습니다. 하나님께서 사소함 속에 감추신 매력이라는 보물을 찾는 올 한 해를 기대합니다.

sunghan0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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