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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따뜻하고 어여쁘게 '신선로'만 같아라

검소함이 깃든 신선로, 해물 전골로
소박한 김치움파누름적과 떡찜 곁들여

새날이 밝는다. 나라 안팎으로 어두움이 가득하여도 시간은 고개를 넘어 새해의 동이 튼다. 시끄러운 정치판을 뒤로하고 초야에서 그 기개를 이어가던 어느 선비가 떠오른다. 조선시대 '정희량'의 이야기로 새해를 시작해 본다.

연산군의 폭정에 맞서 왕에게 충언을 아끼지 않던 강직한 신하 정희량은 무오사화에 연루돼 귀양을 가게 된다.

이후 유배지에서 풀려난 그는 은둔생활을 하면서 가운데 구멍이 뚫린 대접 모양의 그릇을 가지고 다녔다고 한다. 정희량이 만든 이 그릇은 음양의 조화를 이루는 수화기제, 즉 물과 불의 이치를 활용해 만든 것인데, 산과 들에 다니며 구한 식물들을 그릇 가장자리에 물을 부어 담고 가운데 뚫린 구멍에는 숯불을 넣어 음식을 데웠다고 한다. 이렇게 하루에 두 끼만 먹으며 검소한 생활을 했다.

이 독특한 그릇은 그가 죽고 난 다음 세상에 알려지며 그의 강직함과 신선의 기풍을 기려 '신선로'라 부르기 시작했다. 이 신선로가 궁중으로 전파되면서 기품 있는 전골 그릇으로 바뀌게 되었다고 한다.

한국의 전통 문화에는 절제와 검소한 정신이 깃든 유래가 적지 않다. 현세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마음속에 새겨봄직한 이야기들을 새해 상차림 속에서도 마주하면 어떨까. 조경희 궁중요리연구가의 '신선로' 요리와 소박한 정초 음식들을 곁들여 보았다. "궁중 음식이 무조건 화려한 것 같지만, 오히려 소박한 것도 많습니다. 손이 많이 간다 싶긴 하지만, 정성을 다해 상을 차려내는 조상의 지혜를 배우기도 하고, 취향에 맞게 재료들을 선택해서 만들면 적은 비용으로도 품위 있는 새해 상을 차려낼 수 있습니다."

즐겨먹는 해산물을 보글보글 끓이면서 먹는 '해물 신선로', 겨울에 자란 달큼한 움파와 김장 김치로 구수하게 지진 '김치움파누름적', 갈비찜처럼 조려낸 '떡찜'. 간결하면서도 고급스런 전통 음식으로 새해를 맞이해 보자.

해물 신선로

대하 6마리는 껍질째 등쪽으로 내장을 빼내고, 굴 5개 정도는 살짝 데쳐 놓는다. 관자 5개는 저며서 준비한다. 달걀 2개를 황백으로 나눠 지단을 부쳐 신선로 틀에 맞춰 골패 모양으로 자른다. 당근과 미나리도 지단과 같은 길이로 자른다. 흰살 생선은 포를 떠서 전유어를 부친다.

육수는 양지머리 400g, 무 300g, 다시마, 마늘 6쪽, 마른 고추 3개, 정종 ½ 컵, 물 10컵을 부어 끓인다. 신선로 그릇에 육수에서 건진 무를 나박썰기해서 넣고 그 위에 생선전을 얹는다. 전 위에 해물과 손질한 재료를 예쁘게 담아낸다. 가운데 은행과 고기완자로 장식한다. 육수 국물을 붓고 끓인다. 먹으면서 모자라는 재료와 국물을 추가해가며 먹는다. 소면을 삶아 넣어도 별미다. 신선로 틀이 없으면 전골냄비도 사용 가능하다.

떡찜

사태 500g을 준비해서 한 입 크기로 큼직하게 썰어 찬물에 담가 핏물을 뺀다.

다진 소고기 200g은 간장 2큰술, 설탕 1큰술, 참기름, 다진 마늘, 파, 후춧가루로 양념한다. 가래떡은 5cm 길이로 잘라 오이소박이를 만들 때처럼 가운데에 십자로 칼집을 넣는다. 양념한 고기를 가래떡 사이에 채워넣는다.

냄비에 물 10컵을 붓고 양파 ½ 개, 마른 고추 3개, 깐마늘 10톨, 대파 1대를 넣어 사태를 넣고 먼저 끓인다. 고기가 적당히 익으면 가래떡과 밤, 대추, 표고버섯, 은행, 잣, 호도 등을 넣어 조려낸다.

김치움파누름적

'누름적'이란 양념하여 익힌 재료를 꼬치에 꿴 것을 말한다. 꼬치에 꿰어 옷을 입히지 않고 지지는 것은 '산적', 꼬치에 꿴 재료를 반죽을 입혀 구우면 '지짐 누름적'이라 한다.

먼저 익은 김치는 속을 털어내고 꼭 짜서 가로 2cm, 세로8cm 길이로 자라 참기름과 설탕을 약간 넣고 양념한다.

소고기 200g은 김치 길이보다 약간 길게 잘라서 간장과 설탕 2작은술, 파, 마늘 다진 것 1작은술, 참기름, 후춧가루, 생강즙에 고루 섞어 바른다. 파도 비슷한 길이로 자른다. 산적 옷은 밀가루 1컵, 다시마물 1컵, 달걀 1개, 참기름 1작은술을 잘 섞어 뭉치지 않도록 개어 놓는다. 꼬치에 김치-고기-파를 반복해서 꿴 다음날 밀가루를 살짝 묻히고 산적 옷반죽을 입힌다. 달군 팬에 식용유를 넉넉히 두르고 노릇하게 지져낸다.

사진 제공 : 조경희 궁중요리연구가


이은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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