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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노은의 낭만 여행기] 덴마크 루이지아나 미술관

조각가 자코메티가 속삭인다 “욕심을 버려라”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루이지아나 미술관에 다녀 왔다. 미술관은 코펜하겐 북쪽 해안가 마을인 훔레벡(Humleback)에 자리잡고 있다. 코펜하겐역에서는 기차로 30분, 코펜하겐 공항역에서는 50분 정도 걸리는 거리다. 역에서 하차 전통 북유럽 스타일의 집들을 구경하며 15분 정도 걸으니 미술관이 보인다. 언뜻 보기에는 주택가에 지은 저택처럼 보이는데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미술관이라니? 이것은 뉴욕의 모마, 스페인의 프라도, 러시아의 에르미타쥐 미술관 조차 결코 들어 보지 못한 찬사다.

미술관 안으로 들어 가니 매표소 옆으로는 기념품점이 성황을 이루고 있다. 입장료는 110DKK(20달러), 코펜하겐 카드 이용자는 무료입장이다. 제1전시관에서는 독일의 표현주의 화가 에밀 놀데의 특별전이 열리고 있었다. 놀데는 세계적인 화가로는 처음 우리나라를 방문(1913년)하여 펜과 잉크로 노인을 스케치한 화가다. 놀데와 그의 부인 아다는 후에 자서전에 쓰기를 ‘하얀옷을 입은 아름다운 사람들, 예쁜 색동옷의 어린아이들, 연꽃이 피어있는 궁전의 연못, 부드럽고 고상하며 순수한 여인들이 있던 서울’이라고 한국을 표현하기도 했다. 후에 히틀러는 그를 퇴폐 예술가로 분류하여 에밀 놀데는 더욱 유명해졌다.

제2전시관에서는 데니쉬-아이슬란딕 아티스트인 올라퍼 엘리아슨의 ‘강바닥’이라는 작품이 전시되고 있었다. 아이슬란드 출신 부모의 영향으로 그의 작품에서는 자연의 신비를 보여주는 것이 주를 이룬다. 2008년, 뉴욕 시민들의 사랑을 받았던 ‘뉴욕시 폭포’도 그의 작품이다. 1천5백만 달러 짜리 프로젝트였던 이 작품은 당시 시장이었던 마이클 블럼버그 회사가 지불했는데 뉴욕시로서는 4개월의 전시기간 중 5천5백만달러의 지역 경제 효과를 가져 왔다고 한다. 전시관 모델 룸에는 엘리아슨이 작품 개발에 사용하는 400여개의 기하학적 모델 소품들이 전시되고 있었다. 그는 이 소품으로 실험 과정을 거친 후 특정 전시 상황에 맞게 대작들을 완성한다고 한다.

루이지아나 미술관의 또 한가지 특징은 어린아이들을 위한 공간이 많은 것이다. 한 전시관의 지하실 전체는 어린이들을 위한 공부방이었는데 이곳에서 아이들은 부모와 함께 레고놀이 등을 하며 미술감각, 창의력, 상상력을 키우고 있었다.

루이지아나 미술관은 전시관 내부에만 미술품이 전시되어 있는 것이 아니다. 미술 작품들은 전시관 외부에서도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었는데 자연과 함께 조화를 이룬 조각품들은 방문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조각공원으로 불리는 매그놀리아 정원에서는 수많은 조각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 그 중에는 덴마크 출신의 스벤 한센, 스페인의 호안 미로, 프랑스의 앙리 로랑스, 영국의 헨리 무어 등 세계적인 조각가들의 조각품들이 보인다.

루이지아나 미술관의 최고 컬렉션은 단연 알베르토 자코메티(Alberto Giacometti)의 작품들이다. 자코메티의 작품은 경매시장에 나올 때마다 세계적인 관심속에 경매장 최고치를 기록한다. 2014년 11월 4일 경매된 청동상 조각작품, 전차(Chariot)는 1억100만달러(약 1099억원)에 새 주인을 찾았고, ‘걷는 사람 1’이라는 작품은 2010년 소더비 런던 경매에서 1억430만달러(약 1134억원)에 낙찰되어 당시 미술작품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바 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미술관 칭호 자랑
최고 컬렉션은 말라 비틀린 자코메티 조각품
테라스에서 바다보며 담소…힐링이 따로없어

스위스 출신의 자코메티는 아홉 살 때부터 그림을 그리며 조각은 열 세 살 때부터 시작했다. 진실된 인간상을 표현하기 위해 인체의 모습에서 혼과 뼈를 제외한 모든 것을 제거시킨 그의 작품들. 말라 비틀어진 그의 작품들을 감상하며 나는 마음속의 모든 욕심을 버려야 한다는 것을 깨닫는다. 진정성있는 예술가는 처절한 몸부림과 고독속에서 위대한 작품을 탄생시킨다. 자코메티 전시관에는 그의 조각품이 수 십점이나 전시되고 있었다.

자코메티의 작품을 뒤로 하고 전시관을 나오니 테라스가 나왔다. 이곳은 방문객들이 차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거나 바다를 바라보며 힐링받고 편안하게 쉴 수 있는 시원한 공간이다. 멀리 보이는 육지는 스웨덴의 ‘헬싱보리’라는 도시. 연인들은 계단에 앉아 사랑을 속삭이고 아이들은 가족과 함께 행복한 추억을 만들기에 여념이 없다. 루이지아나 미술관은 크너드 옌슨이라는 사람이 1958년 설립한 미술관이다. 옌슨은 ‘알렉산더 브런(덴마크 왕실의 고위관리)’이 지은 루이지아나 빌라를 사들여 미술관을 세운 것이다. 브런은 세 번 결혼했는데 공교롭게도 아내의 이름이 모두 ‘루이지’였다고 한다. 루이지아나 미술관이 태어나게 된 이유다.

덴마크는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로 알려져 있다. 사람들의 표정은 모두 어린이처럼 밝고 친절하며 행복한 모습이다. 거기에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미술관까지 보유했으니 축복이 넘치는 나라다. 행복해진 나와 아내는 오랫동안 시간 테라스를 떠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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