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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 칭찬과 격려의 송년

양은철 교무 / 원불교 LA교당

대부분의 사람은 송년을 맞게 되면, 반성의 시간을 갖는다. 송년의 진정한 의미가 12월이라는 물리적 날짜에 있는 것은 아니지만, 연말을 맞아 한해를 성찰해 보는 것이 의미가 없다 하지는 못할 것이다.

유감스러운 것은 이러한 성찰과 반성이 잘못에 대한 회개, 참회에 치우쳐 있다는 사실이다. 필자의 모습도 크게 다르지 않다. 돌아보면 주로 잘못한 일과 아쉬움 투성이다. 아니, 칭찬할만한 일은 여간해서는 도무지 떠오르지가 않는다. 돌아보니, 매년 그랬던 것 같다.

성직자다 보니, 자의 반 타의 반 글을 써야할 일이 생긴다. 글은 늘 실제보다 앞서간다는 말이 있다. 행동과 실천을 한참이나 앞서가는 글이 늘 부담스러워 격차를 줄여보고자 했지만, 올해에도 여전히 필자의 글은 실천은 아랑곳하지 않고 저만치 앞서 달려갔다.

계획한 교리공부는 반도 이루지 못했고, 바쁜 일상을 핑계로 기도와 좌선에도 충실하지 못했다. 전문적으로 원불교 공부를 한다는 교무이면서도 '모두가 부처' '감사생활' '인과보응'의 가르침을 생활 속에서 충분히 실천하지 못했다.



지인의 소개로 반려견 훈련에 관한 동영상을 본 적이 있다. 시도 때도 없이 짖는다거나, 주인을 무는 등, 이상행동을 하는 반려견을 훈련사에게 데려온다. 훈련사는 대부분의 문제를 해결해준다. 문제를 바로잡지 못했던 주인들과 훈련사의 차이는 무엇일까. 주인들은 문제행동을 할 때마다 주의와 벌을 주었고, 훈련사는 사랑과 격려로 반려견들을 다루었다.

대종사께서는 신심 있고 선량한 제자에게는 조그마한 허물에도 꾸중을 더 하시고, 신심 없고 착하지 못한 제자에게는 큰 허물에도 꾸중을 적게 하시며 조그마한 선행에도 칭찬을 많이 하셨다. 한 제자가 이유를 묻자, "열 가지 잘하는 가운데 한 가지 잘못하는 사람은 그 한 가지까지도 고치게 하여 더욱 훌륭한 사람을 만들기 위함이요, 열 가지 잘못하는 가운데 한 가지라도 잘하는 사람은 그 하나일지라도 착한 싹을 키워 주기 위함이니라." 하셨다. 필자나 여러분처럼 스스로를 부족하고 형편없는 사람으로 치부하는 사람들일수록 칭찬과 격려가 필요하다. 자녀 교육에 관해 심교(心敎), 행교(行敎), 언교(言敎), 엄교(嚴敎)를 언급하시면서 부득이 위엄으로 가르치는 엄교는 자주 쓸 법은 아니라고도 하셨다.

돌아보니, 칭찬할만한 것도 전혀 없지는 않았다. 대단한 수준은 아니지만, 내 일보다는 교당 일을 우선하려고 노력도 했었고, 교화를 위해 졸음을 참아가며 영어공부에 매진하기도 했었고, 교당 내 작은 모임의 책임자로서 노심초사하기도 했고, 일하는 가운데 생긴 갈등관계로 밤잠을 설치기도 했다. 약소하나마 몇 군데 기관에 정기적으로 기부도 했고, 적은 급료였지만, 부모님 용돈도 매달 챙겼던 것 같다.

우리는 칭찬과 격려에 특히나 인색한 것 같다. 자기 자신에게는 더욱. 잘못에 대한 엄격함과 치열한 자기반성도 좋지만, 올해만큼은 칭찬과 격려, 위로가 주가 되는 송년 성찰의 시간이 되기를 소망해 본다.

drongiandy@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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