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자를 바라보는 당신의 시선은?
해 줄 것 없지만 '측은지심'
불쾌함에서 오는 불편함
'나도 삐끗하면…' 두려움
노숙자를 바라보는 첫 번째 시선은 불쌍함이다. 측은하다. 그러나 곧바로 불쾌함에서 오는 불편함이 커진다. '좀 열심히 노력하지'라는 물음이 온다. 그러다 '나도 삐끗하면 그들의 세계로 들어갈 수 있다'는 두려움이 온다. 때때로 이들이 벌이는 소동은 공포감내지 처절함마저 준다.
상당수의 시선은 차갑다. 생활과 밀접하게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LA한인타운 아드모어와 6가길 인근 릴리 어린이 학교 앞에는 텐트 2개가 나란히 자리를 잡고 있다. 이 어린이 학교의 관계자에 따르면 한 텐트는 2년 전부터 학교 앞에 자리를 잡았다. 임신한 여성과 남자친구, 엄마가 함께 살고 있었는데 얼마 전부터는 엄마만 남아 있다고 했다. 게다가 2주전에는 남성 두 명이 함께 사는 또 하나의 텐트도 생겼다.
이 학교 디렉터는 "노숙자들이 종종 소리를 지르고 욕을 하기 때문에 아이들이 겁을 먹는다"며 "경찰에게 아이들 교육에 안 좋다며 학교 뿐아니라 학부모들도 세 차례에 걸쳐 철거해줄 것을 요청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아무것도 해줄 수 있는 것이 없다'는 답뿐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경찰들은 만약 물리적인 폭력이 있을 때 신고하면 그때는 철거 명령을 할 수 있다고 했지만 그때는 이미 늦은 거 아니냐"고 반문했다.
뉴햄프셔와 올림픽 길 작은 몰의 상인들 역시 앞 인도에 있는 노숙자들이 달갑지 않다. 퀵클리 보바의 사장은 "우선 고객들이 싫어한다. 종종 가게에 들어와 화장실을 쓰는데 냄새가 너무 지독한데다가 화장실도 완전히 지저분하게 해 놓고 나간다. 좋을 리가 없지 않냐"며 "시에서는 세금 다 받아가면서 이런 문제도 해결해주지 않는 게 맞는 것이냐"고 강조했다. 바로 옆 헤어숍의 낸시 김 사장 역시 노숙자가 앞에 있는 자리를 잡고 있는 것에 대해 어떠냐고 묻자 "안 괜찮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너무 지저분하다. 특히나 올림픽대로는 한인타운의 중심이 되는 큰 길인데 노숙자들이 이렇게 많이 생기면 우리 가게는 물론이고 한인타운 이미지에 손상을 입는 것이 아니냐"고 전했다.
노숙자 텐트는 거리 청소하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텐트를 철거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규정에는 오전 6시부터 오후 9시까지는 텐트를 치는 것을 금지하고 있지만 대부분이 온종일 텐트를 치고 있는 상황이다.
노숙자로 인한 대형 사고가 발생하기도 한다. 지난 6월에는 LA한인타운 8가 길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했는데 수사결과 노숙자들끼리 말다툼을 벌이다 한 명이 홧김에 방화를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이로 인해 5명이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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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수연·김형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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