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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 출국' 강정호, 2017년 시계 빨라진다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만 적용
내년 MLB 활약에 문제 없을 것

음주사고로 물의를 일으킨 강정호(29·피츠버그)가 최악의 상황에서는 벗어났다. 당초 예정했던 출국일보다 당겨 미국으로 출발 한다.

강정호는 6일 강남경찰서에 출두해 음주사고에 대한 2차 조사를 받았다. 지난 2일 오전 2시 38분께 음주 상태에서 자신의 승용차를 몰고 귀가하다 가드레일을 들이받는 사고로 음주운전 및 사고후 미조치 혐의로 불구속 입건된 강정호는 6일 1시간 정도 추가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경찰은 동승자 유모씨와의 이른바 '운전자 바꿔치기' 혐의를 집중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경찰은 강정호와 동승자의 주장이 일치하는 것으로 보고 해당 부분에 대해서는 '혐의 없음' 판결을 내릴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이 혐의가 입증됐으면 법적으로나 도덕적으로나 더 큰 파장이 불가피했지만 최악의 상황은 면한 것이다. 이로써 이번 사태는 강정호의 음주운전, 그리고 삼진아웃제에 의한 면허 취소 처분으로 일단락될 전망이다.

주한 미국대사관의 한 관계자는 "모든 경우를 일반화시킬 수는 없지만 음주운전으로 법적 처벌을 받을 경우 취업비자 취소나 입국 거부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 자체는 가지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는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

이민법에 밝은 한 변호사는 "특정 기간에 세 차례의 음주운전이 몰려 있다면 취업비자가 취소되는 사태도 예상할 수 있다. 다만 두 번째 음주운전과 이번 사태의 시차가 꽤 있다.

인명피해나 추가 혐의가 드러나지 않았고 피츠버그 구단과 MLB가 사실상 보증을 서는 모양새이기 때문에 내년 MLB 활약은 별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당초 강정호는 연말을 한국에서 보내고 1월에 미국으로 나가 2017년 시즌을 본격 준비할 예정이었다. 경찰에서도 "이르면 이번 주 소환 조사한다"라는 방침이었다. 그러나 출국 일정을 당긴 것으로 알려졌고 그에 따라 예정보다 이른 시점에서 조사를 마쳤다. 빨리 미국으로 가 운동에만 전념하겠다는 심산으로 읽힌다. 비판적인 국내 여론도 고려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강정호의 2017년 시계도 바빠질 전망이다. 일단 출전 정지 징계는 없을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MLB 노사협상에 명시되어 있는 알코올 클리닉 프로그램 이수가 어느 시점에서 이뤄질지가 관심이다. MLB 및 구단의 징계가 나오면 최대한 빨리 이수하는 것이 유리하다. 시즌 중에 이수할 경우 경기에 나설 수 없어 직접적인 출전 정지 징계 효과가 나기 때문이다. 기간은 보통 한 달 정도다. 한 관계자는 "출국 시점을 당긴 것은 이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고 점쳤다.

고개 숙여 사과한 강정호지만 어쨌든 이미지 훼손은 크다. 한국은 물론 미국에도 이 사건이 생생하게 알려지면서 팬들의 시선이 곱지 않다. 팬들과 지역 언론들은 강정호의 음주 사고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는 데 더 큰 충격을 받는 모습이다.


이승권 기자 lee.seungkwon@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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