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진맥 세상] 암은 그냥 방치하라고?

이원영 / 편집디지털국장

가끔 건강 강연 요청을 받는다. 그럴 땐 반드시 시간을 내서 응한다. 이유는 하나다. 의료에 대한 지식이 많지 않은 일반인들에게 '세컨드 오피니언'을 들려주기 위함이다. 보통 사람들은 아프면 약 먹고, 병원 찾아야 한다고 믿는다. 그리고 의사의 말을 금과옥조처럼 여기고 따른다. 맹신 수준이다. 그럴 만도 하다. 대부분 태어나면서부터 약과 병원은 병을 낫게해 주는 '좋은 것'이란 이미지가 뇌리에 심어졌기 때문이다.

다양한 의학적 견해를 알게 되면 보다 지혜로운 판단을 하게 된다. 맹신은 비단 건강 뿐 아니라 어떤 분야에서도 현명한 결정을 못하게 한다. 맹신을 없애고 지혜로워지려면 공부를 하고, 많이 들어서 사고의 폭을 넓히는 것이 중요하다.

강연에서는 약에 의존하면 절대 건강해질 수 없다, 몸에 이상이 생겼다면 그것을 유발한 식생활과 생활습관을 고쳐야지 그걸 방치하고 약에 의존하면 몸은 더 망가진다, 건강한 식생활이 가장 중요하다, 는 요지로 말한다. 결론하여 소식하고 채식 늘리고, 익힌 음식(화식)보다는 익히지 않은 음식(생식)에 익숙해지라고 권한다.

강연 후 빠지지 않는 질문이 있다. "암치료는 어떻게 하는 게 좋아요? 조기검진해서 치료하는 게 최선이지요?" 이렇게 답한다. "이렇게 저렇게 하라고 권면하기에는 매우 중요한 문제입니다. 판단은 오로지 자신만이 해야 합니다.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만약 제가 암진단을 받았다면 치료를 받지 않고 그냥 놔둘 겁니다."

이렇게 말하는 근거는 암치료 무용론을 주장하는 일본의 암전문의 곤도 마코토의 주장에 동의하기 때문이다. 그는 40년 간 수만 명의 암환자를 진료했고 10만 시간 이상 세계 의학논문과 데이터를 읽었다고 했다. 임상 경험과 연구를 바탕으로 '유사암으로 요절하는 사람, 진짜암이어도 장수하는 사람'이라는 책을 냈다. 이 책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암에는 전이가 되지 않는 유사암, 전이가 되는 진짜암 두 가지가 있다는 것이다. 그에 따르면 유사암은 그냥 놔둬도 생명에 지장이 없고, 전이암은 아무리 치료를 해도 결국은 생명을 앗아간다. 아무런 자각증상이 없는데 검진을 통해 암이 발견되었다면 대부분은 유사암이다.

전이암은 조기검진이라고 해도 십수년 진행된 것이어서 고칠 수가 없다. 평소 멀쩡하던 사람이 검진으로 암을 발견하고 이를 치료하다가 면역 약화와 부작용으로 죽게 되는 경우도 많다. 검진에 의한 불필요한 진료와 부작용을 너무도 잘 아는 그는 평생 건강검진을 받은 적이 없다.

결국 유사암은 놔둬도 괜찮고, 진짜암은 절대 고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암은 그냥 방치(암온존요법)하는 것이 가장 좋은 치료법이라는 것이 결론이다. 그는 기성 의료계에선 거센 반발을 받았지만 의료정의를 실현한 공로로 기쿠치간상을 수상했다.

암의 조기발견과 조기치료가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의료계 상식에 대해서 그는 "암 치료는 의료산업을 지탱하는 중요한 기둥이다. 모두가 열심히 암 검진과 치료를 받지 않으면 의료계는 붕괴되고 말 것이다"고 꼬집었다.

책 말미에 '진짜암으로도 오래 사는 사람의 교훈'을 시처럼 정리해 놓았다.

'의사에게 가지 말고/ 약도 먹지 말고/ 검진도 받지 않는다/ 칼로리나 혈압을/ 세세하게 따지지 않고/ 잘 즐기고 걸으며/ 숙면을 취하고/ 혼자서 마음껏 보낼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을 가져라/ 암이나 이상이 있어도/ 나이 탓이라고 생각하고/ 수술을 권하면/ 잘라내지 않겠다고 말하며/ 백신이나 항암제는/ 부작용이 싫다며 거부하고/ 사람들에게 느긋하다는 말을 듣고/ 가야할 때는/ 웃으며 인사하는/ 그렇게 나는 죽고 싶다.'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