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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들 "난 사랑받지 못하는 존재"…자살 충동

10~14세 중학생 자살률 급증
가장 예민한 때 상처 잘 받아

동기가 단순하여 예방이 가능
부모에게 계속 '죽고 싶다'말해
'쓸데없는 소리'라며 무시 말고
관심 갖고 귀기울이면 쉽게 오픈


10~14세 자살률이 현저히 증가했다는 연방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발표가 부모들에게 경각심을 주고 있다. 김 엘리자베스 상담심리학 박사(브레인피트니스 센터 원장)는 "정서적으로 가장 예민하지만 이를 받쳐 줄 만한 인격 형성이 안 된 불안한 상태"라며 "동기가 단순하기 때문에 관심을 가져주면 쉽게 마음을 열어 예방할 수 있다"고 안타까움을 표명했다.

-실제로 중학생 자살충동 케이스가 많은가.

"처음엔 다른 이유로 온다. 상담을 2회 3회 진행하면 '죽고 싶다(want to die)'는 말을 한다."

-10살이면 너무 어린 나이다.

"청소년이나 성인의 자살 동기보다 이들은 어리니까 아주 단순하다. 12살인데 죽고 싶다는 생각은 킨더가튼부터 들었다고 말한다. 이유는 엄마가 동생만 예뻐 해서이다."

-이때 부모들의 반응은 어떤가.

"'어린 것이 뭐가 부족해서 죽을 생각이 들었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하신다. 그런데 이처럼 도저히 눈치채지 못했다는 것이 문제일 수 있다. 왜냐하면 어리기 때문에 자기 안에서 일어나는 죽고 싶은 감정을 감당하기 힘들어서 청소년이나 성인들보다 시도하기 전에 더 자주 많이 주변에 특히 세상에서 가장 사랑과 관심을 갖길 바라는 부모에게 사인을 보내기 때문이다."

-어떤 사인들인가.

"우선 말로 '죽고 싶다'고 한다. 또는 자주 '지루하다 재미없다(boring)'는 표현을 한다. 진행되면서 겉으로 변화가 보인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먹는 것과 자는 것이 평소와 달라진다. 더 많이 먹거나 반대로 안 먹는다. 잠도 평소보다 더 많이 자거나 반대로 한밤 중인데도 일어나서 TV를 보는 등 불면증세를 보인다. 그 다음에 찾아오는 것이 아이의 성격변화인데 자주 화를 내거나 그렇지 않은 아이가 폭력적이 되어 싸움을 자주 일으킨다. 물론 성적도 떨어진다. 그리고 한창 외모에 신경 쓰는 나이인데 머리도 안 감고 빗지도 않고 옷도 신경을 안 쓴다. 살고 싶은 마음이 없기 때문에 만사가 귀찮아 진 것이다."

-자살하려는 원인이 성인과 다른가.

" 다르다. 즉 심한 우울증 조울증이지만 어린 10~14살은 이 같은 우울증세와는 연관이 없는 경우가 더 많다. 앞서 간단히 예를 말한 것처럼 이들이 죽고 싶어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아직 사랑받고 관심을 받아야 하는 시기인데 이것이 충족되지 않다고 본인이 느낄 때 '(그 상황에서) 없어지고 싶다'는 감정을 갖게 되고 그것이 이들에게는 '죽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어떤 상황들인가.

"이 연령층의 아이들이 '나는 부모에게 사랑받지 않는다'고 느끼는 때는 부모와의 관계 친구와의 관계이다. 아빠가 혹은 엄마가 애정표현보다는 '야단'을 주로 칠 때 아이는 부모가 자신을 사랑한다고 느끼기 힘들어진다. 이혼 가정의 아이들에겐 더욱 뚜렷한 경우가 많이 나타난다. 형제와 관계도 크게 작용한다. 비록 한 두 살 위라도 형이 덩치가 크고 성격이 거칠어서 자주 때릴 때('엄마한테 말하면 죽어' 라는 협박과 함께) 이 아이는 가족인 형이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에 큰 상처를 받기 때문이다. 이외에 집단구타 혹은 사람들 앞에서 심한 창피함 놀림을 받았을 때 육체적 성적 학대가 여기에 해당되는 상황이라 하겠다."

-자살충동이 있는 아이들의 공통적인 성향이 따로 있나.

"충동 조절이 잘 되지 않는 성향일수록 가능성이 크다. 또 자긍심이 약한 아이들에게 많다."

-가족력도 영향이 있나.

"가족 중에 조울증이나 우울증을 가진 사람이 있을 때 가능성이 클 수밖에 없다. 또 자살한 사람이 있을 때도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 마약과도 관계가 있다는데.

"약의 기운으로 몽롱한 상태에서 상황판단을 못하고 충동으로 그대로 자살 시도를 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마약을 하는 아이들은 어떤 힘든 상황 스트레스가 왔을 때 극복보다 '쉽게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마약을 선택한다. 따라서 마약을 하는 아이들의 성향이 어떤 힘든 상황이 닥쳤을 때 죽음을 택하기 쉬운 것이다."

-아이에게 자살하려는 사인이 느껴졌을 때 부모는 어떻게 해야 하나.

"아이가 '죽고 싶다' '지루하다' 는 말을 처음에 했을 때는 그대로 지나칠 수 있다. 그러나 두어 번 계속 되면 적신호로 받아들여야 한다. 즉 귀를 기울일 때라는 뜻이다. 절대로 '어린 것이 못하는 소리가 없어' '쓸데없는 생각 말고 공부나 해'라는 말은 절대 하지 말 아야 한다. 아이가 속으로 자살할 마음을 더욱 다지게 만들기 때문이다. '우리 아이가 뭔가 힘들어 한다'고 받아들이면서 귀를 기울여 이야기를 하는 것이 너무도 중요하다. '뭐 힘든 일이 있구나' 하면서 학교 친구 이야기를 꺼내고 점차 '엄마나 아빠 또는 형 때문에 화난 것이 있으면 말해 보렴'하면서 아이 편에서 이해하려는 마음 자세가 중요하다. 이 연령의 아이들은 말 그대로 '어리고 단순하고' '혼자서 해결할 능력이 없기 때문에' 조금만 부모가 관심을 보이면 쉽게 마음을 열고 말을 한다. 지금 이 연령층의 아이들이 자살률이 높아진 것에 대해 우리 상담심리학자들이 마음 아파하는 이유도 예방이 오히려 쉽기 때문이다."

-자살 성공은 남학생과 여학생이 어떠한가.

"성인들과 비슷하다고 하겠다. 남학생들보다 여학생들이 자살 시도가 많지만 성공하는 것은 남학생 쪽이 높다. 여학생들은 타이레놀을 과다 복용한다거나 하는 거라면 남학생들은 부모의 권총을 사용하는 등 좀 더 과격하기 때문이다."

-가주에서도 마리화나가 법적으로 사용이 가능해졌는데 이것은 어떤가.

"앞서 언급했듯이 마약 자체가 직접적인 자살 동기는 안 된다. 그러나 어린 나이부터 마약에 손을 댄다는 것은 힘든 상황을 의지적으로 견디어 내지 못하고 도피하려는 성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두뇌를 보면 기억력을 관장하는 부위가 마리화나를 할 사람들은 점점 작아진다. 기억력의 감퇴는 인지능력과 직결되고 이것은 치매와 알츠하이머와 연관될 수밖에 없다. '차세대는 암이 문제가 아니라 치매와 알츠하이머'라고 말하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염려된다."

-부모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거듭 말하지만 '죽고 싶다' '재미없다 지루하다'는 말을 들으면 귀 기울이고 대화를 시도할 것. 불가능하면 전문 상담가 도움을 받을 것. 가장 불안정한 시기인 만큼 아이가 필요로 하는 사랑 관심을 주지 않으면 일생 문제로 남기 때문이다."


김인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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