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프렌티스(NBC 방송 프로)를 보면 트럼프가 보인다'
인수인계 키워드는 '무한경쟁'
국무·법무장관직 원하면 싸워라
'어프렌티스(The Apprentice)'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2004년부터 호스트로 출연한 NBC 방송의 인기 서바이벌 리얼리티 TV쇼다. 지난해 대선출마를 선언하면서 NBC와 연장계약을 포기한 트럼프 당선인은 국무장관, 법무장관 등 굵직굵직한 자리를 누구에게 줘야할지를 놓고 고민하고 있다.
그런데 측근들에게 요직을 그냥 주지 않고 경쟁을 통해 최종 선택을 하겠다는 모양새다. 마치 어프렌티스에서 트럼프가 견습생 후보들 중 누가 더 잘하나 지켜보다가 성과가 떨어지는 후보를 향해 가차없이 "당신은 해고야!(You're fired)"를 외쳤을 때를 연상케 한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도 15일 "요직을 서로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칼싸움(knife fight)' 수준으로 변모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는 당초 인수인계 위원장직에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를 택했다가 마이크 펜스 부통령 당선인으로 갑작스럽게 교체했다.
크리스티는 부위원장으로 내려앉혔다.
당초 법무장관직이 유력했던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 시장도 견습생 처지다. 그가 국무장관직을 원한다고 밝히자 트럼프는 경쟁 상대를 붙였다. CNN에 따르면 국무장관직을 놓고 줄리아니가 존 볼튼 전 UN 주재 미국 대사와 경쟁하고 있다.
이미 트럼프에게 해고당한 이들도 줄줄이 나오고 있다. 특히, 크리스티파 인물들이 차례로 제거되는 모습이다. 안보 정책을 자문해온 마이크 로저스 전 하원 정보위원장이 최근 쫓겨났다.
트럼프 인수위 사정에 밝은 한 전직 관료는 15일 워싱턴포스트(WP)와 인터뷰에서 로저스를 비롯한 몇몇 인사들의 사퇴에 대해 "크리스티와 연관된 사람들이 숙청되고 있다"고 말했다.
어프렌티스에서 트럼프는 견습생 후보들 중에 누구를 해고해야 할지 최종 결정을 내리기 전에 자신의 기업인 트럼프 오거나이제이션의 부회장들인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와 차남 에릭, 딸 이방카와 의견을 나누는 장면이 여러차례 나왔다.
이번 인수인계 과정에서 크리스티파 숙청에는 트럼프의 사위이자 이방카의 남편인 제러드 쿠시너의 입김이 컸다는 전언이다. 쿠시너가 크리스티에게 복수를 꾀했다는 것이다. 크리스티는 연방 검사 시절인 2004년 쿠시너의 아버지를 탈세 등의 혐의로 기소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인수위에서 외교국방 분야 2인자로 일하던 매튜 프리드먼도 해고됐다. 프리드먼도 크리스트파로 분류된다. 트럼프는 '거래의 기술' 등 자신의 저서에서도 언급했듯, 사람을 기용할 때 충성심을 가장 중요시한다고 밝힌 바 있다. 폴리티코는 트럼프가 캠페인 기간 동안 언론의 공격으로 위기에 처할 때 크리스티가 자신을 옹호하는 데 소극적이었다는 점이 둘의 관계를 소원하게 했다고 분석했다.
한편, 트럼프는 자녀들에게도 극비문건을 열람하게 할 수 있는지 여부를 알아보고 있다는 CNN 보도에 대해 트위터를 통해 "자녀들에게 극비문건을 열람할 권한이 있는지 여부를 알아본 적은 없다. 완전한 오보"라고 반박했다.
원용석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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