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성폭력에 대한 편견

권미경 박사

성폭력에 대한 편견에서 벗어나 올바른 시각을 갖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성폭행 피해자로 하여금 사회의 잘못된 편견과 차가운 시각에서 벗어나 정당한 권리와 보호를 받게끔 도와줘야 합니다. 그래야 피해자가 두려움보다는 용기를 갖고 트라우마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성폭력에 대한 올바른 시각은 성폭력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에게 적합한 책임을 물을 수 있습니다. 일반인들이 갖고 있는 성폭력에 대한 편견들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인식하고 그에 대한 올바른 지식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먼저 성폭력의 가해자는 피해자와 모르는 사람일 거라는 편견이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성폭력 가해자는 피해자가 잘 아는 사람들입니다. 이 사실은 이미 성폭력에 대한 많은 연구결과들에 의해 입증된 사실입니다. 그 관계는 현재나 과거의 연인 관계일 수 도 있겠고, 친구 관계이거나 룸메이트, 학교 친구, 직장 동료 등의 아는 친분을 가진 관계일 수 있습니다.

따라서, 많은 사람들은 성폭력 사건에 가해자로 지목된 사람이 피해자와의 연인 또는 친구 관계라는 사실만으로 연인 또는 친구 관계에서 있을 수 있는 성적 행위라고 생각하는 것은 성폭력에 대한 잘못된 생각이며 편견입니다. 성폭력은 피해자와 가해자와의 관계 유무를 떠나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행하는 범죄 행위입니다.
성폭력은 피해자의 야한 복장이나 자극적인 태도 때문에 일어난다고 생각하는 편견도 있습니다. 하지만 성폭력은 한 개인이 다른 개인에게 파워를 행사하여 폭력적인 행동으로 일어나는 범죄 행위 입니다. 피해자가 야한 복장을 하였거나 자극적인 언행을 하였다 하더라도 그것이 성폭력을 유발하지 않습니다. 성폭력은 피해자의 복장이나 언행에 의해 결정되어지는 범죄 행위가 아닙니다. 성폭력은 피해자의 복장이나 행동에 관계없이 가해자의 성적인 폭력 행위로 결정되어지는 범죄 행위 입니다.

성폭력 피해자들은 성폭력 직후에 바로 경찰에 신고할 것이다. 신고를 하지 않거나 신고를 늦게 할 경우에는 돈을 요구하거나 가해자에 대한 보복 및 다른 의도가 있기 때문이라는 편견도 있습니다. 하지만 성폭력 직후, 성폭력을 당했다고 누군가에게 이야기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한 개인이 성폭력이 일어난 후에 겪게 되는 심리적인 충격과 혼동감, 두려움, 분노, 실망감 등은 성적 트라우마가 일어 났을 때 겪게 되는 복합적인 감정들입니다. 그것은 성폭행을 말함으로써 성폭력에 대한 트라우마를 다시금 경험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가해자의 보복은 물론 자신의 성폭력 사실을 어느 누구도 믿지 않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입니다. 사실상, 성폭력 피해자들은 성폭력 직후 경찰에 신고하기 보다는 아는 친구나 지인들에게 먼저 이야기를 하는 것도 바로 이러한 트라우마 때문입니다. 따라서 성폭력 신고를 바로 하지 않거나 늦게 하였다고 하여 성폭력이 일어난 사실을 부인하는 것은 잘못된 인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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