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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치페이, 값싼 메뉴…LA도 김영란법 '바람'

김영란법 50일 달라진 LA 풍속

카드 여러장, 뒤탈 우려 현금 결제도
저녁 대신 점심 전환…관련 문의 잦아
'직무 관련성' 확대 해석이 최대 쟁점


시행 50일째를 맞고 있는 소위 '김영란법'(한국 부정청탁방지법)으로 LA 한인사회에서도 속도는 느리지만 적지 않은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김영란법의 적용 대상에 있는 한국 공관과 정부 산하기관 파견 직원, 지자체 파견 직원, 지상사 파견직원들은 법 시행 50일 동안 사실상 '눈치 작전'을 벌여 왔다. 딱히 시범 케이스가 나온 것도 없어서 답답하지만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 지자체 파견 공무원은 "관련 내용을 총영사관에 문의했지만 역시 '명확한 것은 없으니 조심해야 한다'는 말만 돌아왔다"며 "한국의 경우도 마찬가지여서 상사나 동료 직원들에게 물어보고 있지만 오해받을 수 있는 상황에 유의하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는 것 같다"고 전했다.

김영란법의 가장 핵심이 되는 부분은 바로 '직무 연관성'이다. 우연한 자리에 친목이나 업무 연관성 없이 사적인 배경으로 모였다고 하더라도 연관성을 확대 해석할 경우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LA총영사관 구승모 법률영사는 "미주 지역은 대외 행사가 많고 한국보다 만남 내용, 심지어는 만남 자체가 도드라질 수 있는 환경이기 때문에 관련자들이 더욱 어려워하는 경향을 보게 된다"며 "최근에 미주지역 언론이나 한국 지자체 파견 공무원들과의 모임과 식사, 선물에 대해 문의하는 사람들이 있었다"고 전했다.

총영사관 관련 업무 담당자들에 따르면 한인사회 주요 인사들과 단체장들도 필요한 경우 이런 저런 문의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란법은 '한국내 정기간행물에 등록된' 신문, 잡지, 방송을 기준으로 법을 적용하기 때문에 미주지역 언론들은 사실상 대상에서 배제된다. 하지만 한국 언론에서 파견한 특파원이나 해외 연수자, 주재원은 여전히 해당된다.

친목과 직무관련성의 경계는 여전히 판례가 나오지 않은 상태라 되도록이면 비용을 각자 부담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 한국법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문지혜 총무영사는 "영사관도 매 행사 때마다 행사의 성격과 직무관련성을 따져서 스스로 검증하는 절차를 거치고 있다"며 "대부분의 영사관 공식행사들은 적용 대상이 아니라는 판단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김영란법 때문에 지상사 파견 직원이나 한국 정부 및 로컬정부에서 파견한 공무원들이 몸을 움츠리다 보니 일부 한인식당들도 영향을 받고 있다. 이들이 많이 찾는 대형식당들 위주다. 가장 두드러진 현상은 '나눠서 지불' 하는 트렌드다.

한 한식당 관계자는 "김영란법 때문에 예약이 줄거나 크게 매출의 차이가 발생하지는 않지만 공관이나 기관 손님들이 좀더 저렴한 메뉴를 찾고 있는 점은 두드러진다"며 "특히 액수가 높아질 경우 여러 장의 카드로 지불을 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다른 식당의 매니저는 "이런 저런 목적으로 방문하는 한국 지자체 관계자들이 카드보다는 주로 현금으로 결제를 하는 점은 좀 달라진 현상"이라며 "누군가 접대를 해야하는 경우나 액수가 많은 경우는 더더욱 그런 경향이 짙다"고 설명했다.

한 지상사 파견 직원은 "김영란법 시행 이전에는 한국서 파견된 공무원이나 업무 관련 당사자들과 골프도 치고 식사도 하곤 했다"며 "당분간은 골프, 저녁식사를 하지 말라는 본사 지침이 내려와 최근에는 필요한 경우에도 간단하게 점심을 한다"고 전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달 말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관련 업계의 70%는 당장 어려움에 봉착했다고 답했으며 65%는 매출 감소가 확연하다고 답해 그 심각성을 토로한 바 있다.

한편 지난주 까지 한국 경찰청에는 관련 제보와 신고가 총 800여 건 접수됐으며 곧 관련 조치가 이뤄져 법원의 판단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최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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