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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인플레 조짐…채권시장 '10년 파티' 끝났다

물가 뛰고 임금도 올라
그린스펀, 인플레 가속 진단
"국채 10년물 5%까지 갈 것"
전문가 "채권 → 주식 옮길 때"


*그래픽을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10년 가까이 이어져 온 채권의 전성기가 막을 내리는 걸까. 주식에 비해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채권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전 세계 뭉칫돈들이 몰리며 몸값이 한껏 높아졌다.

채권가격이 높아지니 이와 반대로 움직이는 채권금리(채권수익률)는 떨어져 올 들어 미국과 한국 모두 10년 만기 채권금리가 1%대에 머물러 있다. 이는 10년짜리 채권과 1년짜리 예금통장의 이자 수익이 비슷하다는 얘기인데, 향후 경제를 비관하는 경제 주체가 많아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매우 낮게 유지되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다.

그러나 분위기는 바뀌고 있다. 미국에서 물가 상승 조짐이 뚜렷이 나타나는 가운데 연방준비제도(Fed)도 오는 12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채권가격은 기준금리(또는 시장금리)가 오르면 떨어진다. 금융.투자업계에선 기존 채권을 보유한 투자자들이 금리 인상에 따른 채권 가격 하락을 고려해 차익 실현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채권에서 이탈한 돈이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주식으로 옮겨가는 '채권시대의 종말'이 머지않았다는 얘기다.

앨런 그린스펀 전 Fed 의장은 7일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이 가속 초기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며 "조만간 10년 만기 국채는 유례없는 저금리에서 벗어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곧(fairly soon) 3~4%대를 돌파하고 역대 수준인 5%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의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연초 연 2.25%였다가 지난 7월 초 1.3%대까지 떨어지는 신기록을 세웠다.

채권시장 과열은 전 세계적인 현상이다. 독일을 비롯해 유럽 국가들의 장기 국채 금리도 모두 마이너스다. 헤지펀드인 엘리엇매니지먼트의 폴 싱어 회장은 "마이너스 금리에 거래되는 글로벌 시장의 채권 규모가 13조 달러를 넘어섰다. 채권시장에 역사상 최대 규모의 버블이 끼어 있다"고 지적했다.

채권시장 과열의 원인은 복합적이다. 안전자산 선호에 따라 장기채권 수요가 높았고, 각국 중앙은행이 양적 완화를 위해 금융시장에서 채권을 직접 매입하면서 몸값을 높였다. 달러 강세는 미국의 수입물가를 하락시키고 유가 하락도 전반적인 제품 가격을 떨어뜨려 저물가를 야기시켰다. 저물가로 인해 기준금리를 올릴 상황이 못 되자 채권가격은 높아지고 채권금리는 떨어졌다. 2007년 6월 말 5%가 넘던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지난 7월 6일 1.37%까지 떨어졌으니 만약 이 기간에 이 국채를 가지고 있었다면 짭짤한 자본 차익을 얻은 셈이다.

그러나 최근 발표한 미국의 3분기 근원인플레이션(변동성이 큰 식료품과 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물가)은 1.7%로 2년 만에 가장 높았다. 3분기 임금도 지난해 대비 2.4% 증가해 2009년 이후 가장 빠른 속도로 늘었다. 연방 정부는 정상적인 인플레이션 신호를 반기며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다. 그린스펀 전 의장은 "초기 인플레이션이 채권 강세장의 마지막을 상징할 수 있다"고 했다.

노근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인플레이션에 따라 미국이 몇 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하고 나면 Fed가 보유하고 있는 채권 매각이 핵심 이슈로 떠오르게 될 것"이라며 "채권시장의 파티는 끝나가고 있으며 채권에서 주식으로 투자비중을 이동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소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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