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여성 대통령 vs 첫 아웃사이더 대통령
누가 돼도 미국 정치 새 역사
주요 정당 여성 본선후보도 없던 미국
클린턴 당선 땐 성별 벽 무너지는 것
멜라니아는 첫 이민자 영부인 돼
제45대 미국 대통령을 뽑는 이번 선거는 최고 비호감끼리의 대결, 가장 추잡한 선거전으로 전개 과정에서부터 과거엔 볼 수 없었던 진풍경을 남겼다. 선거가 마무리된 뒤 결과도 새로운 기록으로 역사에 남을 예정이다.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과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미국에서 전례 없는 배경과 이력을 가진 후보들이기 때문이다.
클린턴은 승리하면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 된다. 2008년 대선에서 버락 오바마가 최초의 흑인 대통령으로 당선돼 인종의 벽을 허문 데 이어 성별의 벽도 무너지는 것이다.
미국에선 1872년 빅토리아 우드헐이 최초로 대권도전에 나선 이래 여성 36명이 당의 지명을 받은 대선 후보가 됐다. 그러나 이들이 속한 당은 모두 사회주의노동당 등 군소정당이었다. 민주.공화 양당에선 여성 본선 후보도, 여성 부통령도 탄생하지 않았다. 클린턴이 당선된다면 140년 넘게 이어진 여성의 도전이 마침내 성과를 거두는 셈이다. 클린턴은 부부 대통령이라는 진기록도 세우게 된다.
한국 입장에서 클린턴은 최초의 지한파 대통령이 될 수 있다. 당선 땐 15대 대통령인 제임스 뷰캐넌 이후 첫 국무장관 출신 대통령이 되는 클린턴은 장관 재임 시절 아시아재균형정책(Pivot to Asia)을 주도했다. 북한 정권과 한.미 동맹에 대해 충분히 이해한 상태에서 취임할 수 있다. 또 국무장관 시절인 2012년엔 "미국의 모든 문서에 일본군 위안부를 '강제적 성노예'로 표현하라"고 지시하는 등 현안에 대한 관심도 보였다.
'8년 주기설'도 1857년 이후 처음으로 깨진다. 민주당 후보가 선거를 통해 연속으로 대통령에 당선된 건 역대 두 번뿐이다. 14대 프랭클린 피어스에 이어 1857년 취임한 뷰캐넌이 마지막이었다. 이후에도 프랭클린 D 루스벨트-해리 트루먼, 존 F 케네디-린든 존슨의 연이은 취임이 있었지만, 전임자의 사망에 따른 승계였다.
트럼프가 승리해도 유례없는 기록들이 만들어진다. 무엇보다 트럼프는 군이나 정치 경력이 전혀 없는 완전한 워싱턴의 아웃사이더다. 64년 34대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대통령도 의원이나 주지사 경력 없이 대권을 획득했다. 하지만 그는 제2차 세계대전 중 연합군 최고사령관, 1950년 창설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군 최고사령관을 지내는 등 군인으로서 최고의 경력을 지녔다.
트럼프는 역대 최고령 대통령이 될 수도 있다. 지난 6월 70세 생일을 맞이한 그가 취임한다면 69세 341일째 날에 취임했던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의 기록은 깨진다. 부인인 멜라니아 트럼프 역시 기록을 남길 수 있다. 슬로베니아 출신으로 트럼프와 결혼한 뒤 미국 국적을 취득한 멜라니아는 최초의 이민자 출신 퍼스트레이디가 된다.
홍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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