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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D-1 긴장하는 세계경제] 혹시 브렉시트처럼?…트럼프 리스크에 미 증시 연일 하락

초대형 리스크가 글로벌 경제에 상륙했다. '미국 대선' 리스크다.

금융시장이 먼저 맛을 봤다. 뉴욕 증시의 S&P500 지수가 9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1980년 12월 이래 겪어 보지 못한 장기 하락 행진이다. 지난 4일엔 고용시장에서 청신호가 나왔는데도 주가 하락을 막지 못했다. '신규 일자리 창출 16만1000개, 실업률 4.9%, 시간당 임금 2.8% 상승(전년 동월 대비)'은 콧노래가 나올 법한 실적이다. 하지만 대선 리스크 앞에선 소용없었다.

글로벌 통화시장도 출렁였다. 지난 일주일 새 달러화 가치는 1% 이상 빠지고, 일본 엔화 가치는 2% 이상 올랐다. 금값은 약 3% 상승했다.

하지만 이 정도 충격은 서막에 불과할지 모른다. 시장을 흔든 것은 대선의 불확실성이다. 힐러리 클린턴(민주당)의 낙승이 점쳐졌던 선거가 도널드 트럼프(공화당)의 맹추격으로 초접전 국면이 됐기 때문이다. 트럼프의 승리는 예상 시나리오 밖의 일이다. 시장은 통념을 깨뜨린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의 충격을 떠올리며 불안감에 몸을 떨고 있다.



선거는 변화를 가져온다. 하지만 '클린턴 리스크'가 미풍이라면 '트럼프 리스크'는 허리케인이다. 클린턴이 큰 틀에서 질서 수용자라면 트럼프는 현상 타파, 기존 질서 파괴를 추구한다. 트럼프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등 미국이 맺은 자유무역협정(FTA)을 재협상하겠다고 했고, 중국에 대한 무역 보복(45% 관세 부과와 환율조작국 지정)과 파리기후협약 무효화를 공언했다. 그의 말대로라면 글로벌 경제가 발 딛고 있는 패러다임의 일대 변화가 불가피하다.

트럼프 승리 후 증시에 대한 일반적 예상은 주가 폭락이다. S&P500 지수가 13%까지 빠질 것이란 대형 투자은행(IB) 바클레이스의 예측이 가장 암울하다.

미국 증시 급락은 세계 증시 하락에 방아쇠를 당길 수 있다. 씨티그룹은 MSCI 신흥시장 지수가 즉각 최소 10%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글로벌 통화시장엔 격랑이 예고돼 있다. 우선 달러화 가치는 급락이 예상된다. 미국 경제의 항로에 대한 불확실성이 1차적 이유다. 브렉시트 때 영국 파운드화 폭락과 닮은꼴이다. 여기에 연방준비제도(Fed) 변수가 가세한다.

재닛 옐런의 Fed는 시장이 이렇게 요동치면 금리 인상을 미룰 만반의 준비가 돼 있다. 달러화 약세는 심화된다. 선진국 통화 가치는 반사효과에 따른 강세를 띤다. 노무라증권은 단기적으로 엔화 가치는 4.7%, 스위스 프랑은 1.2%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엔화의 경우 달러당 99엔 선까지 갈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신흥시장은 피해자다. 트럼프가 일으키는 보호무역의 돌풍은 수출시장을 냉각시킨다. 시몬 존슨 전 국제통화기금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의 승리는 세계 교역을 대공황 시기로 되돌려 놓을지 모른다"고 말했다. 신흥국 통화 가치는 추락이 불가피하다. 대미 수출 의존도가 80%에 달하는 멕시코가 단적인 사례다. 페소화 가치가 8.6% 떨어진다는 전망이 있다(노무라증권).

한국 경제 역시 트럼프 리스크의 한복판에 서 있다. 글로벌 수출시장 전반이 위축되는 데다 중국이 입을 충격의 상당 부분이 고스란히 전이되기 때문이다. 안전자산을 좇는 글로벌 자금은 아시아의 현금자동입출금기(ATM)인 한국에서 발을 빼는 데 익숙하다. 스웨덴 투자은행 SEB는 아시아 신흥국 통화 가운데 한국 원화가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콕 집어 말했다. SEB는 달러당 원화 가치가 1180원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더 큰 문제는 이런 먹구름이 최순실 사태에 따른 국정 리더십 공백 위로 덮쳐 온다는 점이다. 원화 약세와 주가 하락이 연쇄적으로 벌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뉴욕=이상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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