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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와 힐러리…공약도 '극과 극'

내일 기다렸던 미 대선이 열린다. 대선사상 첫 아웃사이더 vs. 인사이더. 또 첫 남성후보 vs. 여성후보다.

도널드 트럼프(공화)와 힐러리 클린턴(민주). 둘은 이미지 만큼이나 공약도 '극과 극'이다. 트럼프는 '미국 우선주의'를 천명했다. 글로벌화가 미국 중산층과 빈곤층에 재앙이 됐다고 주장하면서 제조업을 살려야 한다는 게 그의 공약의 요지다.

힐러리는 정반대. 현 오바마정부처럼 글로벌화를 계속 이어가고 미국이 세계 대통령으로 입지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트럼프의 선거 슬로건은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 최근에는 'Drain the Swamp(워싱턴 부패를 일소하겠다)'도 사용하고 있다. 힐러리는 '그녀와 함께(I'm with Her')이다.

인사이더 vs. 아웃사이더

◆안보

힐러리는 철저한 개입주의자다. 동맹국들과의 공조와 파트너십을 강화해 확대해 나가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미국이 시리아와 리비아에 무력개입을 한 것도 힐러리 당시 국무장관이 주도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매파 기질의 힐러리로 인해 중동이 쑥대밭이 되면서 IS가 급부상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트럼프는 외국정부 관여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미국이 국가부채 20조 달러에 허덕이고 있기 때문에 독일, 한국, 사우디아라비아 등의 경제 강국에 주둔비를 더 받아야 하는 처지라는 것이다.

이란 핵협상에 대해서도 두 후보는 180도 다르다. 힐러리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 초대 국무장관을 지내면서 이란 핵협상을 시작했다. 이후 존 캐리 국무장관이 들어서며 이란 핵협상을 체결했으나 내용 면에서 거센 논란이 이어졌다.

이란 핵협상에는 이란에 ▶1500억 달러 지급 ▶핵사찰하기 24일 전에 미리 통보 ▶이란에 자체 핵사찰 권한 부여 ▶이란이 타국으로부터 공격받을시 미국이 보호 ▶미국이 붙잡아 놓았던 이란 테러리스트 5명 송환 등의 내용이 담겨있다. 하지만 이런 파격 조건에도 미국이 이란에 붙잡힌 미국인 4명의 송환에 실패해 비판이 많았다.

이후 오바마행정부는 테러리스트 의혹 인물 21명을 추가로 이란에 내줬고, 현찰 17억 달러까지 지급한 후에서야 포로 4명을 돌려받았다.

트럼프는 "역사상 최악의 거래"라고 강도 높게 비난하면서 이란 핵협상을 재협상하도록 이란을 강력하게 압박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반면 힐러리는 "이란의 핵개발을 막기 위해서 필요한 조치였다"며 협상내용을 바꾸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북한문제

트럼프는 '북한 문제=중국의 문제'라는 견해다. 그는 "세계에서 중국만이 북한을 100% 컨트롤하고 있다"면서 북한 이슈는 중국과의 거래를 통해서만 해결할 수 있다고 했다. 단, 김정은과 직접대화 가능성은 열어놓았다. 힐러리는 북한의 핵실험과 관련해 향후 가능한 모든 제재와 압박수단을 이용할 것이라며 강경노선을 택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제

트럼프가 기득권의 공격을 받고 있는 것은 경제 공약 때문이다. '제조업 살리기'가 그의 간판 경제 공약이다. 그는 포드 자동차와 캐리어 에어컨 회사 등 미국의 기업들이 공장을 계속 해외로 내보내 미국 중산층을 죽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행위를 하는 기업들에 관세 35%를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힐러리는 부자증세와 함께 투기자본과 불로소득에 과세를 하겠다고 밝혔다. 아웃소싱 기업에 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연소득 100만 달러가 넘는 경우 최소 30% 세율을 부과하고 연소득 500만 달러가 넘는 경우에는 4% 할증 과세하는 방안이 부자증세 골자다. 주식 단타매매와 부동산 단기보유 자산에 대한 자본이득세를 강화하고 기업이 노동자에게 주는 이익의 15%에 대해서는 2년간 세액공제를 해주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트럼프는 기업에 대한 감세방안을 내놓았다. 또 소득 최상위 계층의 세율을 39.6%에서 25%로 인하하고 개인소득 2만 달러, 부부합산 5만 달러의 저소득층에게는 연방 소득세를 전액 면제하겠다고 했다. 또 법인세는 현 최고 39%에서 15%로 대폭 삭감하겠다고 했다. 기업들의 이윤을 높이면 직원들의 월급도 상승한다는 논리다.

특히, 월스트리트의 헤지펀드 매니저에 대해 세금을 물리겠다는 공약이 기득권의 신경을 제대로 건드렸다. 그는 세금감면으로 줄어드는 세원은 다양한 분야에 걸쳐 있는 소득공제와 세액공제제도를 폐지하거나 감축해 충당하겠다고 했다.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과 한·미자유무역협정 등 이미 발효된 양자 무역협정을 놓고 힐러리는 지지, 트럼프는 재협상할 것이라고 밝혔다.

◆불법체류자

트럼프는 범법행위를 저지른 불법체류자를 즉각 추방하겠다는 강경 입장을 밝혔다. 불체자 보호도시에 대한 예산 할당도 없애겠다고 했다. 멕시코 국경에는 장벽을 올려 불법이민과 마약운반을 중단하겠다고 했다. 트럼프는 불체자들로 인해 테러와 범죄가 발생하고 미국인들의 일자리가 빼앗기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힐러리는 대통령이 되면 임기 100일 내에 이민개혁법안을 최우선으로 추진하겠다고 공약했다. 법안은 1100만 명의 불체자들을 구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사회복지

사회복지정책의 주된 쟁점은 오바마케어의 지속 여부다. 트럼프는 프리미엄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면서 즉각 폐지를 주장했다. 힐러리는 오바마케어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인물 비교

공약이 다른 만큼이나 두 주자에 조언하는 인물군에도 차이점이 많다. 힐러리 캠프는 주로 빌 클린턴 행정부나 오바마 행정부에서 활약했던 인물들이 가담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의 측근 역할을 해온 존 포데스타 백악관 선임고문이 선대본부장이다. 또 외교안보팀에는 최측근인 제이크 설리번이 외교안보팀을 이끌고 있고 빌 번즈 전 국무부 부장관(현 카네기국제평화연구원 원장)과 이란 핵협상의 미국 측 대표였던 웬디 셔먼 전 정무차관이 있다. 북핵문제는 아시아 통인 로라 로젠버거가 맡고 있다.

트럼프 캠프에서는 외교·안보팀의 수장인 제프 세션스 앨라배마 상원의원의 영향력이 크다. 또 트럼프가 '대 테러 전문가'라고 평한 월리드 파레스 국방대 교수가 외교안보 고문을 맡고 있으며, 카터 페이지 글로벌에너지캐피털 창립자와 벤 카슨 참모 출신의 조지 파파도폴로스 허드슨연구소 에너지안보 분석가도 외교안보팀에서 활약하고 있다.

켈리앤 콘웨이가 선대본부장이다. 미국 대선 사상 양당 통틀어 최초의 여성 선대본부장이다.


원용석 기자 won.yongsuk@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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