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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블 버킷리스트] '시암왕국<태국 치앙마이>'의 고대도시가 손짓하네

불교사원서 공양 드리고
코끼리캠프, 사육사 체험
풍등 띄우며 소원도 빌고

강변으로 드리워진 나뭇가지 여기저기에 초롱불이 일렁인다. 전구를 끼운 초롱일진대 초저녁부터 홀짝거리던 '쌩쏨(태국 전통주)'탓인지 몸도 마음도 등불처럼 나른해진다. 도심을 가로질러 흐르는 삥강에 노을이 겹친다. 원래 그랬는지 아니면 낮에 뿌린 소나기 때문인지 강은 흙탕물이다. 그 수면에 노을이 어려 색깔이 더욱 고우니 아이러니하다.

방콕에 이어 태국 제2의 도시로 자리매김한 치앙마이가 길고 긴 우기를 견디고 제철을 맞이하고 있다. 아열대의 기후답게 10월부터 녹음이 절정을 향해 간다. 여행자들에겐 천국의 날씨다.

문화적ㆍ경제적으로 중요한 위치로 성장해 태국 북부의 비공식적인 수도 역할까지 띠게 된 치앙마이는 1296년 치앙마이를 세운 멩라이 왕에 의해 란나왕국의 수도가 됐다. 도시는 버마에서의 계속되는 위협 이후로 점차 쇠퇴하면서 도시는 중요성을 잃어 갔고 결국 버마와 태국의 아유타야 왕조에 점령되었다. 1774년에 딱신 왕의 도움으로 버마를 물리치면서 치앙마이는 공식적으로 시암 왕국의 일부가 되었다. 지금은 현대적인 관광도시의 면모를 띠면서 매년 약 1000만 명에 가까운 관광객이 찾는 도시가 됐다.

아침나절엔 전통사찰에서 스님들께 공양을 올렸다. 파초잎에 싼 쌀밥과 음료 꽃 등을 바치는 체험을 한 것이다. 그다지 크지는 않았지만 지붕 용마루는 유난히 높고 처마는 황금색 용 장식으로 빛나고 있다. 화려하고도 정갈한 사찰은 관광사찰의 분위기가 물씬하다.

이어 도심에서 북동쪽으로 10마일 정도 떨어진 도이수텝 산 정상에 위치한 '왓 프라탓 도이수텝(Wat Phra That Doi Suthep)을 찾았다. '부처의 사리를 모신 사원'이라는 의미를 가진 이 사원은 란나왕조 때 흰 코끼리가 부처님의 사리를 싣고 스스로 이곳 도이수텝 산마루까지 올라가 그 자리에서 울고 탑을 세 바퀴 돌더니 쓰러져 숨을 거두었다고 한다.

이를 본 사람들이 이를 신의 계시라 여기고 그 자리에 체디(탑)를 세워 사리를 모셨다는 전설이 있는 곳이다. 치앙마이를 찾는 이들은 누구나 이곳을 들른다는 이 고장의 상징과도 같은 사원이다. 산 중턱에서부터 거대한 용 두마리가 지키는 306개의 계단을 올라야만 대형 황금불탑을 만날 수 있다지만 나는 윗쪽에 난 엘리베이터를 이용했다.

드디어 사원의 중앙 마당 거대한 황금불탑이 시야를 압도한다. 네 귀퉁이에는 거대한 우산 모양 금세공 장식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탑 둘레 사람 키높이에는 수많은 종들이 달려 있는데 연꽃을 든 사람들이 종을 치며 탑돌이를 하고 있다. 산 정상에 위치한 탓이겠지만 불탑과 전각들 위로 하늘 말고는 보이는 것이 없으니 한층 더 불심이 강렬하게 느껴진다. 전각 처마도 황금으로 장식을 했으니 눈이 부실 정도다.

오후엔 코끼리 캠프에서 시간을 보냈다. 이른바 코끼리 사육사 체험인데 코끼리를 타고 그를 길들이는 프로그램이다. 안장도 없이 올라탔더니 억세고 성긴 코끼리털이 허벅지를 연신 찔러댄다. 피날레는 매땡강에서의 코끼리 씻기기 햐 근데 이놈들. 이미 짜여진 각본대로였겠지만 자기들을 씻겨주는 일행들에게 코를 이용해 갑자기 샤워를 퍼붓는다.

그렇게 길었던 하루를 되새기는데 어둑한 강변 산책로가 훤해진다. 그러더니 검푸른 하늘 위로 두둥실 하나 둘 횃불이 치솟는다. 아니 풍등이다. 매년 11월 보름에 열리는 풍등 축제를 앞두고 척후라도 온 걸까. 물의 축제 송끄란 다음으로 유명한 이 등불의 향연 역시 치앙마이의 아이콘이다.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풍등을 띄우거나 촛불을 켠 조그만 원형 배 '크라통'을 띄우며 소원을 빈다.

가물가물 풍등이 짙은 암흑 속으로 사라지는데 어느새 비어버린 쌩쏨잔에 다시 손이 간다.


글·사진=백종춘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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