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어디로 가고 있나…" 충격·분노
'최순실 사태' 한인사회 반응
보수 "빠른 수습·재발 방지"
진보 "결자해지…하야해야"
상당수 한인들은 잠자리에서 일어나면서부터 직장이나 사업체에 출근해서, 점심과 저녁 식사 자리에서, 또 잠자리에 들기 전까지 '최순실 사태'와 관련한 언론 보도와 이야기로 하루를 보내고 있다.
심지어 박근혜 지지자로 분류되는 인사들까지 지금 상황을 단순한 박근혜 정권의 차원을 넘어 대한민국이 '상당한 위기'에 처했다고 분석하면서 어떤 식으로든 빨리 수습책을 내놓는 것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야권이나 진보 인사들은 결자해지의 심정으로 박근혜 대통령 스스로 물러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주를 이루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로라 전 LA한인회장은 "대통령 임기 말에 나타나는 전형적인 권력형비리가 다른 대통령 때보다 더 빨리 나타난 것 같아 유감이고 안타깝다"고 말하고 "이 같은 비리가 역사에서 되풀이되지 않도록 대통령의 친인척과 최측근을 감시감독할 시스템 마련이 우선되어야 할 것 같다"고 제안했다. 그는 또 "앞으로 권력형 비리 연관자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선행되어야 하고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수준에서 법이 공정하게 적용되고 처리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임태랑 LA민주평통회장은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진 것은 사실"이라고 전제하고 "그러나 박 대통령의 사과는 성급했고 비서실장이 적극 나서 자신의 선에서 털고 가야 했다"는 의견을 밝혔다. 그는 "이번 사태의 당사자(최순실)가 경거망동했다"고 표현하면서 "당사자는 빨리 한국으로 들어가 모든 사실을 이실직고하고 벌을 받음으로써 국정혼란을 조속히 수습할 수 있도록 협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 회장은 정치권 일부에서 거론되고 있는 거국중립내각 구성과 관련해서는 별로 실효성이 없다면서 "청와대 비서실은 상당한 책임이 있는 만큼 대폭교체가 불가피하고 내각을 핵심 요직만 교체해 국정이 마비되는 사태는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LA 한인사회에서도 야권 또는 진보로 분류되는 인사들은 하나같이 터질 게 터졌고 창피하다는 반응을 보이면서 박 대통령 스스로 물러나거나 탄핵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박상준 우정의종 보존위원장은 "당황스럽다"고 운을 뗀 뒤 "국정 및 주요 정보가 담겨있는 청와대 문건을 일반인에게 보여줬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아 국민의 한 사람으로, 해외 동포의 한 사람으로 애석하기 그지 없다. 여야가 거국중립내각을 구성해 현재의 사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위원장은 "현 상황에서 최선의 해결책은 결자해지"라고 강조하고 "(박근혜 대통령은) 마지막 순간만이라도 국가지도자로서 용단을 내려 깨끗이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이 대한민국을 위한 길"이라고 말했다.
이병도 중원포럼 상임회장은 "창피한 이야기고 국정농단"이라고 '최순실 사태'를 규정하고 "이미 대통령의 권위를 더 이상 찾을 수 없는 상황에까지 이르러 식물대통령이 된 마당에 그 자리를 버틴다고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면서 "하야가 우선되어야 하고 (관련자에 대한) 수사는 그 다음에 차근차근 진행해 나가면 된다"고 말했다.
한국에서는 대학생과 교수를 중심으로 시국선언과 관련 촛불 집회가 이어지고 있어 '최순실 사태'가 간단히 끝나지 않을 것임을 시사하고 있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사태가 충분히 대통령 탄핵소추 사유가 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김병일 기자 kim.byongil@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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