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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의 날' 앞둔 종교계…"불편해도 잘 이용하자"

핼로윈 문화에 대한 논란들
기독교는 불편ㆍ불교는 존중
미주 종교계는 대체행사로
지역주민 함께 즐기는 시간

개신교는 전도의 기회 삼기도
교회와 이웃이 소통하는 계기


'귀신의 날'로 여겨지는 '핼로윈(Halloweenㆍ10월31일)'이 다가온다. 핼로윈은 미국의 대표적인 전통 행사로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모두가 함께 즐기는 연례 축제다. 그렇다고 모두가 편하게 즐기는 건 아니다. 종교계에서 핼로윈에 대한 반응은 온도차가 다르다. 핼로윈을 하나의 좋은 문화로 이용하자는 의견부터 자칫 '귀신'과 관련해 안좋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주장까지 다양하다. 핼로윈을 앞두고 종교계의 표정을 알아봤다.

장열 기자
jang.yeol@koreadaily.com

기독교계에서는 대체로 '핼로윈'을 불편해한다.

우선 이날은 가톨릭에서 유래했다. 핼로윈은 성인 대축일(11월1일·모든 성인을 기념하는날)의 전야제로 가톨릭 행사였다. 앵글로색슨어로 '핼로(hallow)'는 '성인(聖人)'을 뜻하는데 성인 대축일 전야제는 죽은 자의 영혼이 땅으로 내려올 때 정령으로부터 몸을 지키기 위해 유령 복장을 하고 귀신을 막는다는 켈트족(아일랜드나 영국 등에 살던 족속) 풍습과 결합하면서 조금씩 변질되기 시작했다.

가톨릭은 전반적으로 핼로윈을 이교도의 문화로 인식한다.

김재동 종신 부제(LA)는 "핼로윈 다음날(11월1일)이 성인 대축일이며 11월은 가톨릭에 있어 '위령성월'이기 때문에 세상을 떠난 이들을 기억하며 그들을 위해 기도하고 경건하게 보내야 한다"며 "핼로윈 문화는 이교도적이기 때문에 가톨릭계에서는 분위기상 그렇게 달가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반면 불교계는 핼로윈을 다양한 문화 중 하나로 존중하고 가족과 함께 즐거운 오락으로 수용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LA관음사 주지인 지암스님은 "불교는 기본적으로 그 나라의 문화나 종교를 이해하고 존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만약 핼로윈이 귀신의 날이라면 그걸 이용해서 아이들에게 '권선징악'의 개념이라도 교육할수 있다면 얼마든지 유익하게 보낼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원불교 양은철 교무도 "원불교 아이들도 특별히 금지하는 것 없이 핼로윈 문화에 즐겁게 동참하며 즐기고 있다"며 "문화에 대해 특별히 종교적인 시각에서 해석하기보다는 '문화는 그냥 문화로 이해하자'는 식이기 때문에 반감 같은 건 없다"고 말했다.

개신교는 핼로윈을 문화 자체로 즐기지는 않는다. '귀신의 날'이라는 인식이 강해 그동안 불순한 날 또는 부정적인 날로 여겨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핼로윈을 온 가족이 참여하는 행사나 전도 이벤트 같은 대체 행사로 진행하는 교회도 많아지고 있다.

실제 남가주 지역 한인 교회들은 현재 핼로윈 시즌을 맞아 대체 행사 준비에 여념이 없다. 교회마다 핼로윈 대신 '할렐루야 나이트' '홀리 윈(Holy-win)' '홀리 나이트' 등 개성있는 행사 이름을 통해 부정적인 느낌이 들지 않게 신경을 쓰고 있다.

이는 교계에서 핼로윈 시즌을 선교적 가치관을 통해 유연하게 대처하자는 인식 전환이 이루어지고 있어서다. 핼로윈을 도구 삼아 교회가 지역사회에 보다 친밀하게 다가가자는 것이다.

핼로윈 행사 아이디어도 다양하다. 핼로윈 데이날 바구니를 들고 캔디를 얻으러 다니는 아이들에게 사탕과 함께 전도지를 나눠주는 교회도 있다. 또, 교인들이 주도해서 지역사회를 위해 핼로윈 파티를 열어주기도 한다. 또, 평소 교류가 없는 이웃 또는 저소득층 가정을 찾아가 생필품이나 음식을 나누는 날로 이용하기도 한다.

게다가 대형교회의 핼로윈 대체 행사들은 한인뿐 아니라 지역 주민들도 함께 하는 커뮤니티 행사로 발돋움하고 있다. 핼로윈 대체 행사가 열리면 각 교회에는 크리스천 아이들과 인근 지역 주민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행사는 각 교회별로 약간씩의 차이는 있지만 가족 연합예배부터 다양한 먹거리, 게임코너, 이벤트 부스 등 화려하게 꾸며진다.

문화선교연구원측은 "세상 문화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문화를 대하는 적극적인 마인드를 교회 내에서 기를 수 있어야 한다. 문자적이고 배타적인 문화의 적용이 아니라 유연하고 긍정적인 문화의 접근과 적용이 현대 교회가 풀어야 할 과제"라고 조언했다.

물론, 아직까지 교회가 핼로윈 행사를 하는 것에 대해 반대 목소리도 높다.

한인교계 한 관계자는 "귀신이 어떻게 놀이나 문화의 대상이 될 수 있겠는가. 게다가 오늘날 핼로윈은 귀신을 떠나 상업적인 요소가 많아 건전한 문화로 보기도 어렵다"며 "이런 문화를 기독교내에서 무분별하게 수용해서 즐기겠다면 그런 부분이 다음 세대에게 어떤 유익이 있을지 심각하게 고민해 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유명 목회자의 반발로 핼로윈 시즌을 맞아 문을 열었던 놀이공원의 공포체험관이 문을 닫은 사례도 있다.

부에나파크 지역 유명 놀이공원인 '나츠베리팜(Knott's berry Farm)'은 가상현실 기술이 적용된 공포체험관을 개장했었다. 하지만, 남가주 지역 유명 목회자인 릭 워렌 목사(새들백교회)가 공식 항의를 하면서 나츠베리팜측이 중단을 결정했다.

유명 대형교회인 라이프교회 제이미 모건 목사는 "핼로윈은 일 년에한 번 이웃이 우리집 문을 두드릴 수 있는 날인데, 그들에게 복음을 전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하지만 크리스천이 귀신의 날에 적극 동참하고 그 문화를 즐긴다는 것은 그렇게 올바른 행동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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핼로윈에 가려진 '종교개혁일'

10월 31일은 개신교 생일
하지만 핼로윈에 더 익숙


사실 개신교에서는 핼로윈에 가려진 날이 있다.
종교개혁기념일(10월31일)이다. 마틴 루터가 교회와 성직자의 타락, 잘못된 구습 등에 대항해 “다시 성경으로 돌아가자”며 목숨 걸고 비텐베르크 성문에 95개조 반박문을 붙인 날(1517년 10월31일)이기 때문이다.
기독 단체인 ‘복음의선포’를 이끌고 있는 마이크 젠드론 목사는 “10월31일은 개신교 교회력의 중요한 날 중 하나인데, 현대사회로 접어들면서 핼로윈날과 겹쳐서 그 의미를 제대로 되새기는 게 어려운 시대”라며 “개신교인으로서 핼로윈 문화를 즐기기보다는우리에게는 종교개혁이라는 소중한 유산이 있기 때문에 그것을 다시 한 번돌아보고 즐기는 게 더 유익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특히 미국 문화권에 있는 한인교회들의 경우 종교개혁기념일보다 핼로윈 행사에 더 익숙한 게사실이다.
올해로 종교개혁기념일은 499주년을 맞는다. 내년 500주년을 앞두고 일부 교회가 관심을 갖고 행사를 펼치는 곳도 있지만 대부분의 개신교회나 교인들은 ‘10월31일’을 특별히 종교개혁 기념일로 보내지 않는다.
한인 2세 사역자 데이브 노 목사(어바인)는 “아마 대다수의 개신교인들에게 ‘10월31일이 무슨 날이냐’고 물어본다면 ‘종교개혁 기념일’보다 ‘핼로윈’을 먼저 떠올릴 것”이라먀 “다음 세대에게 핼로윈 대체 행사까지 만들어 즐기게 해주려는 노력을 종교개혁이 갖는 의미에 대해 알려주고 교육하는데 쏟아 붓는다면 개신교의 미래가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장열 기자 jang.yeol@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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