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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블 버킷리스트] 고흐에 로마 유적까지…프랑스 아를르

고흐, 말년에 300여 작품 남겨
로마유적…문화유산에도 올라

프랑스 남부 지중해 연안 인구 5만명의 작은 도시 아를르(Arles)는 유럽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도시 중의 하나로 꼽힌다. 학창 시절 비제의 모음곡 '아를르의 여인'으로만 기억되던 이 도시엔 고흐의 영혼이 숨쉬고 있다.

그는 1888년 2월 말부터 15개월 동안 이곳에서 머물렀지만 그 짧았던 기간 동안 무려 200여 점의 작품과 100여 점의 스케치를 하는 등 거의 전성기에 가까운 활동을 한 곳이다. 그는 또 200여 통의 편지를 쓰기도 했다.

그렇기 때문에 아를르 곳곳에는 빈센트 반 고흐의 흔적이 가득하고, 곳곳에서 빈센트 반 고흐를 만나볼 수 있다.

'밤의 카페 테라스', '아를르의 다리와 빨래하는 여인들' '아를르의 별이 빛나는 밤' 등 대표작들의 산실을 찾아 세계인들이 찾는 명소로 자리잡았다. 그의 흔적을 좇아서 이 작은 도시를 배회하는 것이 또 하나의 즐거움일 것이다.



먼저, 아를르의 다리와 빨래하는 여인들로 유명한 '랑글루아 다리'를 찾았다. 남부 곡창지대를 흐르는 론강과 연결되는 수많은 다리 중의 하나인 이 다리 앞에는 그의 작품이 패널로 전시돼 있다.

그림에는 남부 특유의 따뜻한 햇살과 화려한 색채가 물씬하지만 빨래하는 여인들은 간곳이 없다. 고흐의 고국인 네덜란드는 유럽국가 중에서도 운하가 가장 발달한 나라이다. 고흐는 밝은 태양을 찾아서 지중해 연안에 위치한 아를르를 찾아왔지만, 고향 풍경과 비슷한 이곳을 배경으로 한 많은 그림들을 남겼다.

아를르의 도심 남쪽에는 고흐와 관련된 명소 중 대표적인 곳이 있다. 고흐가 자신의 귀를 자르고 입원했던 당시의 '아를르 병원'은 지금의 지역의 문화센터 역할을 하는 '반 고흐 공간'으로 불리고 있다. 이곳 역시 그의 작품이 세워져 있는데, 구도로 봐서는 그의 병실은 2층이었던 듯 싶다. 다시금 그의 작품 무대를 따라 골목길을 걷는데, 예사롭지 않은 중세 분위기가 물씬하다. 골목길은 한순간 조그만 광장으로 이어진다. 아를르의 중심인 생 트로핌 교회와 시청사, 그리고 광장 한 가운데는 4세기경 로마황제인 콘스탄티누스 2세 때 건립된 오벨리스크가 우뚝 솟아 있다. 중세에 세워진 교회는 후대에 세워진 많은 성당과는 달리 장식이 거의 없는 중세 시대의 특징을 잘 보여 주고 있다.

어느 골목에서 다리가 멈췄다. 그 유명한 '밤의 카페 테라스'가 눈앞에 다가선 것이다. 그림에서 처럼 카페는 노란색으로 칠해져 있지만, 그림 속 화려한 야경과는 달리 다소 쓸쓸하다. 외벽에는 '반고흐 카페' 라고 씌어져 있다. 이곳은 밤에나 와야 할 곳인듯 싶다.

론강으로 가는 길목, 갑자기 눈 앞에 거대한 구조물이 나타났다. 1세기경 로마시대에 지어진 '아를르 원형경기장'이다. 유럽 전역에는 약 수무 개의 로마 원형경기장이 남아 있는데, 가장 원형이 잘 보존된 것으로 꼽힌다고 한다. 긴 축이 136m에 달하는 당시 2만여 명을 수용했던 대형 건축물이다. 경기장은 지금도 각종 공연장으로 쓰이고 있단다. 이들로 해서 아를르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돼 있다.

드디어 론강을 마주하고 섰다. 한가로이 유람선이 오가는 강변엔 그의 걸작 '아를르의 별이 빛나는 밤에' 패널이 걸려 있다. 문득 학창시절 흥얼거렸던 돈 매클린의 '빈센트'가 떠오른다.

"별이 빛나는 밤, 당신의 팔레트에 푸른색과 회색의 물감을 칠하세요…."


글·사진=백종춘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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