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양의 미국대학 이야기] 하고 싶은 일 하면 성공 가능성 500배 높아
대학 선택·적성찾기 어떻게 돕나
요즈음 세상에는 수십만가지 종류의 일자리가 있지만 한인 학생들이나 학부모의 머리에 떠오르는 일자리는 열손가락을 꼽을 만큼 적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이 종사하고 있거나 눈에 띄는 직업을 찾아 헤매게 되고, 취업이나 사업이나 극심한 경쟁에 빠지기 마련이다.
한국이나 미국 어디든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우리 한인들은 타민족보다는 더욱 이런 식으로 편향된 삶의 방식 속에서 살고 있다. 학부모들이 '각자 개인의 삶'이 중심이고 시작점으로, 할 일을 종착점으로 찾는 '인간 위주의 인생살이'를 하지 않고, 오히려 '성공을 보는 것'이 중심이고 시작점이며 종착점으로, 그 방향으로 나아가려는 '성과 위주의 인생살이'를 계속하고 있다. 그래서 피할 수 없이 우울해질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누구나 자신들의 개성과 능력은 자신의 목표가 원하는 것에 따라 알맞기도 하고 때로는 부족하기도 하다. 또한 자신의 목표라고 말하며 마치 자신이 세운, 어떤 고귀하고 심오한 목표를 향해 나가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일거리를 제공하는 사람이나, 성공이라고 보여지는 이미지가 요구하는 것에 자신을 맞추는 것에 불과하다. 자신의 삶이나 능력보다는 일감에 맞추기 위해서 노력하는 삶을 살게 된다. 자신이 다른 사람보다는 더 그 일감에 맞는 사람이 되고자 하는 노력하는 것으로 이어지고, 심지어 의미없는 극심한 경쟁에 빠져든다. 그래서 스펙을 쌓기 위해, 뽑히기 위해 애쓰는 고단한 삶으로 이어진다.
실제로 이런 과정에서 자신이 행복하느냐, 주변사람들이 진정으로 행복할 수 있도록 하느냐, 이웃들에게 행복을 선사하고 사회에 기여하느냐는 일단 뒷전으로 제쳐진 상태다. 이렇게 사는 것이 실제로 생존(Making a living)이다.
▶생존(Making a Life, Making a Living)
마크 앨비언(Mark Albion)이라는 하버드 출신의 작가가 쓴 'Making a Life, Making a Living: Reclaiming Your Purpose and Passion in Business and in Life' 라는 책에 나오는 표현이다.
1960년부터 1980년까지 MBA 졸업생 1500명을 20년간 추적했다. 졸업생들은 졸업시에 간단한 질문 하나를 받고 두 그룹으로 나뉘었다.
'열심히 일을 하여 돈을 번 다음에 하고 싶은 일을 하겠다'고 말한 그룹과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겠다'고 대답한 그룹이다. 1500명중 1250여명이 첫 그룹에 속했고, 250명만이 두번째 그룹에 속했다.
20년후 1500명중 101명이 백만장자가 되어 있었다. 흥미로운 것은 첫 그룹 1250명중에는 단 1명만이 백만장자가 되어 있었다. 1250분의 1, 즉 0.08%다. 두번째 그룹에서는 무려 100명이 백만장자가 되었다. 250분의 100, 즉 40%다.
앨비언 박사는 하고 싶은 일을 하면 성공할 가능성이 훨씬 높다고 결론지었다. 이 연구는 돈을 목적으로 하지 않고 하고 싶은 일을 해도, 돈을 우선으로 한 사람에 비해서, 금전적으로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는 결론을 냈다. 성공가능성은 500배인 셈이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그 과정에서 하고 싶은 일을 한 사람들은, 하고 싶은 일을 뒤로 밀고 돈을 추구한 사람들보다 훨씬 더 행복했다는 점이다.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사람
성사 여부가 불확실한 어떤 이미지를 초점으로 해서 사는 사람들은 무엇인가에 자신을 맞추기 위해서 살고 있는 사람들이다. 반면에,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사는 사람들은 자신이 잘하고 좋아하고 행복해 하는 일을 찾기 위해서 즉, 자신이 무엇에 맞을 지를 찾으며 사는 사람들이다.
전자에 속하는 사람들로서는 극소수의 사람을 빼놓고는, 성공으로 규정되는 목표점에 도달할 사람이 적기 때문에 태생적으로 실패의 가능성 속에서 살 수밖에 없다. 그러나 후자에 속하는 사람들은 이미 시작으로부터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하면서 살기 때문에 그가 도달하는 모든 중간 기착점과 모든 목표점들은 성공인 셈이다. 언제나 성공의 가능성 속에서 살고 있는 셈이다. 당연히 이들은 자신에게 맞는 일감을 창조적으로 만들고 적응해 가면 행복하게 살 가능성이 훨씬 높다.
▶학부모의 역할
학부모의 역할은 어때야 할까. 목표를 정해 줄 것인가 아니면 목표를 창조해 가며 살 수 있는 라이프스타일을 권유할 것인가를 결정해야 한다.
부모세대는 전통적가치-준법정신, 훌륭한 직업윤리, 근면과 인내 등을 자녀에게 강조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부모들은 이보다 우선해야 하는 삶의 방식에 대해 자녀에게 이야기 하지 않는 것 같다. 즉, 자신의 개성과 기호, 적성과 열정이 지시하는 삶을 창조적으로 살아내는 능력을 키우는 일이다.
실제 성인들은 원하는 것을 억제하고 해야할 것을 하여야 한다고 생각하며 살았기에 자녀들에게 자신의 것을 찾으라고 이야기 하기가 어렵다. 그런데 자신의 열정을 좇을 줄 아는 능력은 사춘기를 지나면서 성인으로서의 삶의 방식을 결정해야 하는 청소년기에 시작돼야 할 중요한 능력이다. 이것은 독립적인 인격으로써 자신의 인생 향방을 결정할 줄 아는 성숙한 결단력으로 자라게 될 능력이다.
▶적성찾기, 자신의 목표 스스로 세워보기
고교졸업 전에 학생이 자신의 적성을 확인하고 자신의 미래의 목표를 세워 볼 수 있는 능력을 얻을 수 있도록 돕는 것은 청소년기의 자녀에게 부모가 줄 수 있는 최선의 선물이다.
부모조차도 쉽지 않은 이것은 '믿음의 도약(Leap of Faith)'을 가질 때에만 가능하다. 대학졸업 후의 마음가짐이 20년 후의 모습을 결정하듯이 고교 졸업때의 마음가짐 또한 대학에서의 성공에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최근 에미상 수상식에서 'Master of None'의 'Parents'편으로 코미디시리즈 각본상을 아지즈 안사리(Aziz Ansari)와 함께 받은 대만계 미국인 앨런 얭(Alan Yang)의 수상 소감으로 마무리한다.
"이 나라에 1700만 아시아계 미국인이 있고, 1700만 이태리계 미국인이 있습니다. 그들은 "Godfather, Goodfellas, Rocky, The Sopranos가 있지만, 우리는 Long Duk Dong 이 있습니다. 아직도 멀었지요. 하지만 우리도 그렇게 될 거예야. 저는 우리를 믿습니다. 열심히 해야죠. 아시안부모님들께 부탁해요. 그냥 몇분만 바이올린 대신 카메라를 쥐어주세요, 그럼 다 잘 될거예요."
("17million AsianAmericans in this country, and there are 17 million ItalianAmericans. They have The Godfather, Goodfellas, Rocky, The Sopranos; we got Long Duk Dong. So we got a long way to go, but I know we can get there. I believe in us, it's just gonna take a lot of hard work. Asian parents out there? if you could do me a favor? just a couple of you get your kids cameras instead of violins, we'll be all good. (Long Duk Dong- 영화 'Sixteen Candles (1984)'에 나오는 우스운 아시아인의 스테레오타입이다)
요즘 명문대 입학을 위해서도 학부모들은 남들이 하니까 시키지 말고 자녀가 좋아하는 걸로, 뭐가 됐든 시키는 게 정답이다.
양민 / 교육컨설턴트 US에듀컨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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