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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가곡 그리고 슈베르트와 슈만

이영은 첼리스트

어느덧 성큼 가을이 다가왔다. 가을이 다가오면 아름다우면서도 절절한 선율의 독일 예술가곡이 듣고 싶어진다. 독일 예술가곡, 리트(Lied)는 독일어로 ‘song’이라는 의미를 뜻하며 18세기 후반에서 19세기의 독일 낭만 시에 붙여진 노래를 일컫는 말이다. 19세기 후기에는 오케스트라와 성악으로 발전되는 양상을 보이지만, 일반적으로 리트는 한명의 성악가와 피아노를 위한 구성으로 되어있다. 시와 음악이 결합된 형식의 가곡은 가사 없이 악기로만 연주하는 음악과는 확실한 차이가 있다. 기악곡으로는 어떠한 분위기나 느낌을 표현할 수 있지만, 가사가 있는 가곡의 경우 언어를 통하여 특정 감정을 전달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힘을 지니고 있다.


프란츠 슈베르트(Franz Schubert, 1797-1828)는 31년의 짧은 인생에서 6백여곡의 리트를 작곡하였으며, 고전주의에서 낭만주의로의 다리를 놓으며 예술가곡의 새로운 도약을 마련하였다. 음악보다 가사를 더 중요하게 다루었던 과거의 고전주의 작곡가들과는 달리, 그는 시와 음악의 비중을 동일하게 하여 음악과 시의 정서를 상호적으로 교감하도록 하였다. 선율과 화성에 천부적인 재능이 있었던 슈베르트는 괴테, 뮐러 등 당대 시인들의 작품에 담겨 있는 모든 정서를 화성적인 색채와 전조, 그리고 다양한 선율로 시의 흐름에 어우러지도록 표현해 내었다. 그의 대표적인 작품은 24개의 가곡으로 이루어져있는 연가곡 ‘겨울나그네(Die Winterreise)’ 와 20개의 가곡으로 이루어져있는 연가곡 ‘아름다운 물레방앗간 처녀(Die Schone Mullerin)’ 등이 있다.

슈베르트의 뒤를 이어 독일 예술가곡을 발전시킨 작곡가는 로베르트 슈만(Robert Schumann)이다. 그는 3백여 곡의 예술가곡을 작곡하였으며, 그의 가장 큰 관심사였던 문학과 음악을 통합하여 하나의 작품으로서 리트를 완성하고자 노력하였다. 그는 음악이 시의 본질적인 내용을 잘 흡수하고, 곡 안에서 성악과 피아노가 선율과 반주가 아닌 동등한 비중의 요소로서 작용해야 한다고 믿었다.

그의 리트에서는 피아노가 반주 이상의 역할을 하며 비교적 길고 화려한 전주나 간주를 연주하기 때문에 슈베르트의 리트와는 다르게 좀더 낭만적이고 화려한 화성 색채와 두드러진 피아노의 파트를 들을 수 있다. 사랑꾼이었던 슈만은 대체적으로 사랑에 대한 시를 선택하여 리트를 작곡하였는데 하인리히 하이네의 시를 붙여 작곡한 그의 연가곡 ‘시인의 사랑(Dichterliebe)’은 그의 대표적인 예술가곡 중 하나로 여전히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두 작곡가가 심혈을 기울여 작곡한 예술가곡들은 아름다운 성악의 선율과 단순한 짜임새이면서도 화성적인 아름다움을 가미한 피아노의 청명한 소리가, 높은 가을 하늘과 쌀쌀해진 가을바람과 잘 어우러진다. 슈베르트의 ‘겨울나그네’와 ‘아름다운 물레방앗간의 아가씨’, 그리고 슈만의 ‘시인의 사랑’을 들으면서 금새 지나가버릴지도 모르는 이 아름다운 계절을 만끽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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