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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딜리버리'(deliveryㆍ전달)만 잘했어도 이 지경 안돼"

한국 교회 희망 프로젝트 조사 결과(하)
프로젝트 이끈 이민 신학연구소 오상철 박사

교계 아킬레스 건 '소통 부재'
목회자, 시대를 제대로 못 읽어
교회 성장 중심의 패러다임 폐해
사회 속 교회의 중요성 못 느껴
'우리만의 리그'…사회와 분리돼
"그러나 제 역할 다 해. 희망 있어"


한국 기독교에 대한 사회적 봉사 및 사역에 대한 참여도 통계가 발표됐다. <본지 10월4일자 a-26면> 이번 조사는 3000여 개 이상의 교회가 참여할 정도로 대규모로 진행됐다. "과연 한국교회는 희망이 있는가"라는 질문을 두고 전문가들이 조사를 진행했다. 이번 조사를 진두지휘한 이민신학연구소 오상철 박사는 "교회는 아직 희망이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그 답변에는 단서가 붙었다. 오 박사를 만나 이번 조사가 갖는 의미를 인터뷰했다.

장열 기자 jang.yeol@koreadaily.com

-교회들이 정말 잘하고 있는가.



"솔직히 잘하고 있다. 하지만, 사회가 기독교에 갖고 있는 이미지는 최악이다. 열심히 하는 것에 비해 이미지가 너무 안 좋다."

(오상철 박사는 이번 조사를 위해 지난 한해 한국으로 나가 1년 넘게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이번 조사를 위해 각계각층의 전문가를 포함시켰으며, 조사비용만 한화로 약 1억 원이 소요됐다.)

-사회는 기독교를 어떻게 바라보나.

"한마디로 사회는 기독교에 '도대체 무엇을 잘하고 있는가'를 묻는다. 사회는 기독교를 일부의 '대형사고'로만 판단하고 있다. 기독교는 전반적으로 잘하고 있는데 '가끔 이상한 목사 또는 교회 때문에 사고가 터지는구나'라고 여기는 게 아니다. 이미지로만 놓고 보면 매우 안 좋게 본다."

-원인은 무엇인가.

"솔직히 타종교는 작은 것도 '홍보'를 잘한다. 그런데 기독교는 사회를 향해 자신들이 하고 있는 일을 제대로 전달하려는 노력도, 의사소통도 거의 없었다. 마케팅이나 홍보 능력도 부족하다. 반면, 각종 비리나 사고는 크게 부각된다. 적어도 사회를 향해 '딜리버리'만 잘했어도 이 지경은 안됐다."

(오 박사는 그 이유 때문에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적어도 기독교가 사회 속에서 하고 있는 역할에 대해서는 사회가 긍정적 평가를 해주고, 교회가 더불어 사는 공동체라는 것을 알리기 위한 것이 목적이라고 했다.)

-왜 딜리버리에 실패했나.

"오늘날 교회나 목사들의 아킬레스건은 시대를 제대로 읽지 못한다는 것이다. 전반적으로 교회 중심, 성장 중심의 패러다임에 놓였었기 때문이다. 소위 대형교회는 이웃의 작은 교회들이 성장시킨다는 말이 있다. 스스로 성장했다고 보기 힘들다는 말이다. 즉, 수평이동이다. 요즘 세례식 있는 교회 봤는가. 옆 교회에서 교인들이 알아서 오는데 무슨 세례식인가. 즉, 알아서 교인들이 찾아오니까 신학적으로 사회 속에 존재하는 교회에 대한 중요성을 못 느끼게 됐다."

-신학의 결여란.

"한국 기독교는 하나님, 교회, 성경 중심만을 100년간 외쳐왔다. 그러나 성경은 분명 '하나님 사랑, 이웃 사랑'을 함께 강조하지 않나. 기독교는 그 부분에서 균형을 잃었다. 시대와 소통하지 못하다 보니 신학을 기반으로 한 시민의식, 역사의식이 없어졌다. 지역주민들이 왜 교회를 필요로 하는지에 대해 교회 스스로 그 역할을 잃어버렸다. 그러다 보니 '우리만의 리그'가 되면서 사회와 분리됐다."

(이번 조사는 기독교 내부에서 교회 및 교인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어쩌면 기독교인 스스로 생각하는 결과로 볼 수 있다.)

-'잘하고 있다'라는 건 자평 아닌가.

"우선 교회가 스스로 역할에 대해 사회와 소통의 중요성을 인식하길 원했다. 생각해보자. 교회는 자신들이 '잘하고 있다'고 여기는데, 사회는 왜 그걸 몰라주는 것일까. 기독교가 성장은 했지만 그동안 사회와 함께 걷지 못했다는 말이다. 이번 조사를 위해 교계 언론이 아닌 사회 언론 기자들을 만났을 때도 느꼈다. 교회가 얼마나 언론과 의사소통에 실패했는지를 말이다. 대체로 타종교는 언론과 관계가 좋다. 외부에서는 기독교를 동굴에만 있는 집단처럼 여긴다."

-희망은 무엇으로 보는가.

"통계 결과에도 나왔지만 분명한 건 수많은 교회가 다양한 형태로 사회적 사역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런 면에서 한국 기독교는 아직 희망이 있다. 물론 여러 가지 개선점도 드러났다. 하지만, 외부와 의사소통을 잘하면 적어도 이런 취급은 받지 않을 수 있다. 그리고 지금은 교인들이 사회적 사역에 대한 중요성을 인지하고 그런 노력에 대한 중요성도 알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교회 분명 희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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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봉사 넘어 전문성 필요"

사회기관과 연대해야
이민 교계도 조사할 것


이번 조사에서는 기독교의 사회 봉사 키워드 7개가 발표됐다.

'봉사 이상의 감동' '혁신' '연합' '연대' '섬김' '지속성' '진실성' 등이다.

이번 보고서에서 "이제는 교회가 자원 봉사 수준을 넘어 전문성을 갖춰야 한다. 교회뿐 아니라 의식 있는 사회기관과도 연대해서 연합 사역을 펼쳐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실제 각 교회가 실행중인 구체적인 사역 사례도 발표됐다. 특이한 사역으로는 지역 축구교실, 청소년 진로 컨설팅, 북카페, 인문학 세미나, 실업자 위한 일자리 추천 및 제공, 지역사회 위한 공청회 장소로 교회 장소 무료 대여, 지역 봉사센터 운영(집수리), 스포츠센터 운영, 독거노인 반찬 전달, 미용서비스 제공, 골목길 청소, 지역주민 체육대회, YMCA 연계 상담사역, 유학생 환영회, 청년 창업 지원, 남북통일 대비 세미나 및 계몽 운동, 법률상담소 운영, 경찰서 및 소방서 지원 등이 있다.

한편, 이민신학연구소는 미주중앙일보와 공동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다. 학자 및 교계 관계자 등 전문가들이 한국에서의 통계 자료를 바탕으로 질문을 재작성하고, 이민교계에 맞는 설문을 통해 미주 한인 교계의 현실을 조사할 계획이다.

▶문의:(714) 388-2107


장열 기자 jang.yeol@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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