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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맥 세상] 뱃살에 대하여 묻는다

이원영/편집디지털국장

자기가 쓴 책을 제발 배불뚝이 아저씨들이 보지 않기를 바라는 저자가 있다. 이유는 다들 책을 읽고 몸매가 날씬해지면 저자의 경쟁력이 사라지기 때문이란다. 이런 조크를 던진 이는 '탄수화물이 인류를 멸망시킨다'라는 책을 쓴 일본 외과의사 나쓰이 마코토. 그가 말하는 간단한 다이어트법은 '당질(탄수화물과 설탕류) 제한법'이다. 당질만 줄이면 확실하게 살이 빠진다고 한다. 가상 인터뷰를 통해 책의 내용을 들었다.

-개인적인 체험이 있나.

"의대 졸업할 때 체중이 59kg이었는데 사회생활하면서 70kg로 늘었고 30년 간 유지됐다. 쌀밥을 줄이고 사케를 소주로 바꾸는 당질제한식을 했더니 6개월 만에 11kg가 빠졌다. 고혈압과 고지혈증도 씻은 듯이 없어졌다. 내가 그동안 한 것은 탄수화물(밥·면류)을 줄인 것과 사케를 소주로 바꾼 것 뿐이다."

-다른 생활의 변화도 경험했나.

"점심 식사 후에 반드시 찾아오던 졸음이 사라졌다. 나는 30년 이상 간을 쉬게 한 날이 없는 애주가인데 숙취도 말끔하게 사라졌다. 숙취는 술을 많이 마셔서가 아니라 술과 함께 탄수화물을 섭취하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다."

-왜 소주로 바꾸었나.

"사케나 맥주, 막걸리 등 양조주엔 당질이 많다. 당질제한을 한다면 소주, 위스키, 보드카, 데킬라 같은 증류주가 좋다."

-숙취의 원인이 당질이라고?

"그렇다. 밥·면류는 소화가 잘 되고 고기는 잘 안되는 걸로 알고 있는 사람이 많은데 그 반대다. 고기나 생선 같은 단백질은 위산에 의해 금세 소화가 돼 위체류시간이 수십 분 정도인데, 밥이나 면류는 위산으로 소화가 잘 되지 않기 때문에 서너 시간 위에 머문다. 술자리 마지막에 누룽지나 우동을 먹는 건 최악이다. 자는 동안에도 서너 시간 위산이 분비돼 역류성 식도염이나 숙취를 부른다."

-당질제한 하면 뭐가 달라지나.

"쌀밥이나 국수 한 그릇은 설탕으로 치면 각각 4g짜리 각설탕 14개 분량의 포도당을 만든다. 당질 위주의 식사는 단것이 단것을 부르는 '당질중독'을 부른다. 영양이 풍부한 데도 마음이 당질을 요구하는 것이다. 당질제한을 하면 공복감을 느끼지 않고 배가 부르지 않아도 만족스럽기 때문에 배가 부를 때까지 먹는 습관이 없어져 하루 한 끼를 먹어도 문제가 없다."

-탄수화물은 필수영양소 아닌가.

"영양학에는 당질(탄수화물), 단백질, 지질을 3대 영양소로 규정해놓았다. 그러나 당질제한을 하더라도 아무 문제가 없고 오히려 비만·당뇨·고혈압·고지혈증이 치유되고 활력이 생겨 점점 건강해진다. 우리 몸은 아미노산으로 포도당을 합성하는 '당신생'이라는 시스템을 갖고 있어 단백질만 있으면 스스로 포도당을 만들어내 필요한 혈당치를 유지한다. 당질은 필수영양소가 아니라 커피나 담배처럼 중독되는 기호품이다. 섭취함으로써 다양한 문제만 일으키는 존재다. 당뇨병이 고쳐지지 않는 건 당질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런 권장식을 먹으라는 건 계속 약을 복용케 하려는 사기적인 치료다."

-당질제한하면 왜 살이 빠지나.

"정상인의 혈액은 100mg/dl(=1g)의 적정 혈당치를 유지한다. 당질제한식을 하면 외부에서 포도당을 보충하지 않고 몸(=단백질)을 '깎아서' 포도당을 만든다. 이 과정의 에너지는 지질을 분해해 얻는다. 살이 빠지는 메커니즘이다. 반대로 당질식을 하면 여분의 포도당이 지방으로 저장돼 뱃살이 찌는 것이다."

-당질제한 권장식을 알려달라.

"고기·어류·달걀·콩·야채·버섯·해조류·아보카도(기타 과일은 과당이 많아 비만의 원인)·치즈·견과류·식용유 등이다. 당질제한을 실천하다보면 뭘 먹을지 혀가 저절로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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