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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년간 '0'<소득세 납부> 트럼프는 루저 사업가? 절세 천재?

2016 미국의 선택
클린턴 트윗 10여 건 올리며 비판
샌더스 "억만장자는 세금도 피해"

트럼프 측은 '합법적인 절세' 강조
줄리아니 "엄청난 손실 결국 극복"
부시 딸, 클린턴 지지행사 참석 눈길


대선(11월 8일)을 39일 앞두고 공개된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의 납세 자료가 대선판의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지난 1일 뉴욕타임스(NYT)가 "1995년 소득신고 당시 9억1600만 달러의 손실을 신고한 뒤 이를 빌미로 최대 18년간 소득세를 합법적으로 회피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보도하면서다.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 후보 측은 트럼프가 주장하는 '성공한 기업가' 이미지를 겨냥해 십자포화를 쏟아부었다. 클린턴은 NYT의 보도를 리트윗하고 "트럼프는 (성실한)납세자들 덕분에 수많은 사업에 돈을 낭비하고 정작 자신의 몫은 내지 않았다"라고 썼다. 또 트럼프가 2012년 "정부 부채가 주체할 수 없는 수준인데도 미국인의 절반은 세금을 내지 않는다"고 쓴 글을 올리면서 "18년간 세금을 0달러를 낸 사람에게서 나온 말이라는 게 참 재밌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관련 트윗만 10여 건을 올렸다.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버몬트)도 2일 ABC 방송 인터뷰에서 "대부분의 사람은 가난해지는데 트럼프와 같은 억만장자는 세제 시스템을 조작해 소득세 납부도 피할 수 있다"라며 지원사격을 했다.

해리 리드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네바다)도 성명을 통해 "트럼프는 10억 달러짜리 루저"라고 했고, 라이언 팰런 캠프 대변인은 "형편없는 기업인" 이라고 혹평 했다.

트럼프 측은 '불법적 탈세가 아닌 합법적 절세'라는 논리로 방어에 나섰다.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 겸 캠프 정권인수위원장은 폭스뉴스에 출연해 "세법을 다루는 데 트럼프만큼 천재성을 보여준 사람은 없다"며 "트럼프가 완전히 엉망인 현행 연방 조세 제도를 고치는 적임자임을 잘 보여준다"고 오히려 치켜세웠다.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도 2일 CNN 인터뷰에서 "아주 많은 기업들이 (트럼프처럼) 손실을 (소득세 면제를 위해) 자주 이용한다. 트럼프가 곧이곧대로 세금을 냈으면 기업에 끼친 손실 때문에 주주들에게 고소를 당했을 수도 있었다"라고 옹호했다. 줄리아니는 이어 "95년 한 해에 9억1600만 달러 손실을 본 건 그리 멋지게 들리진 않지만 결국 극복하지 않았나. 이는 트럼프가 자신의 기업을 지키고 세울 능력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라고 덧붙였다.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 측이 3일 콜로라도 유세에서 힐러리와 빌 클린턴 부부가 클린턴재단 등을 통해 재산을 축적한 과정을 집중 공격하는 맞불 작전을 준비하며 절치부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측은 이날도 구체적인 납세 자료는 끝내 밝히지 않았다. 다만 "이번에 밝혀진 유일한 새로운 사실은 NYT가 불법적으로 세금 자료를 획득했다는 것 뿐"이라며 NYT를 압박했다.

한편 CNN은 공화당 출신인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딸 바버라 부시(34)가 1일 파리에서 열린 클린턴 선거자금 모금행사에 참석했다고 보도했다. 클린턴이 '내 딸'이라고 부를 정도로 최측근인 후마 애버딘 전 수행실장과 '패션계의 여왕' 애나 윈터 미국 보그 편집장이 공동으로 마련한 자리다. 피어스가 찍힌 사진이 '그녀(힐러리)를 지지한다'는 해시태그와 함께 다른 참석자의 SNS에 올라왔다가 나중에 해시태그가 지워지기도 했다.

부시가(家)는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가 공화당 경선에서 탈락한 뒤 트럼프가 공화당 대선 후보로 선출된 지난 7월 전당대회에 불참하는 등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게다가 지난 9월엔 정치전문매체인 폴리티코 등을 통해 아버지 조지 W H 부시 전 대통령이 "클린턴에게 투표하겠다"라고 말한 사실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바버라가 클린턴의 모금 행사에 참석한 걸 두고 부시 가문이 클린턴을 지지하는 쪽으로 방향을 바꾼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정종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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