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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개월 된 첫 아이와 시작한 새로운 삶 무너졌다

30대 변호사 파비올라 비타 드크룬의 안타까운 사연
뉴저지주 호보큰역 열차 탈선 유일한 사망자
데이케어에 어린 딸 맡긴 후 출근길에 참극

'둘째 아이' '단란한 가족' '세계 여행'.

파비올라 비타 드크룬(34.사진)의 소박한 꿈들이 콘크리트 잔해 속으로 사라져버렸다.

드크룬은 지난달 29일 오전 100여명의 부상자를 낸 뉴저지주 호보큰역 열차 탈선 사고에서 유일하게 숨진 희생자다.

18개월 밖에 안 된 첫 딸, 그리고 남편과 호보큰에서 단란한 가정을 이루며 살았던 드크룬은 어린 딸을 데이케어센터에 맡기고 출근하던 도중 사고를 당해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호보큰역으로 진입한 열차는 터미널 벽과 충돌하며 역 지붕을 붕괴시켰고, 지붕은 승강장에서 열차를 기다리고 있던 드크룬 머리 위로 떨어졌다.

드크룬이 호보큰으로 이사 온 지는 1년도 채 지나지 않았다. 변호사로서 커리어우먼 여성의 삶을 살았던 드크룬은 브라질에 있는 세계적 소프트웨어 회사 에스에이피(SAP)에서 법률 자문으로 일하다 올해 초 미국으로 돌아왔다.

18개월 된 첫 아이를 키우며 새로운 삶을 시작하고 있던 드크룬은 최근 둘째 아이 임신을 원하고 있었다고 가족들은 데일리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세계 곳곳을 돌며 전근을 했던지라 세계 여행도 항시 꿈꿨다.

멀리서 숨진 딸의 소식을 들어야 했던 어머니도 슬픔에 잠겼다. 드크룬이 태어난 브라질 산토스에 거주하고 있는 어머니 수엘리 비타는 충격적인 딸의 소식을 듣고 데일리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밝고 아름답고 똑똑한 딸이었다. 무슨 말을 해야할 지 모르겠다. 정말 슬프다"고 심경을 밝혔다.

드크룬은 남편과의 결혼 생활도 행복하게 꾸려나가고 있었다. 8년 전 드크룬과 혼인 서약을 한 남편도 드크룬의 고향인 브라질 산토스 출신으로 둘은 플로리다에서 함께 공부하던 친구이기도 했다. "부부는 깊은 사랑에 빠져 있었고 행복한 결혼 생활을 즐기고 있었다. 둘은 함께한다면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은 에너지를 냈다"는 친구는 "최근에는 둘째 아이를 갖기를 원했다. 드크룬 부부에게 아이는 크나큰 사랑이고 행복이었다"고 말했다.

사고 당시 다른 곳으로 이동 중이던 드크룬의 남편은 아내의 소식을 듣고 바로 달려와 숨지기 전 아내가 들렸던 데이케어센터에서 어린 딸을 홀로 데리고 나와야 했다.

한편 뱃속에 있는 아기를 잃을 것 같다는 생각에 불안에 떨던 승객의 소식도 전해졌다. 사고 열차에 탑승하고 있던 임신 5개월의 24세 여성은 "살아서 열차를 나가리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뱃속의 아기와 함께 이렇게 사라질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엄습했던 공포를 토로했다.


이조은 기자 lee.joeun@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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