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인단은 반집차 승부, 펜실베이니아 20석에 달렸다
마지막 승부처 떠오른 민주당 텃밭
클린턴 우세 지역서 최근 경합주로
펜실베이니아는 그동안의 대선에선 그다지 주목받던 곳이 아니었다. 하지만 1988년 이후 민주당의 텃밭이었던 이곳이 올해 2016년 대선을 판가름할 최대의 승부처로 부상하고 있다. 최대 경합지역이던 러스트벨트(제조업이 번성하다 쇠락한 곳) 오하이오주를 거의 장악했다고 본 공화당의 트럼프가 사활을 건 마지막 승부처로 오하이오 동쪽 펜실베이니아주를 점찍으면서다. 이른바 '러스트 동풍(東風)'에 모든 걸 걸었다.
대선예측모델을 운영하는 마이크로소프트 리서치의 이코노미스트 데이비드 로스차일드는 "매일 10만번씩 선거 시뮬레이션을 돌리고 있는데 지난 7월 이후 펜실베이니아를 잡는 후보가 가장 높은 확률로 대선에서 이기는 것으로 나온다"고 잘라 말했다.
선거인단 20명의 펜실베이니아는 '힐러리 클린턴 다소 우세'로 분류돼 있었지만 이미 '경합주'로 들어간 것이나 다름없다.
CNN이 26일 발표한 최신 여론조사 결과 양 후보의 지지율은 50%(클린턴) 대 47%(트럼프)로 격차가 오차범위 내인 3%포인트로 줄었다. 무소속 후보 2명을 포함한 4자 대결을 상정할 경우 45%(클린턴) 대 44%(트럼프)로 사실상 동률이다.
펜실베이니아 결전이 될 것이란 분석은 주별 판세에 입각한 다양한 시나리오에 근거한다. 미 대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선 총 538명의 선거인단 중 과반인 270명 이상을 확보해야 한다. 미 대선은 50개주와 워싱턴DC에서 승리한 후보가 각 주에 배정된 선거인단을 독식하는 시스템. '승패 시나리오'는 1050개가 된다. 현재 주별 지지율과 추이를 다각적으로 분석한 결과 민주당 클린턴 후보가 '절대 우세'인 주는 16개주(+워싱턴DC)로 선거인단수는 201명이다. 캘리포니아(55명), 일리노이(20명), 뉴저지(14명), 워싱턴주(12명), 매사추세츠(11명), 메릴랜드(10명) 등 부동의 '블루 스테이트(민주당 색깔인 파란색이 우세한 지역)'다. 여기에 '다소 우세'로 분류된 6개주(펜실베이니아·미시간·버지니아·위스콘신·콜로라도·뉴햄프셔)의 72명까지 합하면 22개 주 273명을 확보한 셈이다.
반면 트럼프는 공화당 절대 우세지역인 '레드 스테이트' 21개주(텍사스·인디애나·테네시·미주리·앨라바마 등)가 164명. '다소 우세'인 조지아·애리조나·아이오와의 33명을 합해도 197명에 불과하다.
여기서부터 계가바둑이 시작된다.
CNN이 분류한 경합주 4곳의 선거인단수는 플로리다(29명), 오하이오(18명), 노스캐롤라이나(15명), 네바다(6명)로 총 68명. 그런데 최근 들어 트럼프의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플로리다·오하이오·노스캐롤라이나에서 클린턴을 제쳤다는 결과가 제법 나오고 있다. 네바다는 선거인단수가 적어 결정적 변수가 되지 못한다. 결과적으로 경합주 4곳 중 규모가 큰 3곳을 트럼프가 가져가면 279 대 259 클린턴의 승리. 트럼프로선 11명이 부족하다. 그렇다면 '259'까지 쫓아온 트럼프가 이기는 방법은 세가지. '클린턴 다소 우세' 지역 중 그래도 해볼 만한, 선거인단 11명 이상의 버지니아(13명)·미시간(16명)·펜실베이니아(20명) 3곳 중 하나를 뺏어오는 것이다.
하지만 미시간은 여론조사 결과 트럼프의 역전이 여의치 않다. 버지니아 또한 클린턴의 부통령 러닝메이트인 템 케인의 출신지인데다 올 대선전 이후 단 한번도 공화당이 민주당을 앞선 적이 없다. 자연스럽게 러스트벨트 돌풍을 일으키기 쉬운 펜실베이니아로 최종 타겟이 정해졌다.
헴프스테드(뉴욕주)=김현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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