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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증세 문제 등 90분간 날선 공방

클린턴-트럼프 첫 TV토론
한국 방위비 분담 문제 또 언급

‘달착륙 중계 이후 최고의 빅 이벤트’로 불리는 도널드 트럼프(공화당), 힐러리 클린턴(민주당) 대선후보의 TV토론전이 드디어 시작됐다.

26일 뉴욕 주 헴스테드 호프스트라 대학에서 열린 1차 토론의 주제는 ‘미국의 방향’ ‘번영 확보’ ‘미국의 안보’였다. 트럼프는 파란 넥타이에 검은 정장 차림으로, 클린턴은 빨간 정장 차림으로 나타났다. 차분한 분위기에서 시작한 토론은 각각 2분씩의 개별 발언이 끝나고 자유 토론으로 넘어가면서 부터 목소리가 높아졌다. 클린턴은 “나는 일자리를 어떻게 창출할지 알고 있다”고 주장하자 트럼프는 “당신은 지난 30년간 아무것도 못했는데 어떻게 할 것이냐”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주제가 자유무역협정으로 넘어갔다.

◇자유무역협정

자유무역협정은 트럼프가 2016 대선 캠페인 전면에 내건 이슈다. 트럼프의 주장은 미국이 체결한 모든 자유무역협정이 잘못됐다는 것. 그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등으로 인해 미국의 수많은 일자리가 멕시코로 건너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는 클린턴과 그의 남편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작품”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미시간과 오하이오 등 러스트벨트(쇠락한 중서부 제저업지대)가 자유무역협정으로 인해 직격탄을 맞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나는 일자리를 미국으로 가져올 사람”이며 “당신은 일자리를 해외로 내보낼 사람이다. 당신은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를 최고의 무역협정이라 하지 않았나”라고 비판했다.

클린턴은 무역협정이 불공평하다는 데에는 동의했다. 하지만 자신이 국무장관으로 재직하는 동안 수출이 늘었다고 강조했다. 당초 힐러리는 45번에 걸쳐 TPP를 찬성했으나 최근 반대 입장으로 돌아섰다.

클린턴은 트럼프같은 부자들의 세금을 인상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는 “8년 전 미국에 최악의 불경기가 불어닥쳤다. 이는 중산층에 대한 투자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면서 “결국 월가만 키운 꼴이 됐다. 트럼프의 정책은 우리를 실패로 부른 정책으로 회귀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클린턴은 “도널드, 나는 당신이 자기 자신만의 세계 속에서 살고 있다는 것을 잘 안다”고 비꼬았다. 트럼프는 “그러면 그것(TPP 추진)은 오바마의 잘못이었냐? 왜냐하면 그는 지금 그것을 몰아부치고 있지 않느냐”며 클린턴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관계를 공격했다.

◇납세내역 공개 vs. 이메일 공개

트럼프의 납세내역 공개 이슈도 제기됐다. 근대 들어 대통령 선거에 나선 모든 후보들이 납세내역을 공개했는데 왜 트럼프는 공개하지 않느냐는 진행자 레스터 홀트의 질문이 나왔다. 트럼프는 “현재 국세청(IRS) 감사를 받고 있어서 공개를 못한다”면서 “감사가 끝나면 공개하는 데 전혀 문제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클린턴이 자신의 컴퓨터에서 삭제했던 3만3000개의 이메일을 공개하면 자신도 납세내역을 공개하겠다고 제안했다.

클린턴은 “이메일 문제는 실수였다"며 “다시 국무장관을 하면 그런 실수 하지 않을 것”이라고 이메일 삭제 문제에 대한 공격을 피해갔다.

◇트럼프 4번 파산

클린턴은 트럼프의 파산 전력에 대해 날선 공격을 퍼부었다. 4번이나 파산을 했던 사람에게 어떻게 국가 경제를 맡길 수 있겠느냐는 것이었다. 클린턴은 트럼프를 ‘채무의 왕’이라고 불렀다. 이에 트럼프는 “여러분들이 지금 듣고 있는 것은 그저 말뿐인 정치인들의 얘기”라며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국가 운영을 기업처럼 하겠다고 말했다.

“나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훌륭한 회사를 만들었고, (백악관 옆의) 펜실베니아 애비뉴의 건물도 제한된 예산으로 예정보다 앞당겨 건축했다. 국가도 그래야 한다. 우리는 언제나 예산이 모자라고, 언제나 스케줄보다 늦다”고 주장했다.

이어 트럼프는 “우리의 인프라는 제 3세계 국가 수준이다. 뉴욕의 라과디아 공항을 보라”며 주제를 돌렸다. 이에 클린턴은 “당신이 세금만 제대로 냈어도 인프라가 그렇게 되지 않았을 것”이라며 "트럼프가 기업인으로서 직원들에게 정당한 임금을 지불했다면 중산층의 삶이 지금처럼 추락하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국 등 동맹체제

트럼프는 “우리는 일본과 한국을 지켜주고 있는데 그들은 우리에게 (공정한 몫의) 돈을 안 낸다”며 방위비 분담 문제를 또 언급했다. 트럼프는 “이들 국가는 돈을 더 내야 한다. 우리가 재정적으로 엄청난 손실을 보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클린턴은 “우리는 한국·일본과 상호방위조약을 맺고 있고 이런 동맹관계를 존중할 것’이라는 점을 확실하게 밝혀두고 싶다”고 말했다. 또 “이번 선거가 세계 많은 지도자들의 우려를 낳고 있는데 우리의 (동맹방어) 약속이 유효하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클린턴은 그러면서 “우리는 지구촌 전체의 상황을 보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원용석 기자 won.yongsuk@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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